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수 근로복지공단 안산병원 응급의학과 과장

봄이 한창이다. 따뜻해지는 계절이 오면 응급실에 내원하는 환자들의 질환도 변하기 시작한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야외활동이 늘어나면서 외식이 잦아지고, 기온과 수온이 올라 발생할 수 있는 음식과 관련된 질환들이 많아진다. 그 중, 해산물과 관련된 중독 질환들을 몇가지 언급해보고, 증상 및 주의점에 대하여 알아보기로 한다.

1. 패류독성

3월에서 6월사이에 수온이 오르면서(6~18도), 알렉산드리움(Alexandrium)속의 플랑크톤이 색시톡신(Saxitoxin)이란 독소를 생성한다. 독소를 가진 플랑크톤을 홍합, 굴, 새조개, 바지락, 피조개, 미더덕 등의 패류가 먹으면서 독소가 축적되고, 이 패류를 사람이 먹게 되면 색시톡신이 신경전달을 방해하면서 마비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초기증상으로 입주위의 저린 느낌, 운동실조, 어지럼증이 일어나며, 독소의 섭취량이 많을 경우 뇌의 기능부전, 호흡부전이 일어나서 2~12시간 내에 사망하게 된다. 해독제는 없으며, 증상에 대한 대증적 치료만이 가능하며, 심한 중독 시에는 인공호흡기를 사용한다. 12시간이 지나면 중독증상이 풀리기 시작하여, 수일 내 완치된다. 독소는 끓이거나 얼리는 것에도 소멸되지 않아, 이 시기에는 패류를 섭취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일반적인 소비자들은 정부에서 주기적인 검사를 하여, 패류독소 발생 시에 패류의 생산, 유통이 되지 않아 위험이 낮으나, 개인이 이 사실을 모르고, 직접 해안가에서 패류를 채취하여 섭취할 경우 발병하여 응급실에 오게 된다.

2. 복어독

복어의 독은 불가사리나 갑각류에 있는 독을 복어가 먹어서 테트로도톡신(Tetrodotoxin)을 축적한다. 인공사료만 먹인 양식 복어는 독이 적거나 없을 수도 있지만 반드시 그러하지는 않다. 독이 축적될 수 있는 부위는 혈액, 창자, 난소, 간, 정소, 눈알, 피부, 근육 등이다. 그런데 우리가 섭취하는 부위는 주로 근육과 피부로, 아무리 조리사가 독을 제거하여도 노출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따라서 양식복어를 주로 취급하는 곳은 상대적으로 안심할 수 있으나, 자연산 복어는 조리사의 지식, 능력, 경험에 따라 독에 노출 될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복어 독에 중독되면, 중추, 말초신경계가 마비되며, 독의 양에 따라서 감각이상, 사지마비, 호흡마비, 혼수, 경련, 의식불명, 사망에 이르게 된다. 응급실에 1시간이내에 내원하면 위세척을 하게 되며, 이후로는 활성탄을 먹은 후에 24시간동안 입원하여 감시하게 된다. 호흡부전이 오면 인공호흡기를 사용하고, 저혈압이 오면 승압제를 사용하게 되나 독의 양이 많으면 사망하게 된다. 믿을 만한 요리점을 선택하고, 절대로 낚시로 잡은 복어를 직접 조리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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