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로 여름철새지만 최근에는 텃새화

한양대학교 ERICA캠퍼스 정문에서 오른쪽 뒷동산에 하얀 선율의 나래를 펼치는 1천여마리의 백로들이 떼지어 살면서 새끼를 치고 있어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김효경 시민기자

한양대학교 ERICA캠퍼스 정문에서 오른쪽 뒷동산에 하얀 선율의 나래를 펼치는 새들로 가득차 시민들에게 정겨운 여름을 선사하고 있어 화제다. 백로는 봄날에 우리나라에 날아와 가을까지 머물다 따뜻한 남쪽의 동남아, 오키나와 필리핀 등으로 떠나는 여름철새지만 최근에 들어와서는 봄부터 한겨울까지 사는 텃새가 되어 우리나라에 머문다.

서식하고 있는 백로의 종류는 쇠백로, 중대백로, 황로, 왜가리 등이며, 4~6월에 2~4개의 알을 낳아 부화와 육추를 하는 모성애가 강한 새로 천여마리 정도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미 백로들은 교대로 새끼들에게 줄 먹이를 구하러 하루에 서너 차례 날아갔다가 3~4시간 후에 돌아온다. 한 마리가 먹이를 구하러 나가면 또 다른 한 마리는 둥지에 남아 꼼짝하지 않고 새끼들을 돌본다.

먹이를 구해 돌아와 조우하는 백로들의 모습은 참으로 아름답기 짝이 없다. 서로의 긴 주둥이를 내밀어 입맞춤을 하거나 서로 목을 감싸며 하트를 만들어 애정표현을 한 후 새끼들에게 먹여준다. 강한 새끼만 키워야 하는 습성으로 먹이를 골고루 나눠주는 것이 아니라, 힘 세고 강한 새끼에게만 준다.

예부터 백로를 소재로 삼은 시가 많아 백로는 우리에게 친근한 새다.

 

까마귀 검다 하고 백로야 웃지 마라

겉이 검은들 속조차 검을쏘냐

겉 희고 속 검은 이 너뿐인가 하노라

-이직-

이처럼 청렴의 상징으로 알려진 백로가 안산에 많은 이유는 근처에 갈대습지와 시화호가 있어 먹이를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배설물로 나무들이 죽어가 최근에는 백로들의 서식지가 해양동으로 넘어가는 길 주위까지 내려왔다.

 한양대학교 ERICA캠퍼스 측에서는 불편하지만 작은 공간을 내어 주면서까지 백로와 동거를 30년째 이어오며 생명의 터전을 일구고 있다. 서녘하늘을 나는 하얀 백로들의 향연을 계속 목격할 수 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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