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호 기자

요즘의 지역 정가는 한마디로 요약해 ‘선거판’이다.

그도 그럴 것이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그리고 보수와 진보 모두를 아우르겠다는 바른미래당 등 오랜만에 펼쳐진 다당 체재 속에서 치르는 선거가 두 달도 채 남지 않았기에 출마를 선언한 후보자들의 마음은 조급하기만 하다.

안산시와 안산시민을 대표하는 제종길 시장도 여기서 자유롭지 못하다.

어찌 보면 본선보다 더 치열할 수 있는 당 내 공천이 마무리 되지 못한 탓이다.

이는 지난주 지역 언론과의 고발전을 예고한 기자회견장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공천을 앞둔 민감한 시기에...”

“공천 심사가 하루 이틀 새 진행되는 시점에..”

제 시장에 입을 통해 거듭 언급되는 ‘공천’이라는 단어가 이를 방증한다.

기자회견장 한켠에는 안산시의 과장급 공무원 다수가 도열해 제 시장의 기자회견을 듣고 있었고, 일부는 제 시장의 요청으로 직접 마이크를 잡고 제 시장의 지역 언론과의 싸움에 세컨드 역할을 자처했다.

최소 20여년 이상 공직생활을 해 온 이들은, 임기 4년의 마지막을 향해 가는 시의 인사결정권자를 위해 모였고, 시장의 연임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지역 언론에 맞서 포탄 속의 화약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안산의 공직자들을 폄하하거나 비방하려는 것은 아니다.

이들이 자발적인 의지와 강렬한 적대감을 갖고 그 자리에 함께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이것은, 꽤 오래전부터 내려온 그다지 바람직하지 못한 관례이며, 조직의 분위기 상 누구도 거스르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공보실을 비롯한 시의 각 부처는 시가 추진하고 있는 정책과 방향성에 맞게 업무를 추진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홍보하기 위해 존재한다.

시장과 필요 이상으로 동선이 자주 겹치는 공직자는 그 의도가 어떠하든, 사실이든 아니든 세간의 오해를 받기 십상이다.

임기4년의 선출직 공무원 한 명이 2천여 명에 육박하는 공직자의 인사 전체를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우리나라의 제도상에서는 더더욱 그러하다.

결론적으로, 공직자는 각자의 역할에서 최선을 다 할 필요가 있다.

각자의 역할이 무엇인지는 본인 스스로가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안산시 공무원은 시민의 편의 증진과 안산시가 보다 나은 방향으로 갈 수 있는 행정을 펼치는 것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야 한다.

이제는 오랫동안 이어져 내려오는 바람직하지 못한 관례를 깨고, 시장(市長)이 아닌, 시정(市政)을 홍보할 수 있기를 바란다.

민선7기 시대에는 이런 모습을 기대해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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