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춘식 사장.논설주간

아파트 동대표 입찰비리 의혹의 교훈

며칠 전 지인이 카톡으로 모 아파트 관리소장이 작성한 재도장 공사 선정 과정에 따른 제보 1건을 보내 왔다.

내용인즉, 입주자대표회장을 비롯한 5인의 동대표가 국토교통부 고시인 사업자 선정지침을 위반하고 점수를 조작하여 최저가 업체보다

1억4000여만 원이 비싼 업체를 선정했으므로 입주민들이 합리적으로 처리가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달라는 안내문이었다.

이로인해 입주민들은 해당 동대표 해임 동의서를 받는것은 물론, 관리사무소와 함께 이들을 검찰에 고발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더구나 이 사안이 모 통신사에 의해 기사화됨으로써 아파트 동대표 입찰비리가 표면에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앞서 지난 1월 공정위가 아파트 보수공사 입찰에서 담합한 업체 17곳에 과징금을 부과하고 일부 업체를 고발하기로 했다는 기사를 접했었다. 서울과 경기도에 있는 재도장 및 방수공사 1군 업체는 거의 대부분 담합행위로 인한 불법을 자행했다는 얘기다.

참으로 기가 찰 노릇이다.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인들이 국민과 유권자를 실망시키는 사례가 빈번한 현 시점에서 동대표들이 입주자들의 쌈지돈을 빼먹기 위한 치졸한 짓거리가 아직도 근절되지 않았다는 현실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업체들의 담합행위도 알고보면 동대표들의 묵인이 있었기에 이루어 질 수 있다는 사실도 이 업계에서는 공공연한 사실이다. 따라서 최저입찰제나 적격심사 또는 견적가에 준한 입찰이라도 공고를 낼때 특허공법에 따른 기준을 어느 라인에 맞추느냐에 따라 업체결정이 달라진다.

또한,최저가 입찰이 능사가 아닌것이 1군도 아닌 2,3군이 저렴한 가격으로 공사를 땄다 하더라도 부실공사를 했을 경우 그 피해는 입주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는 몫이기 때문이다.

알면 병이고 모르면 약이라고 했다. 주공 8단지에서 오래 살다보니 동대표 회장을 3년째 맡고 있다.직업도 직업인지라 매사 원리원칙을 고수했고 관리소장 또한 강직하고 투명한 분이라 별 탈없이 직책을 유지하고 있지만 당장 코앞에 재도장 및 방수공사가 닥친 상태다.

그러다보니 위와 같은 업체와의 검은 유착을 배제하고 정당한 가격으로 최상의 공사를 진행함이 도리라 생각하고 가장 좋은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고심에 고심을 더 할 뿐이다.

지금까지 살아 온 아파트고 앞으로도 살아 갈 아파트다.동거동락은 아니더라도 주거지역은 같다.

전국 대부분의 아파트단지 입주자대표들이 바쁜일정에도 불구하고 입주자들을 위한 동대표를 맡아서 시간을 쪼갠다.

그런 순수한 마음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임기를 마치다 보면 자아만족에 도취되리라 생각한다. 오래된 아파트라 배관공사가 신경쓰인다. 몇십 억이 소요되는 공사비는 엄두도 나지 않는다. 경기도나 안산시는 이런 숙제를 풀어 달라고 지난 번에 칼럼을 쓰기도 했다.

道나 市는 단순히 아파트 관리업무를 통제만 하지 말고 노후배관으로 인한 주민들의 고통을 해소 시켜주는 일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아파트재건축만큼이나 심각한 노후배관 공사를 장기수선충당금으로 해결하라는 말은 탁상행정의 표본(?)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이번 선거에 당선되는 시장은 재고해야 할 사안이다.

아무쪼록 전자에 열거한 모 아파트 동대표들의 입찰비리 의혹이 사실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

저작권자 © 안산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