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적 성장 거듭하지만 자전거 관리는 ‘미흡’

지난 2013년 5월 운영을 시작한 안산시 공공자전거시스템 ‘페달로’의 정류소 수가 점점 늘어나고 누적 회원수가 꾸준히 증가하는 등 양적으로는 여전히 성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시간 이 흐르며 자연스레 노후화 되고 수리가 필요한 부분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사진은 안장이 고정되지 않는 한 페달로 자전거의 모습. 이태호 기자

“아, 또 이러네 이거”

9일 늦은 밤, 안산스마트허브 내 페달로 정거장에서 한 시민이 자전거의 안장을 고정시키고 올라타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그는 삼양통상 사거리 인근에 있는 44번 정류소에서 자전거를 대여해 이동하던 도중 얼마 지나지 않아 자전거 안장이 갑자기 내려앉는 아찔한 경험을 했다고 한다.

중간에 멈춰 서 자전거의 안장을 고정시키고 다시 이동하기가 무섭게 안장이 내려 앉기를 수차례. 결국 키가 180cm에 달하는 그는 불편한 자세로 약 1km 넘게 떨어져있는 43번 스테이션으로 이동해 자전거를 반납하고 다른 자전거를 대여했지만 그 자전거 역시 같은 문제로 인해 한 차례 더 자전거를 교환해야만 했다.

7일 밤, 올림픽기념관 옆 28번 스테이션에서 자전거를 대여한 한 시민은 고잔초등학교를 지날 무렵 갑자기 체인이 빠지는 바람에 가장 가까운 안산시청 내 정류장까지 자전거를 끌고 걸어가야만 했다.

지난 2013년 5월 운영을 시작한 안산시 공공자전거시스템 ‘페달로’가 삐걱거리고 있다. 정류소 수가 점점 늘어나고 누적 회원수가 꾸준히 증가하는 등 양적으로는 여전히 성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시간이 흐르며 자연스레 노후화 되고 수리가 필요한 부분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시와 운영주체인 도시공사에 따르면, 페달로의 누적 회원 수는 지난 10월 기준 5만4천89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약 4천600여명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페달로를 본격적으로 운영한 지 5년이 넘었음에도 매년 회원 수가 꾸준히 늘어나는 것으로 보아 페달로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은 여전히 높다는 것이 중론이다.

실제로 도시공사측은 공공자전거를 운영하는 인근 도시에 비해 페달로의 회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며 이같은 사실을 방증했다. 하지만 정작 정류장에서 마주친 페달로의 모습은 시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하고 만족을 느낄 만한 상태가 결코 아니었다.

정류장에 비를 막기 위한 지붕이 없는 탓에 물기와 습기에 무방비하게 노출된 자전거의 곳곳은 심하게 녹슬어 있었고, 브레이크를 작동할 때마다 시끄러운 소음을 내기 일쑤였다.

그나마 위의 자전거들은 운행을 온전히 할 수 있는 상태지만, 의자 안장이 고정되지 않고 기어변속이 되지 않거나 심한 경우에는 체인이 빠지는 등 자칫 사고를 유발하거나 아예 운행이 불가능한 상태의 자전거들도 다수 존재했다.

불특정 다수의 시민들이 이용하는 만큼 개인이 사용하는 자전거보다 교체 연한이 짧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2015년 1천대의 자전거를 새로 보강한 이후 3년이 넘는 시간동안 신규 자전거의 보강은 전무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인력 부족으로 인해 자전거의 수리 또한 제때 이뤄지지 않다보니 시민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녹슬고 고장난 자전거를 이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도시공사 관계자는 “수리 인원이 2명밖에 없다 보니 현재 운영 중인 자전거를 자주 점검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인력의 한계로 인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어 “얼마 전 수리 인원을 추가로 보강해 향후에는 보다 적극적으로 자전거관리에 나설 것”이며 “특히 자전거 이용률이 줄어드는 겨울에는 대대적인 점검을 할 예정”이라며 개선 의지를 밝혔다.

일각에서는 윤화섭 시장이 현 페달로의 시스템을 탐탁지 않게 생각하며, 현재 중국에서 운영하고 있는 공용자전거 시스템의 도입을 검토중이라는 소식을 전하며 페달로 시스템에 대한 더 이상의 투자가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돈다.

그렇다 할지라도 자전거 거점도시이자 도시를 아우르는 자전거도로를 보유한 안산에서, 5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이용하는 페달로에 불편을 느낀다면 이에 대한 지속적인 유지, 보수, 관리의 필요성은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이 대다수 시민들의 중론이다.

한편 도시공사는 올 해 페달로 정류장을 6곳 늘려 총 107곳의 정류장을 운영, 시민들의 교통 편의를 증진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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