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윤주 삼일초등학교 교장

학교교육현장에 학교폭력과 관련된 기구가 몇 가지나 될까? 학교폭력예방책임교사, 학교폭력갈등조정자문단,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위기관리위원회, 학교폭력예방현장지원단, 학생선도위원회, WEE 상담센터 등등 학교급별 실정에 맞게 학교폭력과 갈등을 조정 또는 예방을 위한 관련 기구가 운영되고 있다.

고향마을에서 아이들은 언제나 '우리 아이'로 불리워지고 키워졌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학교폭력이 빈발하면서 갈등이 생겼을 때 '우리 아이'가 아닌 '내 아이'로 대화가 이루어지는 것을 종종 본다. 학습관련 상품도 '내 아이 키우기' '내 아이 학습하기' 등이 심심치 않게 보여 진다.한국의 사회는 가족중심사회이면서 관계중심사회이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아메리칸 인디언 오마스 족의 격언이 아니더라도 이미 한국사회는 옛날부터 온 마을이 아이들의 교육에 동참하며 함께 교육하고 함께 키워왔다. 굳이 아버지나 어머니가 아니어도 그분들 앞에서 나쁜 짓을 하면 단연히 꾸중을 듣고 훈시를 들어야했고, 마을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누구네 몇째가 왔네!"하며 인사하기 바쁘게 마을 어른들이 서로 서로 관심을 가지며 격려와 칭찬으로 아이들을 키워왔다.

경기도교육지원청에서 4.16교육체제의 비젼으로 '행복한 배움으로 특별한 희망을 만드는 공평한 학습사회'로 세웠다. 안산시교육지원청 역시 '학교를 학교답게'라는 약속으로 교육의 패러다임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다.

경쟁에서 협력으로,성적에서 성장으로,지시와 통제에서 자율과 자치로,개인책임에서 공동책임으로...

일부 단체에서는 "우리 아이를 지켜주세요"라고 마킹된 패치를 가방에 달아주는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누구나 우리 아이를 보면 교육적으로 지켜주기를 바라는 부모들의 소망의 표현일 것이다. 아이들은 소유물이 아닌 사회의 구성원이고 우리사회의 미래 주역들이다. 누가 누구의 아이가 아닌 우리 모두가 함께 호흡하고 함께 누려야 할 마을의 주인공인 것이다. 나 혼자 내 아이를 교육할 수도 없으며 여러 가지 어려움에서 지켜나갈 수는 더욱 힘든 상황이다.

학교 내 여러 학교폭력예방 교육관련 기구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 또한 그 어려움을 대변하는 현상인 것이다. 마을의 구성원으로서 어른들과 어린이들과 청소년들과 각 기관들이 함께 협력하는 '마을교육공동체'로서 '우리 아이'로 육성하는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아이들은 경쟁관계에서 협력관계로 변화되어져야하고 교육의 책임은 개인의 책임이 아닌 공동의 책임으로 커지고 나누어지는 것이다. 학교 또한 지시와 통제에서 자율과 자치로 인권을 존중하고 시설을 개방하여 교육협력의 주체적 기능을 추가하고 있다.

그렇게 마을 구성원 모두가 '내 아이'가 아닌 '우리의 아이'로 관심과 격려를 보일 때 학생 스스로 삶의 의미와 가치를 지역사회에서 습득하며, 스스로 배움이 일어나는 장소로서 마을 및 지역사회가 제 역할을 다하는 교육기구가 되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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