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 20주년을 맞은 안산농수산물도매시장. 신선한 품질과 최적의 쇼핑여건, 대량 유통망으로 인한 적정한 가격 등을 내세우며 소비자 공략에 나선 대형마트들 에 비해 어느 하나 우위를 점하는 부분을 찾기가 힘든 현실이다.

이에 본지는 위기를 맞은 안산농수산물도매시장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3회에 걸쳐 진단하고 제 시하고자 한다. 위기를 기회로 탈바꿈시킬 수 있는 안산농수산물도매시장에 대한 집행부의 획기적인 정책 결정이 요구된다.

제품의 신선도, 주차 시설을 비롯한 편의시설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이 이어지며 오늘날의 안산농수산물도매시장은 어떤 식으로든 변화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상대적으로 비좁은 부지로 인해 지난 10여 년 간 이전 가능성을 다각도로 타진했지만, 예산 부족, 의견 대립 등으로 인해 가능성 타진을 넘어서는 진전을 보이지 못한 채 지난해 3월 안산시농수산물도매시장 시설현대화사업 추진위원회가 발족하며 시설 현대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걸음을 내딛기 시작했다.

1년 여 간의 추진위 활동 중 8천만원 가량의 예산을 들여 안산농수산물도매시장의 시설현대화를 위한 타당성조사 및 기본계획수립용역을 실시했으며, 지난 2월 최종보고회를 진행했다.

당시 용역의 주요 내용으로는, 주차 대수를 950대 수준으로 늘리고 현재 곳곳에 분산되어 있는 도매시장 내 건물을 지하1층, 지상5층 연면적 6만3천215m² 규모의 단일 건물로 신축하는 것, 그리고 농산물의 신선도 유지를 위한 저온경매장의 설치 등이 포함됐다.

상인들의 협의와 용역을 실시하며 이번에는 안산농수산물시장이 새로 탈바꿈 할 수 있으려나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어느 정도 밑그림이 그려지려는 찰나, 시설 현대화 사업 추진에 다시 한 번 제동이 걸리는 모양새다.

시는 용역에서 나온 결과를 토대로 3월 중으로 예정됐던 농림축산식품부의 공영도매시장 시설현대화사업 공모에 응모해 국비 30%를 확보한다는 계획이었으나 농림부의 공모 자체가 아직까지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농림부는 해당 공모가 올해 중에는 공고 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공고가 늦어진 이유가 기획재정부의 국비 지원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 때문이어서 정작 공고가 나온다 할지라도 안산시가 기존에 세웠던 계획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용역 당시 사업비로 책정한 1천300억 중 30%를 공모를 통한 국비로 충당하겠다는 계획이 기획재정부의 국비 지원 난색으로 인해 틀어지게 된 연유다.

농림부 관계자는 “올해 안에 공영도매시장 시설현대화사업 공모를 공고 할 계획”이라며 “다만 예산 지원에 대한 세부 내용은 기재부와의 협의 중이며, 기존의 국비 30%, 융자 40%, 지방비 30%에서 지방비를 제외한 70%를 융자로 지원하는 방향으로 결정될 듯 하다”고 말해 국비 지원 지체가 무산될 분위기다.

이전이든 현대화 사업이든 향후 수 년 안에 사업이 마무리되기를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 속에서, 이와는 별개로 지난 5일 안산농수산물도매시장 대회의실에서는 농수산물시장 뒤편의 도로개설공사를 위한 주민설명회가 개최됐다.

김철민 국회의원, 현옥순 시의원, 안산시 관계자, 상인 및 지역주민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이번 설명회는 현재 막혀있는 농수산물 뒤편 도로를 개설해 한대앞역 방향으로 나가는 출입구를 만드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한다.

이번 공사로 인해 인근 주민들과 상인들이 농수산물도매시장을 오가는 교통편의가 증진되고 인근의 교통정체가 상당부분 해결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유수 안산농산물 대표는 “이번 도로개설공사가 확정되기까지 김철민 국회의원과 이동을 지역구로 하는 현옥순 시의원 등 각계각층의 많은 노력이 있었다”면서 “특히 농수산물도매시장에 큰 관심을 갖고 헌신적으로 도와주신 박태순 시의원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전이냐, 현대화사업이냐를 두고 갈림길에 놓인 안산농수산물도매시장의 운명은 아직도 오리무중이지만, 인근 환경 개선을 위한 지역사회의 노력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