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9명 참가선수 중 한국 선수 50명...이태호 기자 1승 1패 기록
세계랭킹 2위 프레드릭 쿠드롱, 개인통산 21번째 우승컵 들어
통일궁, 중앙우체국, 빈콤센터 등 볼거리 가득..관광객 사기 주의

2019년 호치민 3쿠션 월드컵이 20일부터 26일까지 호치민시 응우엔 두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사진은 20일 열린 PPPQ 예선 모습. 이태호 기자 kaz@ansantimes.co.kr

적도에서 그리 멀지 않은 북위 11도에 위치한 베트남의 경제수도 호치민. 매일 35도를 넘나드는 고온과 80%를 오르내리는 습도로 인해 이런 기후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숨 쉬는 것 자체가 고역이며, 햇볕이 쨍쨍 내리쬐다가도 한 순간에 먹구름에 휩싸이며 강한 소나기를 쏟아 붓는 전형적인 오락가락 날씨를 보이는 도시.

이 곳에서 지난 20일부터 26일까지 ‘2019 호치민 3쿠션 월드컵’이 열렸다. 전 세계에서 149명의 선수들이 모여 푸른 테이블 위에서 자웅을 겨룬 이번 대회에 5년 째 당구선수로 활동 중인 기자도 당당히 참가를 했다.

대회에 참가한 이태호 기자. 1승 1패로 다음 라운드 진출에는 실패했다.

한국선수단의 규모는 총 50명으로 전체 참가선수단의 35%에 육박하는 대규모 선수단이 참가를 했다. 아무래도 호치민 월드컵은 유럽이나 아프리카 지역에서 열리는 월드컵에 비해 지리적으로 가깝고 경비가 적게 들기에 많은 한국선수들이 참가를 희망하는 인기 있는 월드컵이다.

이번 대회에는 3쿠션 4대천왕으로 불리는 프레드릭 쿠드롱(벨기에, 세계랭킹 2위), 딕 야스퍼스(네덜란드, 1위), 토브욘 브롬달(스웨덴, 21위), 다니엘 산체스(스페인, 16위)를 비롯해 이들의 아성을 위협하는 에디 먹스(벨기에, 5위), 마르코 자네티(이탈리아, 9위) 등 유럽의 강자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조재호(7위), 최성원(15위), 김행직(17위), 허정한(14위), 조명우(19위), 그리고 개최국 베트남의 트란 꾸엣 찌엔(3위), 응우엔 꾸억 응우엔(11위), 응고 딘 나이(13위) 등 전 세계 당구 스타들이 총 출동해 명승부를 연출했다.

세계캐롬연맹(UMB)이 주최하는 3쿠션 월드컵의 경기 방식은 PPPQ, PPQ, PQ, Q라운드로 이어지는 4차례의 예선을 통과한 선수들과 셰계랭킹 순으로 본선에 직행해 있는 선수 총 32명이 본선 조별리그를 통해 16강을 가리고 이후에는 넉아웃 토너먼트로 우승자를 가린다.

예선라운드는 3인이 1조가 되어 조1위만 상위라운드로 진출할 수 있다. 기자는 P조에 속해 한국의 김성일(수원), 베트남의 투 탄 응우엔 선수와 한 조로 PPPQ 1차 예선에 임했다.

김성일 선수와의 첫 경기에서 30대13으로 기분 좋게 승리한 기자는 역시 첫 경기를 30대20으로 잡은 베트남의 투 탄 응우엔 선수와 운명의 결전을 치렀다. 첫 경기에서 투 선수와 같은 에버리지를 기록한 기자는 하이런(기자 8점, 투 6점)에서 앞서 무승부만 거둬도 PPQ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경기 막판 28대24로 앞서며 승리를 목전에 둔 상황에서 역전을 허용하며 30대29로 패배하며 1차 예선의 벽을 통과하지 못했다. 하필 경기 당시 고장난 에어컨으로 인해 비 오듯 땀을 흘린 것이 경기력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4차에 걸친 치열한 예선을 마친 결과 한국선수들은 본선 자동 진출자 포함 총 5명이 32강 본선에 진출했다.

