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세월호 팔이’ 논란...안산시 이미지 실추 우려 증폭

한국당 후보들 혐오 표현...자살율과 연관시키기도

6·13 지방선거가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안산시의 선거 분위기에 대한 비판과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유독 안산시만이 4·16생명안전공원 문제에 갇힌 채 고립되고 미래 지향적인 정책 경쟁이 실종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다가 극도의 여론 분열을 초래해 시민공동체 붕괴로까지 이어지고 도시 행정기능까지 마비되는 것 아니냐는 우울한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정치가 선거를 통해 미래에 대한 비전과 희망을 제시하기는 커녕 분열과 갈등을 부추기며 끊임없이 안산시의 브랜드 이미지와 시민의 품격을 추락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경우가 지방선거에 출마한 예비후보들의 세월호 관련 선거 캠페인 전략이다. 한국당 후보들은 선거 사무실이 있는 건물 외벽에 서로 약속이나 한 듯이 일제히 ‘세월호 납골당 반대’ 현수막을 내걸었다. 하루에 수만장씩 뿌려질 이들의 선거 명함도 마찬가지다.

K모예비후보 등 몇몇 지방의원 예비후보들은 주말인 지난 18,19일 4·16생명안전공원 화랑유원지 조성을 반대하는 집회 안내 문자를 상인회 등 여러 카톡방에 올리면서 집회 참석을 독려하는 등 예비후보 신분상 상식과는 반하는 행동을 서슴치 않고 있다.

15일 광주에서 사업차 안산에 들렀다는 박모씨(47)는 “안산시 곳곳 건물 현수막에 시뻘건 색갈에 납골당 운운하니 등골이 오싹할 정도로 음침하고 우울한 느낌이 들고 놀랐다”며 “아무리 선거라고 해도 세월호를 이렇게까지 정치에 이용할 수 있는 지 혀를 내둘렀다.

이 가운데 이민근 자유한국당 안산시장후보는 아예 시장출마의 대표 공약으로 ‘화랑유원지 봉안시설 백지화’를 내걸었다. 지난 12일에는 비가 내리는 가운데 개최된 세월호 봉안시설 반대 집회에 참석해 열변을 토했다. 선거에 출마한 예비후보가 민민갈등을 부추기는 정치집회에 참석해 발언하는 것이 적절하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이 후보는 세월호를 통해 정세를 역전시켜보자는 의지가 강하다.

자유한국당 당원내에서도 이 후보의 세월호를 이용한 선거 전략에 대해서는 자성해야 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데 아쉬움이 있다.

직장인 최모씨(56, 안산시 부곡동)는 “솔직히 당지지율이 워낙 낮다보니 후보가 다른 지방의원들과 달리 당 상징색인 빨간색 점퍼 대신 흰색 점퍼를 입고 다니는 것 아니냐”며 “소속 당을 당당하게 대표하지 못하면서 세월호와 반대만으로 어떻게 시민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겠느냐. 지더라도 당당하게 정책경쟁으로 시민들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반대의 목소리도 있다. “지지율이 낮다보니 정책선거로는 통하지 않아 부득이 유권자들이 섬뜩해 할 이슈를 가지고 선거에 임할 수 밖에 없는 입장도 이해해 달라”는 것이다.

저작권자 © 안산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