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어른 혹은 원로를 논할 때 빠짐없이 거론되는 인물이 있다. 바로 2008년 안산문화원장 직을 맡은 이후 2번의 연임으로 12년 간 직분을 수행하고 있는 김봉식 원장이다.

경기도의원 출신으로 사업체를 운영한 경험까지 더해 행정에 능하고 안산의 30년 역사를 꿰뚫고 있는 김 원장은 지역의 진정한 어른으로서 현 안산의 리더들의 존경을 얻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9년을 마지막으로 안산문화원장 하면 김봉식이라는 수식어를 내려놓게 될 김 원장이 올 해 꼭 이루고픈 사업이나 업무는 무엇인지,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가감 없는 답변을 전했다. 안산의 문화 랜드마크를 꼭 만들고 싶다는 김 원장과의 인터뷰 내용을 정리했다. <편집자주>

김봉식 원장은 12년 임기의 마지막 소망으로 사동 문화시설 부지의 명확하고 목적성 있는 추진을 언급하며, 안산의 문화 랜드마크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밝혔다. 이태호 기자

올 해는 안산의 어른이자, 안산의 문화를 총괄하는 문화원의 수장을 12년 째 역임하고 있는 김봉식(73) 안산문화원장이 문화원장직을 맡는 마지막 해이다.

환갑을 갓 넘긴 혈기왕성(?)한 시기에 문화원장이라는 중책을 맡아 무거운 사명감과 함께 곳곳을 열심히 누볐다는 김 원장은 2번의 연임 끝에 마지막 한 해를 맞이하면서도 특유의 무심한 듯 한 화법으로 특별할 것이 없음을 밝혔다.

“마지막 해라고 다를 것은 없습니다. 매년 문화원이 주관해 온 행사들을 체크하고 언제나 그랬듯 안산시 문화의 중심부 역할을 수행해 나가는 것이 문화원의 업무이자 문화원장으로서 해야 할 일입니다.”

다만 김 원장은 임기 마지막 해를 맞아 꼭 이뤄내고픈 일이 하나 있다고 강조한다.

그것은 바로 안산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아우르는 문화 콘텐츠를 만드는 것. 안산 하면 떠오르는 ‘이것’을 만들어 내는 작업이다. 이를 위해 현재 문화원의 위쪽에 위치한 1만7천742m² 문화시설부지에 대한 용역이 진행 중이다.

“광명 하면 사람들은 ‘광명 동굴’을 떠롤라고, 전주 하면 ‘한옥’ 또는 ‘비빔밥’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안산은 아직 외지 사람들에게 ‘이것’을 떠올리게 하는 문화 아이템이 마땅히 존재하지 않습니다. 안산의 과거 역사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문화의 랜드마크를 조성하고 싶은 것이 올해 제 목표입니다.”

해당부지는 지난 1998년 문화부지로 지정된 이후 20년이 지났지만 아직 개발이 진행되지 못한 부지다.

김 원장은 이 부지를 두고 지난 2008년 문화원장에 취임하면서부터 어떤 방향으로 조성해야 할지 고민했었다며, ‘12년의 고민이 담긴 부지’임을 강조했다.

“섣불리 애매한 시설을 만들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안산의 문화를 대표할 수 있는 시설이어야 하며 안산의 모든 것을 담을 수 있는 시설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현재 해당 부지에 진행 중인 용역은 시 문화예술과에서 수행하는 ‘안산시 사동 문화시설부지 효율적 활용방안 연구용역’으로 2017년 12월 용역 계약을 체결한 이후 시민소통·정책자문위원회와 중간 보고를 거쳐 현재는 기본방향 설정을 보다 명확히 하기 위해 잠시 중지된 상태다.

문화가족 작품전시회에서 축사를 하는 김봉식 원장.

김 원장은 안산의 다문화를 집약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시설, 또는 안산의 역사와 미래의 모습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역사박물관과 같은 시설 등 자신의 구상을 일부 밝히며 최소한 임기 내에 용역의 명확한 방향성이 제시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한다.

김 원장은 남은 일 년 그간 해온 지속 사업들의 명맥이 끊기지 않도록 하겠다는 다짐도 밝혔다. 문화원의 역할 중 지역고유 문화의 보급 · 보전 · 전승 및 선양을 위한 잿머리 성황제, 팔곡당산 산신제, 별망성 산신제 등을 차질 없이 진행하고, 관내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안산역사 문화탐방 아카데미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향토문화유적답사도 이어갈 예정이다.

김봉식 원장이 안산읍성문화예술제 행사장에서 축사를 하는 모습.

 또한 지역문화계발 사업으로 진행되는 성호문화제, 안산읍성문화예술제, 천년의 종 타종행사 등을 예년과 다름 없이 진행하는 것도 그 일환이다.

특히 김 원장이 애착을 갖고 진행해 왔던 관내 학교들과 외국의 학교와의 자매결연을 통해 지역의 청소년들이 견문을 넓히고 글로벌 시대의 리더가 될 수 있도록 거름의 역할도 이어갈 생각이다.

“이제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글로벌 시대입니다. 특히 다문화 학생들이 많이 살고 있는 안산의 학생들은 보다 넓은 세상을 이해하고 세계적으로 견문을 넓혀 나가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올 해도 어김 없이 이와 같은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입니다.”

어느 덧 70대 중반에 이른 김 원장이지만 그의 머릿속에 존재하는 계획과 그 계획에 대한 추진력은 여느 20대 못지 않다. 올 해 마지막으로 주어진 문화원장으로서 소임을 마친 후에는 자연을 벗 삼아 살고픈 노후 계획을 밝히는 김 원장이다.

“아직 올 한 해 할 일들이 남아 휴식을 논하기에는 이르지만, 올 해 최선을 다해 역할을 마친 후에는 어깨에 짊어졌던 직책을 내려놓고 자연과 함께 살고 싶은 것이 제 소망입니다. 그리고 안산의 유일한 3선 문화원장으로 목숨이 붙어 있는 한 안산의 문화의 발전을 관심을 갖고 지켜볼 것입니다.”

12년이라는 긴 여정의 마지막 마침표를 찍기 위해 오늘도 묵묵히 맡은 바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김봉식 원장의 열정적인 모습에 박수롤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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