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윤 주 삼일초등학교장

1970년대 이전까지 교육과정의 개념에 포함시키지 않았지만 지금은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점차 그중요성과 영역을 확대시키고 있는 중요한 것이 있다. 

국가 수준이나 시·도·군 수준에서 의도되고 계획되는 온갖 교육자료, 학교에서 계획한 모든 종류의 교육 계획 및 교육과정 계획서, 그리고 교사들의 수업 계획서나 학습지도안이 모두 명시된 교육과정 속에 포함된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잭슨(Jackson)의 의도되지 않은 비형식적인 ‘잠재적 교육과정’이나 아이즈너(Eisner)가 말하는 학교에서 이루어지기는 하지만 의도적으로, 그리고 계획적으로 제공하지 않았음에도 은연중에 가지게 되는 학습 경험인 ‘영(零) 교육과정’이 더 중요시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답의 하나가 ‘잠재적 교육과정’의 힘이다.

1초 동안 오감을 통해 뇌로 들어온 정보는 1,100만 개정도인데 그중에 뇌는 40개를 우리가 알아차릴 수 있는 의식이라는 보관소에  저장하고, 나머지 1,099만 개를 무의식의 보관소에 저장한다고 한다. 우리의 뇌는 1%가 이 의식에 저장되고, 99%가 무의식에 저장된다는 것이다. 빙산과 같이 드러나는 의식에 저장된 1%의 정보는 오래가지 않고 중요하다고 골라낸 기억만 장기 기억 해마로 간다. 나머지 드러나지 않은 99퍼센트의 저장된 무의식은 반복적이고 항구성을 지님으로서 경험으로 축적이 된다.

무의식은 이렇게 언젠가 쓰기 위해서 많은 것들을 저장해놓는다.  순간적이고 다급한 선택을 할 때, 우리는 무의식에 의해 반응한다. 뱀과 비슷하게 생긴 긴 나뭇가지를 보는 순간 편도체 반응에 의해 움찔하기 쉽다. 이렇게 뇌는 다급하고 위험한 일이라 느끼면 반응 속도가 더 빠른 편도체가 달려 나오기 때문이다. 이때 편도체는 무의식에 저장된 것들을 가져다 쓴다. 무의식에는 자극에 대한 반응 스토리, 개인적인 해석 스토리가 차곡차곡 저장되어 있는 것이다.

무의식의 환경은 학생의 물리적 환경이나 인적 환경, 관계에서 발생되는 경험으로 등굣길의 환경, 친구나 가족들의 언어습관, 가정환경, 부모의 생활태도, 매스컴 등등 모든 것이 이 잠재적인 학습경험으로 쌓여지는 것이다. 이러한 무의식의 잠재적 교육과정은 반복적·장기적으로 배우게 되므로 학습결과는 항구성을 지니게 되어 주로 학생들의 태도·가치관·신념과 관련되는 정의적 측면에 영향을 주게 되는 것이다. 

학교활동을 열심히 하는 자녀의 모습을 기대한다면 학교활동을 존중하고 교사를 존경하는 보호자의 모습이 보여져야 할 것이다. 자녀를 훌륭하게 기르고 싶다면 어려움이 없이 편안한 환경보다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취하는 생의 가치관을 보여주는 주변 환경을 일상 생활속에서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이것이 ‘99%의 무의식 - 보여주는 교육환경’이 중요한 이유이다

 *잠재적 교육과정 [潛在的敎育課程, latent curriculum]

(교육학용어사전, 1995. 6. 29., 하우동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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