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춘식사장/논설주간

화랑유원지에 설치된 합동분향소가 이달 말 문을 닫는다.

안산시가 며칠 전 세월호 참사 4주기를 맞는 오는 16일 희생자 영결식을 끝으로 '세월호 참사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를 철거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로서 세월호 참사 13일 만인 2014년 4월 29일 화랑유원지 내 제2주차장에 세워진 합동분향소는 만 4년만에 철거되는 셈이다.

지난 6일까지 합동분향소에 다녀간 추모객은 72만여 명에 이른다. 합동분향소가 문열기 전인 같은 해 4월 23일 단원구 올림픽기념관에 마련된 임시분향소를 찾은 18만여 명을 더하면 추모객 수는 총 90만여 명을 넘는다고 한다.

시는 합동분향소 철거 후 화랑유원지 제2주차장의 모든 시설을 주차장으로 원상복구하기로 했다.

때맞추어 안산도시공사가 화랑오토캠핑장을 6일 재개장했다.

화랑유원지 내 화랑오토캠핑장은 숲과 호수, 경기도미술관과 어우러져 힐링과 문화의 명소로 잘 알려져 있는 곳이다.

400명이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야영장 79면, 캐라반 4대, 어린이 놀이터, 샤워장, 탈의실, 식기세척실, 화장실 등 각종 편의시설이 갖춰져 지난 운영기간 동안 자녀를 동반한 가족단위 방문객이 많았다.

또한 지하철 4호선과 버스를 통한 대중교통을 이용해서도 쉽게 찾을 수 있으며, 넓은 주차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 당일치기 캠핑족과 일반 시민에게도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지난 휴장기간동안 흙먼지가 나지 않도록 마사토 사이트를 파쇄석으로 전면 개선하고, 캠핑장 내 도로 아스콘 포장과 LED 가로등 교체 등 편의시설이 대폭 확충됐다.

아울러 글램핑 사이트가 추가 설치되어 캠핑장 이용고객에게 다양한 선택의 기회를 제공한다.

이런 와중에 市는 화랑유원지 내 부지를 선정, 추모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또한 지역주민, 세월호 가족,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50인 위원회'를 구성,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세부 건립계획을 마련하겠다고 밝힌바가 있다.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추모공원 조성은 시장후보는 말할 것도 없고, 도.시의원 후보들도 정당,정책대결로 맞대결 할 공산이 크다. 심지어 더불어 민주당 후보군들조차 추모공원 조성은 찬성하되 화랑유원지는 찬.반에 대한 의견이 대두되는 양상이고 보니 유권자들의 표심을 가늠키 어려운 상황이다.

어떤이유에서든 화랑유원지 본래의 모습을 변형시킬 수는 없다. 안산시민을 비롯한 관광객들에게 휴식과 즐거움을 제공하는 유원지의 역할은 어떤명분과도 바꿀 수는 없기 때문이다.

시가 주장하는 '50인 위원회'도 명분이 약하다. 좀 더 많은 위원들이 참여해 명실공히 안산시민 모두의 생각과 지혜를 대변하는 역할을 분명히 할 수 있도록 제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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