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영 아 14일의약속(피부미용) 대표

날씨는 아침부터 무덥지도 않을 것 같은 상쾌한 바람을 시작으로 장마철 답지 않게 해맑음을 선사했다. 하늘색 또한, 파아란 물감천지에 간간이 하이얀 구름떼들이 여유롭게 떠 있는 모습이 자연의 조화를 맛보게 했다.

하늘은 더욱 가깝게 다가왔고 주변의 경관은 사진을 보는 듯 깨끗하고 단아했다. 며칠 전 태풍이 우리나라를 스쳐가면서 때려준 빗줄기의 덕분으로 미세먼지의 농도가 거의 제로에 가까웠기 때문이리라.

더구나 집 정면에 있는 골프장의 각종 수목들의 싱그러운 색상들과 향기가 잠시 할 일을 잊게하고 나를 취하게 만든다. 햇살 가득한 아침나절, 매일매일 쓰는 수건을 세탁해서 한바구니 가득들고 옥상으로 올라와  빨래줄에 집게로 한장한장  널어놓고 작품을 전시하는 듯  수건을  감상하게 되었다. 거의 일정한 크기로 바디나 얼굴,손을 닦을 때 쓰는 수건이지만 색감도  다르고 문양도 다르면서 주는 이들의 소속과 이름도 다른 각계각층(?)의 수건들이 널려 있는 형상이다.

무심코 수건에 새겨진 내용들이 10여년 전부터 최근까지 각종 행사나 고희,칠순,개업,동창회 등 주변의 잠시 잊고 있었던 지인들의 소식들을 접하고 보니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면서도 아련히 밀려오는 그리움이 잠시 향수에 젖게 한다. 각종 행사나 지인들이 기념하기 위해 주신 감사의 선물인 셈이다. 세미나,회갑,창업,동창회나 동문회,결혼 등 모두가 축하하는 자리에 답례품으로 받은 수건들이다. 그 수건으로 머리칼에 묻은 물기나 몸을 닦고 손과 얼굴을 닦기도 했으며, 때로는 눈물을 닦거나 열심히 일하면서 흐르는 땀방울을 닦기도 했다.

그러나 살랑살랑대는 바람에 햇살이 눈부시게 밝은 날,  새삼 그분들의 고마움을 느껴보며 피부에 와 닿는 수건의 부드럽고 뽀송뽀송한 촉감을 느껴본다. 거의 일반적으로 쓰는 수건은 내손으로 사 온 기억보다 답례품으로 받은 수건이 대부분이다.거의 지인들에게 받은 수건이기에 익숙한 이름들이 기억에 떠 오른다. 지인들의 부모나 시댁,자녀들의 중요한 행사들이 새겨진 수건의 면면은 더 없는 인생의 의미를 느끼게 해 주며,사업하면서 맺어졌던 사회에서 만난 피부관리실 원장들의 개업과 확장 등을 축하하고 담소했던 추억들은 진정한 삶의 이정표가 되기도 했다.

100세 인생이라면 이제 겨우 반을 넘긴 나이에 지나온 세월들을 생각하며 상념에 빠질 수는 없지만 바쁘게 살다 보니 오늘과 내일만 생각하는삭막함이 배어있어 미처 과거가 주는 행복한 추억들을 잊어버리고 살아 온 것 같다. 이참에 바쁘다는 핑계로 전화 한통 게을리 함으로써 단절된 지인들과 안부를 전하는 계기로 삼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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