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협의에서도 입장차만 확인 “정말 끝을 볼 것인가”

선부동 2·3구역 재건축을 둘러싸고 이해당사자간의 극명한 입장차가 좁혀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안산시의회의 중재 노력에도 불구하고 좁혀지지 않는 간극에 의원들마저 조심스레 발을 빼는 분위기다.

지난 15일 1차 간담회에서 김동규 의장의 제의로 일주일간의 협상 시간을 갖기로 한 양측은 21일 같은 장소에서 다시 만났지만 서로간의 입장 차이만 확인한 채 다시금 등을 돌렸다.

이날 안산시의회 대회의장에는 선부2구역과 3구역 재건축조합장과 비대위측 시민들, 김동규 의장을 비롯한 나정숙, 송바우나, 추연호, 강광주 시의원 등이 참석했으며, 관련 부서 공무원들도 함께 자리했다.

먼저 비대위원들은 1차 간담회 이후 전혀 마련되지 않았던 협상 테이블을 지적하며 의회의 중재 노력에 의구심을 드러냈다.

비대위 관계자는 “지난 간담회에서 김 의장이 분명 1주일간 매몰비용과 회계감사 관련해 협의 시간을 갖자고 제안했다”면서 “하지만 그 이후 감감무소식이었다. 의회와 안산시가 빠진 조합과 비대위 간의 대화는 신뢰할 수 도 없고 대화 자체가 진행되지 않아 무의미하기에 보다 적극적인 중재 노력이 아쉽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추연호, 송바우나 의원의 중재로 2구역과 3구역 조합장과 각 구역의 비대위 간 서로의 조건을 교환했지만 합의점을 찾는 데는 모두 실패했다.

2구역 조합장은 2구역 비대위원이 조합원이 아니고 재산권을 행사 할 수 없다는 이유로 비대위원장 자격 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며, 3구역 조합장은 그간 들어간 모든 매몰비를 반대하는 110명이 모두 부담하고 기존에 이사 나간 사람들을 원상복구 시켜 놓는 다면 조합원들을 설득해 보겠다고 제안했으나 3구역 비대위 측은 70%를 시에서 부담한다는 전제 하에 20%를 조합에서, 10%를 반대 측 비대위에서 부담하겠다는 입장으로 맞섰다.

결국 마치 정해진 수순처럼 상호 간 고성이 오갔고, 이를 지켜보던 시의원들도 더 이상의 중재노력을 하지 않은 채 회의를 마무리지었다. 이후 지난 24일과 25일 조합과 비대위측이 만남을 가졌으나 역시 별다른 진척 사항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 주째 시청과 의회에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비대위 측은 25일에도 윤화섭 시장과의 만남을 요구하며 시청사 현관에서 점거 시위를 이어갔지만 윤 시장과의 만남은 이뤄지지 못했다. 21일 열렸던 2차 간담회의 쟁점은 시가 과연 70%의 손실분을 보전해 줄 수 있느냐의 여부였다. 

20일 송바우나 의원과 비대위 주민과의 만남에서 송 의원은 조합 측과 해산에 대한 협의가 될 경우 시비 60%, 도비 10%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조례를 발의하겠다는 뜻을 비대위 측에 전했고, 비대위 측은 이를 시에서 70%의 보전을 해 준다과 확답 한 것으로 해석하며 이에 대해 송 바우나 의원과 담당 부서 공무원과 한바탕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안산시는 비대위의 70% 보전 요구에 대해 이를 쉽게 진행하기 힙들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우선 현 조례상으로는 불가능하며, 조례가 개정된다고 했을 때 다른 재건축 조합과의 형평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검토해 볼 사항이지 지금 당장 확답을 하긴 힘든 내용”이라고 말했다. 비대위 측은 기존의 강경한 입장에서 한 발자국도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고령에 여성들이 많은 비대위 측에서는 오히려 죽음도 불사하겠다는 발언까지 곳곳에서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비대위 관계자는 “이 상황에서 해결을 약속한 시의원과 시민들의 투표로 뽑힌 시장이 우리를 외면하고 있다”면서 “정말 끝을 보고 싶은지 이들에게 묻고 싶다”며 입술을 깨물었다.

한편 이들은 문제가 해결될 때 까지 시청사와 의회에서의 농성을 멈추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청사 방호에 나선 대다수 공무원들의 행정 공백으로 인한 시민들의 불편도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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