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적 의미의 고유어 그대로 사용
안산 관할임에도 ‘시흥 대로’ 명칭 사용하기도

도로명 주소가 고시되고 사용된 지 8년째에 접어들었지만 발음이 어렵거나 부정적인 의미의 지명을 고유어라는 명목아래 그대로 사용하는 일부 지명들이 도로명 주소 정착을 저해하는 요소 중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대부도에는 예부터 내려오는 고유 지명을 도로명 주소에 그대로 녹여 사용하고 있는 곳이 많은데, 몇몇 주소명은 부정적인 의미가 강한 고유어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 일부 주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대부남동의 ‘쪽박섬길’, ‘어지런이길’, ‘마락길’,  선감동의 ‘터진목길’, ‘개건너길’ 등이 대표적으로, ‘쪽박섬길’은 쪽박섬이라는 지명을 인용했지만 ‘쪽박’이라는 부정적인 단어를 연상케 하며, ‘어지런이길’ 역시 ‘어지럽다’는 부정적인 의미가 강하다. ‘마락길’은 말이 자주 떨어졌다는 좋지 않은 의미인데, 해당 지명을 그대로 도로명 주소로 옮겨온 경우다.

예부터 댐이 자주 터져 터진목이라 불리운 지명을 그대로 사용한 ‘터진목길’, 개울 건너라는 뜻의 ‘개건너길’ 등은 굳이 옛 명칭을 고수해야 했나 싶을 정도로 어감이 좋지 않다.

또한 대부남동의 ‘흘곶길’, ‘긴장불길’ 등 발음이 어렵고 지역 토박이가 아닌 이상 그 뜻을 알기 어려운 지명을 도로명 주소로 삼을 필요가 있었는지도 의문이다.

버젓이 안산의 도로명 주소임에도 ‘시흥대로’, ‘정왕대로’ 등 시흥시의 지명을 그대로 사용한 경우도 존재한다.

‘시흥대로’는 도로가 시흥 중심부를 관통하기에 시흥시와 협의를 거쳐 사용하고 있으며, ‘정왕대로’는 도로가 정왕동과 인접해 역시 시흥시와 협의 후 사용중이다.

이 같은 도로명은 일반 시민들은 물론 택배, 우편 등 물건을 배송하는 직종에 근무하는 인력들에게까지 불편함과 혼돈을 주고 있어 정작 도로명주소의 도입 취지인 ‘쉽고 간편하게’와는 거리가 먼 실정이다.

본오동에 거주하는 택배기사 김모씨는 “너무 오랜 시간 지번 주소를 사용한 이유도 있겠지만 특히 어려운 도로명 주소들은 분별력이 떨어지고 외우기도 쉽지 않다”며 불편을 호소했다.

이에 대해 안산시 관계자는 “도로명주소는 최초 고시 당시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결정한 바 있다”면서 “지역 주민들이 도로명주소의 변경을 원할 경우 해당 지역 주민들의 동의를 받아 시에 변경을 요청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안산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