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태 호 기자

오늘날 우리 사회에는 수많은 갈등이 존재한다. 수많은 이해관계, 욕심, 기회비용의 선택 등으로 인해 인간이라면 누구나 비슷하게 갖고 있을 것이라 여겨지는 ‘상식’의 선을 무너뜨린다. 그렇게 무너진 선이 갈등이 되고, 그 갈등을 극복해나가는 과정이 우리네 삶의 매 순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갈등이 잘 봉합된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해 어떠한 사건이나 사고가 벌어진다면, 특히 조직 간의 갈등이 사건 사고가 되어 돌아오는 날에는 문제가 심각해진다.

조직마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조금씩 다르겠지만, 이럴 때 보통 찾게 되는 것이 ‘희생양’이다.

조직 내 한 구성원이 어떤 갈등을 유발하고 사고를 저지르는 데에 100% 관여가 되어 있다면 그 구성원이 징계를 받거나 처벌을 받는 것은 너무도 당연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대부분의 갈등 요소들에는, 특히 조직 간 갈등이라면 더더욱,  여러 사람이 관여 되어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럴 때 결정권자는 관여자 중 일부, 희생양을 찾는다. 즉, 그 희생양과 사건, 사고를 맞바꾸는 것이다.

희생양이 자리에서 물러나게 되면, 그 사건은 자연스레 해결한 사건이 되고 기억에서 잊혀진다. 온전한 자신만의 잘못이 아니기에, 모든 희생양들에게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어느 정도의 억울함은 가슴속에 남게 된다.

얼마 전, 안산에서는 신천지가 주관하는 행사의 와~스타디움 대관을 두고 소위 말하는 ‘사고’가 터졌다. 신천지의 대관 신청에 한국기독교연합회의 반대민원이 잇따르자 이를 뒤늦게 취소시키는 과정에서 신천지 측이 물리력을 동원해 와~스타디움의 행사를 강행한 것이다.

안산도시공사 측에서 취소시킨 행사를 인해전술로 진행해 버린 이번 사건에 한국기독교연합회를 비롯한 종교단체 측은 5만 서명운동을 전개하는 등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도시공사 측은 사건이 발생한 이후 기자회견을 열어 사건의 경위를 설명하고 도시공사 내부의 대관시스템을 비롯해 강도 높은 개혁을 실시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도 논란은 현재 진행형이다.

안산시는 이에 희생양을 찾는 분위기다. 10월 첫날부터 담당 부서 과장의 직위해제를 논하는 인사위원회를 연 것이다. 그의 잘못이 아예 없다고 할 순 없겠다. 하지만 과연 그의 공과를 따져 잘못을 수치화 한다면 과연 안산시장, 안산도시공사 사장의 잘못을 능가한다고 얘기할 수 있을까?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 행태에 안산시 공무원 노조가 발끈함은 너무나도 당연한 노릇이었다.

조직의 중간관리자의 희생으로 사건이 덮어지지 않는다. 책임은 최종 책임자가 지는 것이지 중간관리자가 희셍양이 되어선 안된다.

희생양 하나로 면죄부를 얻을 수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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