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태 호 기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는 최근 4년간 지역의 언론기사를 분석해 최다 이슈들을 공개한 ‘우리동네 공약지도’라는 것이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서울대학교가 공동으로 빅데이터를 분석해 제작함으로써 공신력을 높인  ‘우리동네 공약지도’는 각 도시의 가장 큰 이슈가 무엇인지 쉽게 알려준다.

경기도 내 대부분의 도시들은 교육 관련 이슈가 상위권을 독점했다. 시흥시는 ‘학교’가 2위, ‘교육’이 3위를, 수원시와 안양시는 ‘교육’이 1위를 차지했다. 수원은 2위에 ‘청소년’, 5위에 ‘학교’가, 안양은 ‘검정고시’가 2위에, ‘청소년’과 ‘도서관’이 각각 4,5위를 차지하며 교육 관련 검색어가 상위권에 다수 분포했으며, 군포시 역시 ‘청소년’이 2위를, ‘학교’가 3위를 각각 기록하는 등 교육 관련 이슈가 수도권의 최대 관심사임을 증명했다.

안산시 역시 ‘교육’이 2위를 기록했지만, 다른 도시와는 확연히 다른 ‘세월호’라는 1위 이슈가 유독 눈길을 끈다. ‘단원’이라는 검색어가 5위를 차지한 것이 단원 김홍도 때문은 아닐 것이라는 사실은 안산시민이라면 누구나 알 터. 이렇듯 우리의 지난 4년은 세월호의 아픔과 함께 했고, 선거를 앞두었던 지난 4개월은 ‘세월호’의 존재가 우리에게 더욱 크게 다가왔다.

세월호 추모공원을 화랑유원지에 건립하겠다는 기자회견을 통해 본의 아니게 논란의 시발점 역할을 한 제종길 전 안산시장은 결국 더불어민주당 공천 경쟁에서 고배를 마셨고, 화랑유원지에서 진행된 정부합동영결식을 통해 더불어민주당의 당론처럼 굳어진 ‘화랑유원지 추모공원 건립’안을 받아든 윤화섭 후보가 이에 대한 결사 반대 의사를 표명한 이민근 자유한국당 후보와 박주원 바른미래당 후보를 물리치고 시장에 당선됐다.

윤화섭 시장이 취임하던 지난 2일,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가운데 안산시청 앞은 화랑유원지 추모공원 건립을 반대한다는 시위로 시끌벅적했다. 제종길 전 시장을 겨냥했던 이들의 목소리는 윤화섭 시장으로 향했고, 윤화섭 개인에 대한 인신공격성 문구까지 서슴없이 현수막에 써 넣으며 연일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그렇다. 아직도 우리에게 세월호는 현재 진행형인 이슈다. 시민의 의견을 취합해 최적의 선택을 하겠다는 윤화섭 시장의 입장은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았다.

이제 공은 윤화섭 시장에게 넘어갔다. 선거로 인해 촉발된 민민갈등은 선거가 끝났다고 해서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추모공원과 관련해 애매한 입장을 표명하던 윤 시장이 당선됨으로써 그 불씨는 더 커졌다고 할 수 있다.

윤 시장은 이에 대한 빠르고 확실한 입장 표명을 통해 더 이상의 민민갈등을 야기시켜서는 안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의 공천을 받아 당선된 시장으로서 세월호 추모공원의 해법을 빠른 시일 내에 제시해야 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1년여를 끌어오던 해안주택 농성장을 단 한번의 방문으로 해산시켰던 윤 시장의 복안이 다시 한 번 발휘되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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