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민 한도병원 소아청소년과장

우리나라는 1998년부터 만성 신질환의 조기 발견을 위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소변검사를 시행하고 있는데, 혈뇨가 발견되어 병원을 찾는 소아들을 간간이 보게 된다. 통계에 따르면 매년 검사를 시행한 학생 중 육안적 혈뇨는 0.13%, 현미경적 혈뇨는 0.4 ~4.1%정도로 보고되고 있다.

혈뇨는 심한 운동이나 열, 감염, 복용중인 약물 등에 의해 발생할 수 있으며, 신장질환의 가족력, 전신질환과 연관이 있을 수도 있다. 혈뇨의 원인을 알고 이의 치료 유무를 판단하기 위해서 혈뇨가 요로의 어느 부위에서 발생하는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콩팥의 사구체는 수분과 노폐물을 소변으로 만드는 역할을 하는 부위로 혈뇨는 사구체 부위에서 유래하는 혈뇨와 그렇지 않은 비사구체성 혈뇨로 구분할 수 있다. 

사구체성 혈뇨의 원인으로는 사구체의 막부분이 정상 소아에 비해 얇은 사구체 비박화 증후군과 IgA 신병증, 메산지움 증식 사구체 신염, 막증식 사구체 신염, 알포트 증후군 등이 있으며, 이 중 IgA 신병증에 의한 사구체성 혈뇨가 가장 많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중 사구체 비박화 증후군은 사구체 기저막을 침범하는 유전 질환이며, 비진행성 경과의 양호한 예후를 보이므로 특별한 치료 없이 1~2년마다 소변검사, 혈압측정 등을 시행하며 추적 관찰하면 된다.  그러나 IgA 신병증, 만성 사구체 신염은 수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며 심한 경우 만성신부전으로 이행하는 중요한 질환이다. 이러한 사구체성 혈뇨는 조직검사를 통해서 진단할 수 있으며 적절한 약물치료로 진행을 막거나 늦출 수 있다.

비사구체성 혈뇨의 원인으로는 고칼슘뇨증이 가장 많으며, 콩팥에서 많은 양의 칼슘결정이 소변으로 배설되는 과정에서 혈뇨가 발생하는 것으로 적절한 식이 요법과 약물요법으로 치료할 수 있다. 그 밖에 선천성 신요로 기형, 요로결석,  넛크래커 증후군 등이 있으나 뚜렷한 원인을 찾을 수 없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전체적인 요로의 기형이나 요로결석 등을 진단하기 위해 신장 초음파를 시행할 수 있다. 대부분의 무증상성 혈뇨 환자들은 양호한 경과를 보이고 매년 30% 정도 자연 호전되는 결과를 보이므로 혈뇨가 있다고 해서 반드시 바로 조직 검사를 시행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소변 검사에서 혈뇨와 함께 단백뇨가 동반되는 경우, 콩팥 기능이 저하된 경우, 고혈압이 나타나는 경우, 반복적인 육안적 혈뇨, 혈중 보체치의 지속적인 감소를 보이는 경우, 신부전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조직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무증상 혈뇨가 양호한 경과를 취한다고는 하지만 지속적인 혈뇨를 보인 환아의 10~50% 정도는 만성 신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외래에서 정기적인 소변검사와 혈액검사, 혈압 등을 검사하면서 지속적으로 경과를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며 민간요법 등의 검증되지 않은 치료법에 의존하는 것은 오히려 신장에 해가 될 수 있으므로 혈뇨 증세가 있을 때 반드시 담당 의사와 상의 후 치료를 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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