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춘식 사장 논설주간

제종길 안산시장이 지난 달 31일 전남 진도 동거차도 앞 세월호 참사 현장을 방문해 희생자들을 기리는 묵념 후 헌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제종길 시장은 “안타깝게 떠난 단원고 학생들과 일반인 희생자들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들을 잊지 않음으로써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며 “안산시장으로서의 임기는 얼마 남지 않았지만 이후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유가족들과 함께 보다 안전하고 올바른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4년 전 세월호참사가 일어났던 2014년  그 해  7월 29일, 제종길 안산시장이 세월호 참사에 슬품을 함께 나누며 많은 도움을 준 자원봉사자와 동·서거차도 주민들을 격려하기 위해  3박4일 일정으로 진도를 방문했다. 당시 중부일보 기자였던 필자도 제 시장의 진도 방문을 동행 취재 했다. 제 시장 일행은  29일 오전 8시 안산 올림픽기념관 앞에서 진도행 버스를 타고 목포를 거쳐 12시 30분에 진도체육관에 도착했다.

제 시장은 “세월호 참사로 인한 희생자와 실종자의 아픔이 아직도 진행형이지만 팽목항 주변에 있는 섬 주민들의 도움을 잊을수가 없어 감사의 인사라도 드리기 위해 일정을 결심했다”면서 “도움을 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숙연한 표정을 지었다.

여름의 끝자락인 진도체육관은 아직도 10명(학생 5명,교사 2명,일반인 3명)의 실종자 가족들이 체육관 바닥에 기거하면서 시신을 찾겠다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가운데 8월의 마지막을 맞이하고 있었다.

이날 밤 실종자 가족들이 실종자 귀환을 비는 풍등제를 지내는 팽목항은 비릿한 바다내음과 가는 빗줄기가 옷깃을 적시는 가운데 풍등만이 하나 둘 바람을 타고 하늘로 솟아 올랐다.

이름을 밝히지 않는 실종자 가족은 “내 자식을 하루라도 빨리 찾는 것이 특별법보다 우선이다”는 말로 일축했다. 제 시장도 실종자 가족들과 함께 아픔을 나눴다.

그 해 4월 16일. 혹독한 아픔과 절규를 전 국민에게 안겨 준 세월호 참사는 제 시장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다. 당시 6·4 지방선거 안산시장 후보로 등록했던 그는 잠시 선거일정을 접어두고 진도에서 가족들과 함께 아파하고 고뇌했다. 그런 행보가 매주 진도를 방문하는 계기가 되었고 이번 보은(報恩) 여정으로 이어지게 됐다.

제종길 시장은 올 2월 2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봉안시설을 화랑유원지에 건립하기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제 시장은 “우리 안산은 세월호참사로 인해 소중한 생명을 가장 많이 잃은 지역으로서, 그동안 피해극복과 공동체 회복을 위해 적극노력해 왔다” 면서 “안산지역 추모공원은 현재 정부합동분향소가 위치한  화랑유원지의 한 곳에 희생자 봉안시설을 포함해 조성하고자 하며, 안산시 주관으로 추모공원 조성을 위한 ‘50인 위원회’ 를 구성하여 세부 건립계획과 로드맵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제종길 시장은 공천을 얻지 못한 관계로 세월호 희생자 봉안시설 조성계획은 세 후보들에게 넘어갔다. 과연 제 시장이 풀지 못한 숙제를 누가 짊어지고 갈것인지 불과 닷새를 앞두고 세월의 무상함을 느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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