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넘어선 중심상업지구 주차장...현 상태 대안 찾기 어려워
관내 학교 주차장 개방 불과 20곳...꾸준한 협의로 늘려야

안산시에 대한 사전적 설명을 살펴보면 ‘서울의 인구 및 산업 분산시책의 일환으로 도시 전체가 완전히 계획적이고 인공적으로 개발된 전원주택도시’라고 되어 있으며, 불과 10여년 전 까지만 해도 안산에 대한 이미지는 ‘계획된 공업도시’가 전부였다.

도시가 광범위해진 지금 그 의미가 많이 퇴색됐지만, 분명 안산은 시청을 중심으로 뻗어나가는 방사형 계획을 통해 건설된 도시다.

그래서 타 도시에 비해 도로의 직선율이 높으며, 교통체증 역시 상대적으로 덜 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안산은 매년 인구가 줄고 있음에도 시내의 교통체증 정도는 눈에 띄게 증가했다. 출퇴근 시간을 전후로 안산의 중심을 관통하는 왕복 8~10차선의 중앙대로는 흡사 대형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

주택이 밀집한 외곽동의 주차난과 도심지역의 대형 마트, 백화점을 중심으로 한 주말의 정체는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또한 안산의 대중교통정책이 시민들의 높아진 요구에 제대로 부응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에 본지는 3회에 걸쳐 안산시 교통정책 전반에 대한 진단과 시민이 만족할 수 있는 교통체계를 수립하기 위한 청사진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그간 해왔던 시의 잘못된 행정을 지적하기 보다는 시민들의 생활 만족도와 직결되는 도로와 주차, 대중교통에 대한 시의 행정이 더 나은방향으로 나갈 수 있도록 제언하고자 한다. 오늘은 그 두 번째로 주차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주차 문제. ‘주차’라는 단어에 항상 따라 붙는 ‘문제’라는 수식어는 현대 도시에서 주차가 얼마나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주차 문제는 전형적인 도시 문제 중 하나로 대한민국의 인구밀도가 높은 도시 어디에서나 나타나는 대표적인 골칫거리 중 하나다.

앞에도 언급했듯이 안산은 서울의 인구와 산업을 분산하기 위해 만들어 진 계획도시이다.

방사형으로 뻗은 넓직한 길과 중앙동 중심상업지구를 중심으로 상록수역 부근, 선부역 광장, 고잔신도시, 한 대앞역 로데오거리 등 마치 서울의 도심과 부도심을 보는 듯 한 상업지역의 배치, 그리고 상업지역 인근에 규칙적으로 자리 잡은 아파트 단지 등은 매우 치밀해 보인다.

하지만 안산의 본 줄기에서 벗어난 외곽 주거지역, 소위 다세대 밀집지역의 사정은 조금 다르다. 특히 도시 조성계획 당시에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원곡동 다문화거리의 주차난은 상상을 초월한다.

시 관계자는 “원곡동 외국인주민센터 인근의 주차 민원이 시 전체에서 가장 많다”며 “당장 뚜렷한 해결 방안이 없어 답답할 노릇”이라는 고충을 토로한다. 안산역과 외국인주민센터 사이에는 두 필지의 공영주차장이 운영 중이지만, 주차장의 주차율은 항상 100%에 육박한다.

원곡동 뿐 아니라 다세대, 다가구 주택이 밀집한 와동, 본오1,2동, 사동 등의 골목들에는 오후 8시만 넘어가도 주차 공간을 찾기 위해 골목 이쪽 저쪽을 방황하는 차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중앙동을 필두로 한 중심상업지구의 공영주차장은 현재 주간에는 전일 유료화로 운영되고 있다. 2012년 이전에는 주말 무료개방을 하기도 했으나, 이중 삼중 주차로 인한 다툼과 민원이 끊이지 않아 2012년 7월 유료화로 전환됐다.

하지만 주말은 말할 것도 없고 평일 오전부터 주차장은 이미 대부분 만차다. 넘쳐나는 수요를 공급이 감당하지 못한지는 벌써 수년이 지났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도시공사 위탁을 통한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 이외에 시민들의 주차 수요를 만족시킬 뚜렷한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원곡동 외국인주민센터 인근의 주차난, 그리고 중앙동을 비롯한 중심상업지구의 주차난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어떤 것이 있을까. 결국 한정된 토지 활용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중론이다. 시흥시는 중심상업지구인 대야동 일대에 2~3층의 저층 타워형 공영주차장을 다수 운영하고 있다. 타워형 주차장의 필요성은 안산에서도 이전부터 줄곧 제기됐지만 가장 큰 어려움인 비용 문제와 미관상의 문제, 그리고 이용의 불편함을 이유로 쉬이 추진되지 못했다.

실제로 고잔신도시에 위치한 다수의 고층 주차타워의 경우 신도시 내 주차난이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이용률이 저조한 상황이다. 회전을 반복하며 높은 곳에 올라야 하는 것이 불편하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2~3층 규모의 타워형 공영주차장을 설치하는 것이 현재의 수요의 2~3배를 감당할 수 있고 고도에 따른 미관상 문제와 이용상의 불편함도 줄일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이라는 의견이다.

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재 다수의 주차 민원을 듣고 있으며, 내년도 주차장 종합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면서 “타워형 공영주차장을 조성하는 것도 고려 대상 중 하나”라고 계획 중에 있음을 전했다.

주택가의 건물 배치를 다시 할 수 없는 현 상황에서 가장 저비용 고효율적인 주차문제 해결 방법은 학교 주차장을 활용하는 방안이다.

학교 주차장 개방안은 지난 2012년부터 꾸준히 추진돼 왔지만, 학교 측과 일일이 협의를 해야 하는 점과 관리 및 안전에 대한 우려, 등교시간과 이동시간이 겹치는 것에 대한 학교 측의 불안감 등이 겹치며 더딘 진행을 보여 왔다. 담당 부서가 학교와 개별 접촉을 하다 보니 개방과 폐쇄를 반복한 학교, 애초에 개방에 미온적인 학교 등 효율적인 행정이 이뤄지지 못했고 현재 20개 학교의 운동장만이 야간에 주민들을 위해 주차장을 개방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관내 모든 학교가 주차장 개방의 요건을 갖추지는 않았다”면서 “앞으로도 시는 지속적으로 학교와 협의를 통해 주차장 개방을 위한 노력을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미 7년 전부터 시행해 온 정책의 결과가 20개 학교의 개방이라는 것에는 피로감이 크다.

이에 정책결정권자의 의지가 담긴 강력한 추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주차문제가 만성적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손을 놓고 있다가는 민원 폭탄에 시달릴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학교장들과 함께 이에 대한 간담회를 갖고 꾸준한 소통을 하는 것이 그 시작점이 될 수 있다. 그 필요성에는 모두가 공감하지만 사고에 대한 책임을 모두 학교장에 전가하게 되는 지금의 현실이 그들을 움츠리게 만든다는 지적에도 일리가 있다.

안산의 유료 공영주차장 약 7천여면이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4개동에서는 거주자 우선주차제가 시행된다. 그리고 20개 학교는 야간 주차장 개방을 한다.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시민의 주차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시는 더 새로운 시도와 꾸준한 분석,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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