안산타임스 창간 15주년 시리즈 선진교통도시의 청사진을 그리다

작지만 알찬 마을버스의 추억, 새롭게 브랜딩 한 마을버스 기대
지하철 막차와 환승되는 버스... 서민들의 주머니 가벼워진다

안산시에 대한 사전적 설명을 살펴보면 ‘서울의 인구 및 산업 분산시책의 일환으로 도시 전체가 완전히 계획적이고 인공적으로 개발된 전원주택도시’라고 되어 있으며, 불과 10여년전 까지만 해도 안산에 대한 이미지는 ‘계획된 공업도시’가 전부였다.

도시가 광범위해진 지금 그 의미가 많이 퇴색됐지만, 분명 안산은 시청을 중심으로 뻗어나 가는 방사형 계획을 통해 건설된 도시다.

그래서 타 도시에 비해 도로의 직선율이 높으며, 교통체증 역시 상대적으로 덜 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안산은 매년 인구가 줄고 있음에도 시내의 교통체증 정도는 눈에 띄게 증가했다. 출퇴근 시간을 전후로 안산의 중심을 관통하는 왕복 8~10차선의 중앙대로는 흡사 대형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

주택이 밀집한 외곽동의 주차난과 도심지역의 대형 마트, 백화점을 중심으로 한 주말의 정체는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또한 안산의 대중교통정책이 시민들의 높아진 요구에 제대로 부응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에 본지는 3회에 걸쳐 안산시 교통정책 전반에 대한 진단과 시민이 만족할 수 있는 교통 체계를 수립하기 위한 청사진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그간 해왔던 시의 잘못된 행정을 지적 하기 보다는 시민들의 생활 만족도와 직결되는 도로와 주차, 대중교통에 대한 시의 행정이더 나은방향으로 나갈 수 있도록 제언하고자 한다. 오늘은 그 두 번째로 대중교통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시민들이 중앙역에서 버스로 환승하기 위해 출구를 빠져나오고 있다. 밤12시를 전후로 모든 노선의 운행이 종료되는 안산의 시내버스 체계는 심야시간 집으로 돌아오는 시민들의 발걸음을 무겁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안산의 내국인 인구가 지금보다 5만 명 이상 많던 2011년, 당시를 살았던 시민들의 삶 속에는 마을버스와 함께 했던 추억이 선명하다. 일반 버스보다 크기는 조금 작지만, 보다 저렴한 요금으로 짧은 노선을 반복적으로 오가던 마을버스는 지난 2012년 경영난을 이유로 등록이 취소된 이래 지금껏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당시 마을버스가 다니던 노선을 시내 버스 업체에서 인수해 운행한다고는 하지만, 시민들은 아기자기한 마을버스와 함께 했던 시간을 잊지 못한다.

화정동에 거주하는 한 시민은 “당시 마을 버스는 자주 만나는 동네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며 정이 오갔던 사랑방 같은 존재”였다며, “시 차원에서 마을 버스의 부활을 추진해준다면옛 추억 뿐 아니라 시민들의 이동 편의 측면에 서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마을버스는 그 목적 자체가 시내버스가 들어갈 수 없을 만큼 교통이 불편한 지역에서 혹은 단거리의 노선이 필요한 지역에서 주요 거점을 연결하는 목적이기 때문에 동네 구석구석 작은 길이나 무지막지한 언덕 길까지 곳곳을 누빈다.

이 버스를 이용하는 승객들은 보통 이 교통 거점에서 최종 목적지까지 가기 위해서 시내 버스나 도시철도로 환승하게 된다. 즉, 근처 교통거점이 최종 목적지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장보러 가는 주부나 학교나 학원가는 학생들, 집이 직장 근처 동네 안 쪽에 있는 직장인 등. 사통팔달 철도교통의 요지를 목표로 한 안산의 현 교통정책에 비춰 어쩌면 가장 필요한 대중교통 수단이 아닐까 싶다.

춘천시는 일부 오지 주민들의 교통 편의를 위해 지난 2017년부터 새롭게 브랜딩 한 마을 버스를 운영한다. 일명 ‘로맨틱 마을버스’로 명명된 그것은 지역 주민들의 명물로 사랑받고 있다.

살맛나는 생생도시 안산을 표방하는 안산시에 멋진 이름을 가진 마을버스 노선이 등장한 다면 그 자체로 시민들의 ‘살 맛’을 증진시켜 주는 사건이 되지 않을까?

안산의 시내버스 노선은 12시를 전후로 모든 노선의 운행이 종료된다. 때문에 1시가 다 되어 관내에 진입하는 지하철 4호선 막차를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시내버스의 이용은 그림의 떡이 다. 어쩔 수 없이 할증택시를 이용해야 하는 시민들. 그들은 시내의 버스 체계가 조금만 더 늦은 시간까지 운행된다면,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이 한층 더 나아질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본오동에 거주하는 배 모(51)씨는 “지하철 막차가 상록수역에 도착하는 밤 12시 50분 경에는 운행하는 버스가 전혀 없다”면서 “6천원이 넘는 택시를 이용해 매일 같이 퇴근을 해야해 교통비가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라고 울상이다.

인근 수원시는 전철 막차와 시내버스의 환승이 가능하도록 일부 노선 시간이 조정되어 있다.

배차 시간을 조정하고 약간의 시의 보조만 이뤄진다면 그리 어렵지 않을 것 같은 심야 버스 운행. 시민의 입장에서 무엇이 불편할지 조금만 생각해 보고, 조금만 더 적극적인 행정을 펼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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