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확산예방 조치로 작년 11월 폐장 후 6개월 만
봄 맞아 시민들에게 휴식·교육 공간으로 다시 돌아가

안산갈대습지가 6개월여에 걸친 오랜 휴장을 끝내고 다시 시민들에게 개방됐다. 사진은 갈대습지를 가로지르는 목재 데크 모습.

안산갈대습지가 6개월여에 걸친 오랜 휴장을 끝내고 지난 1일 다시 시민들에게 개방됐다. 지난해 11월 21일, AI위기단계가 ‘심각’ 단계로 격상된 이래 실로 오랜만에 시민들과 마주하게 된 것이다.

매년 반복되는 AI의 발병때 마다 직격탄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갈대습지이지만, 특히 이번 휴지기는 너무나도 길었다.

안산의 9경 중 한 곳에 시민들의 발이 묶이면서 시민들의 볼거리는 부쩍 줄어들었다.

갈대습지는 폐쇄시켰지만, 바로 옆 인근 수변공원의 출입에는 제한을 두지 않는 행정에 일부 시민들은 볼멘 소리를 내기도 했다.

갈대습지 휴장기간 동안 수변공원 벤치에서 만났던 한 시민은 “내 눈앞에 철새들이 이렇게도 가까이 오고가는데, 갈대습지공원의 출입을 꼭 막아야 하는지 의문”이라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그랬던 갈대습지가 드디어 시민들 품으로 돌아온 것이다.

안산갈대습지는 안산9경에 선정되어있을 만큼 갈대를 통한 계절의 변화가 아름답고, 습지자연경관과 다양한 동식물이 살아 숨 쉬는 도심 속의 있는 보물 같은 장소다. 갈대습지를 관리하는 안산환경재단 관계자는 “안산갈대습지는 방문객이 연간 20만 명이 넘을 만큼 잘 알려진 곳인데, 그런 만큼 갈대습지를 찾고 싶은 시민 상당수가 재단에 재개장 여부를 묻는 문의를 많이 해왔다”고 말했다.

대신 안산환경재단은 휴장기간 동안 시민들에게 더 나은 편의를 제공하고자 재개장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하는 시간을 가졌다. 안전한 습지 탐방과 힐링의 장소가 될 수 있도록 방역조치를 완료했고, 갈대습지주변의 진입로와 산책로를 정화하고 가꾸는 일에 매진했다.

어차피 시민들에게 공개할 수 없는 시기라면, 이 기간을 재정비의 기회로 삼아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안산환경재단의 의중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방문객에게 더 많은 생태계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서비스 프로그램도 준비했다. 해설사와 함께하는 생태탐방, 주말 가족 방문객을 위한 안산갈대습지 9경 생태놀이, 오감만족 체험프로그램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준비됐고, 재개장과 동시에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개장 이후 두 번이나 갈대습지를 찾았다는 배 모(49)씨는 “요즘같이 산책하기 좋은 봄날에 가족들과 방문하기에 최적의 장소라고 생각한다”며 “올 해에는 겨울의 습지를 꼭 볼 수 있게 정부가 AI의 예방에 힘써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연인과 함께 카메라를 들고 방문했다는 최 모(37)씨는 “평소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해 갈대습지공원을 자주 찾는 편이었다”면서 “내가 살고 있는 안산에 이런 장소가 있다는 것이 매우 자랑스러웠는데, 앞으로 휴장 없이 갈대습지공원의 4계절을 모두 카메라에 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한편 갈대습지에서 진행되는 ‘해설사와 함께 하는 생태탐방’은 현장 또는 온라인(http://wetland.iansan.net/)으로 접수를 받고, 생태체험 프로그램은 매 주말 갈대습지 현장에서 선착순 접수 마감 방식으로 진행된다.

안산환경재단 갈대습지시설관리팀 관계자는 “오랜 기간 습지를 폐장하고 있어서 주말 나들이, 봄소풍 등 갈대습지를 찾는 방문객에게 많이 죄송스러웠다면서, 재개장 된 만큼 그동안 진행하지 못한 많은 프로그램을 다시 실행해 안산의 생태계 보물을 알리는 서비스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태호 기자 kaz@ansan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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