24일부터 진행된 32강 본선라운드에서는 유일하게 조명우만이 16강 토너먼트에 올랐으며, 조명우는 16강에서 터키의 비롤 위마즈(28위)를 40대33으로 꺾고 8강에 진출했으나 강호 마르코 자네티 선수에게 40대33으로 석패해 4강 진출에는 실패했다.

이번 대회의 우승은 결승에서 롤랜도 포톰(벨기에, 35위)를 40대19로 꺾은 프레드릭 쿠드롱 선수가 차지하며 우승 상금 1만6천유로의 주인공이 됐다.

호치민의 주요관광지인 중앙우체국. 프랑스 식민시대에 지어진 대표 건축물이다.
통일궁은 1868년 프랑스 식민정부가 인도차이반도 전체의 통치를 위해 지었다.

대회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잠시 시간을 내어 경기가 열렸던 베트남의 호치민 시의 주요 관광지를 돌아봤다. 베트남은 올 1분기에만 우리나라 관광객 100만명이 방문할 정도로 동남아시아의 인기 있는 관광지로 손꼽히고 있으며, 그 중 호치민은 수도 하노이와 다낭과 더불어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도시 중 하나다.

호치민 시의 중심부에 위치한 통일궁은 1868년 프랑스 식민지정부가 인도차이나 반도 전체를 통치하기 위한 건물로 건축한 상징적인 장소다. 이후 1954년 제네바협정 후 베트남이 남북으로 분단되면서 남부 베트남 정부의 대통령궁으로 사용되며 ‘통일궁’으로 불렸으며, 1966년 신축 이후 1975년 4월 월남이 패망할 때 까지 대통령궁으로 사용됐다.

지하 벙커부터 6층까지 모든 시설을 관람객에게 개방하며, 내부에는 대통령 집무실, 큰 회의실, 내각 국무회의실, 외국 귀빈 접견실, 대사 접견실 등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역시 프랑스 식민시대에 지어진 중앙우체국은 프랑스 콜로니얼 양식의 대표적인 건축물이다. 베트남에서 가장 큰 내부를 자랑하는 이 곳은 높은 아치형 천장이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고 입구 정면의 벽에 걸린 거대한 호찌민 초상화가 눈길을 끈다. 역사적인 건축물 관람과 더불어 여행의 추억을 담은 엽서를 부칠 수도 있고 각종 기념품을 구입할 수도 있어 현지인뿐만 아니라 여행자들이 즐겨 찾는 명소다.

성당

인근의 노트르담 대성당은 프랑스에서 공수한 붉은 벽돌을 하나씩 정교하게 쌓아 올려 매우 아름다운 외관을 자랑한다. 성당 외관은 네오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지어졌으며, 1900년에 증축한 40m 높이의 첨탑은 호치민의 랜드마크로 손색이 없다. 성당 내부는 스테인드글라스 등으로 매우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지만 현재 내부 공사중으로 출입이 제한돼 아쉬웠다.

호지민 중심가에 인접한 3군에는 온 건물 전체가 핑크빛으로 칠해진 ‘핑크성당’이 유명하다. 규모가 크지 않은 지역성당이지만 워낙 눈에 띄는 외관 탓에 호치민의 명소 중 하나로 인기가 높다.

현지인과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쇼핑몰인 빈콤센터는 지하의 푸드코트부터 마치 우리나라의 대형 쇼핑센터를 연상시킨다. 마트에서부터 다양한 브랜드가 집약돼 있어 관광객들의 쇼핑욕구를 한 번에 해결해 줄 수 있는 장소로 손꼽힌다.

이 밖에도 오래된 건물 전체가 수십개의 까페로 이뤄진 까페 아파트먼트, 49층 전망대에서 호치민 시를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사이공 스카이덱 등이 호치민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

호치민을 여행하는 여행객들이 반드시 명심해야 할 것 하나. 호치민에는 관광객들을 노리는 각종 사기수법이 만연해 있다는 것.

특히 공항에서 내려 처음 마주하는 택시는 비나선(Vina sun)과 마일린(Mailinh) 등의 법인택시를 타야 미터기 위조, 고액권 밑장 빼기 등의 사기를 방지할 수 있다는 사실. 여행객이라면 꼭 출발 전에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이에 대한 충분한 지식을 인지하고 가는 것이 피해를 막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기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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