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춘 식 사장·논설주간

제7대 안산시장이 취임하고 업무를 시작한지 보름이 지났다. 비서실장 인선과정에서 약간의 오차는 있었지만  공무원이 임명되므로서 무난한 출발을 한 셈이다. 제8대 안산시의회도 우여곡절 끝에 의장,부의장,상임위원장 등 전반기 조직개편이 끝났다.

안산시민이라면 누구나 집행기관인 시(市)와  감시기능인 의회(議會)가 제자리를 찾고 본격적인 기능을 발휘 할 거라는 기대감을 잔뜩 가졌다는 생각을 해 본다. 더불어 안산시 산하 기관장들의 거취표명에 대한 세간의 관심도 무시할 수 없는 사안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안산문화예술의 전당, 안산환경재단, 안산도시공사 등의 수장(首長)들은 이미 사의를 표명한 상태이다. 일일이 거론 할 일은 아니지만 사람이 바뀐 까닭에 산하기관장들의 자리는 바뀔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전(前) 시장도 4년전에 임기를 시작하면서 산하 기관장들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임기를 조정함으로써 동시에 사직 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적용했음을 상기해 본다. 당시 자리보전을 위해 곱지않은 시선을 받은 산하기관장도 더러 있었지만 동시 퇴장을 위한 행정의 방편이 준 후유증이기도 했다.

아무튼 시장(市長)의 재량권에 있는 산하기관장 자리는 동시다발적으로 자리가 비게 된다. 설사 임기가 남았더라도 새로운 세계에 걸맞는 행보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물론 임기를 채우는 방법이 잘못됐다고는 할 수 없다. 단지 함께 배를 탄 사람끼리 협치와 소통으로 시민을 위한 봉사의 일념으로 일 해 보자는 뜻이 담겨 있다고 생각해 보자.

이런 미덕으로 자리를 내 준 산하기관장들의 뜻을 혜아릴 책임자는 단연 현(現) 시장이다.

오랜 관습인 보은(報恩)을 위한 자리로 전락하거나 낙하산 인사에 초연한 마음으로 대처하지 않으면 안 된다. 작금까지는 그런 방법과 사람이 통했다고 할 수 있으나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시(市) 재정의 부족함을 메꾸는 방법도 되지만 산하단체의 수익창출을 위한 세일에 능한 일꾼이 필요한 시점이 도래했기 때문이다.

필요하면 안산시는 시의회와 함께 인물을 검증하고  적합하고 유능한 인사를 단행하는 노력을 펼쳐야 하며, 얼굴마담이나 식상한 인물은 배제하는 것이 좋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는 말을 새겨보란  뜻이다.

차제에 자리에 연연하는 사람으로 인한 잡음과  자리에 발탁된 사람에 의한 후유증이 오래 지속되고 안되고는 시장의 몫이다.

고로 시장에게 하고 싶은 말은 차마설(借馬設)이다. 이곡(李穀)의 차마설은 “사람이 가지고 있는 것이 어느 것이나 빌리지 아니한 것이 없다”는 뜻을 비유했으며, 이곡이 말을 빌려 타는 일에서 느낀 인간의 도리를 깨우치게 하는 한문 수필인지라, 유권자들의 지지에 힘입어 시장이라는 수장에 올랐으니 자기의 소유가 아님을 깨달아 정도(正道) 가는 길을 행여나 잃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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