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호 기자

와 스타디움을 비롯한 안산시 곳곳을 뜨거운 스포츠의 향연으로 수놓았던 제65회 경기도체육대회가 11일 막을 내렸다. 안산시는 인구 감소, 도시 경쟁력 하락 우려 등 다소 우호적이지 못한 환경 속에서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듯 성공적인 대회를 치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성적 면에서도 지난해 8위에서 1년 만에 무려 6계단이 상승한 2위로 뛰어오르며 스포츠 강호도시의 이미지를 제대로 구축했다.

전국이 아닌, 도 단위의 체전이었음에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스포츠스타인 이봉주, 김연경 선수가 참석하며 대회의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일부 보는 이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옥의 티도 있었다. 안산을 방문한, 1천300만 경기도민 중 선발된 각 도시의 대표 선수들이 개회식이 펼쳐지는 와 스타디움에 들어설 때 그들의 눈과 귀를 가로막은 시위대의 모습이 그것이다.

지난해 2월, 제종길 전임 안산시장의 기자회견 이후 줄곧 이어졌던 세월호 화랑원지 추모공원 반대 시위대는 지난 9일 와 스타디움 출입구 건너편에서 스타디움에 출입하는 선수, 임원, 시민들을 향해 대형 확성기를 동원한 집회를 벌였다.

개인적으로 이들의 주장에 일면 동의하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그들의 주장이 쉽게 관철되지 못한다고 해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집회 개최는 한 번 쯤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과연 대다수 안산시민들이 안산을 방문한 타지의 선수단의 첫인상으로 시위대의 집회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할까?

전세계적으로 스포츠계는 정치권과의 분리를 강력하게 천명하고 있다.

IOC보다 더 많은 가맹국을 자랑하는 FIFA(국제축구연맹)은 일부 국가의 정부가 해당 국가의 축구협회 행정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국제대회 출전 금지 등 강력한 제재를 가했다.

또한 올림픽이 열리는 기간에는 대량 인명 피해를 주고 받는 전쟁도 잠시간 휴전의 가간을 갖기도 한다.

그들의 심정은 이해를 하지만, 꼭 설레는 마음으로 안산을 찾은 선수단에게 그와 같은 모습을 보여줬어야만 했을까? 목적 달성을 위해선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고 항변한다면 그것은 더 이상 정당한 시위의 모습은 아니다.

과연 안산의 첫인상으로 시위대의 모습을 담아간 타 지역의 선수들이 추후 이주하고자 하는 도시의 목록에서 안산을 고려할 수 있을까.

내부에서 치열하게 치고 받고 싸우더라도 최소한 외부의 손님들에게는 안산의 좋은 이미지만을 남기고 떠날 수 있게 해 줘야하지 않을까.

인구 감소, 집값 하락이 지속되고 있는 안산시를 위해 이들의 현장 시위가 큰 도움은 되지 못한 듯 하다. 더욱이 안산을 사랑하고 화랑유원지를 사랑하는 시민들이라면 조금 더 현명한 대처를 할 수 있지 않았을지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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