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동90블록 복합개발사업은 실시 협약 기준 3조 7천억원의 공사비가 투입되는 메머드급 사업이다.

협약으로부터 10여년이 지나는 동안, 휑했던 챔프카 경주장은 조금씩 변화를 거듭해 그럴싸한 브랜드 간판을 단 공동주택으로 변모중이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학교용지 문제도 지난 시의회에서 의결되면서 2년 후 개교에 문제가 없게 됐다.

최소한 겉으로는, 시민들로 하여금 기대를 갖게 하기에 충분한 모습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줄기찬 의혹과 불투명의 연속이다.

사업 계획 시점부터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들만 해도 줄잡아 10여개 이상이 된다.

최근에는 서로 잘해보자며 안산시와 사업시행자인 GS 사이에 맺은 지역상생협약을 두고 의회와 지역 단체들의 의혹의 눈초리가 거세다.

그런데, 이를 대처하는 안산시의 자세가 조금은 수상쩍다.

지역상생협약과 관련된 지역 업체의 자료를 요구하는 목소리에 과도하게 폐쇄적인 모습이다.

그리고 19일, 장장 3페이지에 걸쳐 사동90블록 사업은 아무 문제 없는 사업이라는 입장을 전하는 보도자료에서 이에 대한 해명(?)을 했다.

하지만 그 주체, 해명의 주체는 안산시가 아닌, GS건설의 의견 전달에 불과했다.

그리고 지역 건설업체 관계자의 발언이라며 이런 의혹 제기를 자중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마치 공무원으로서 대놓고 하지 못하는 말을 지역 업체의 탈을 쓰고 대신 한 듯한 느낌이 강하다.

매우 이례적인 보도자료다. 난감한 사안을 사업시행사에 떠넘긴 모양새다. 그것도 사업시행사가 대놓고 안산시와 맺은 협약을 파기하겠다는 엄포를 그대로 자료에 옮겨놓았다.

안산시의 올해 예산 총액은 약 2조1천400억원이다. 단순 비교 대상은 아니지만 시 예산의 두배 가까지 되는 대형 공사를 맡은 시행사가 원하지 않으니 우리로서는 어쩔 수 없다는 뉘앙스다.

안산시는 지난해 말 기준 전국 모든 기초자치단체 중 인구수 8번째에 해당하는, 대도시에 버금가는 중소도시다. 최근 문재인 정부의 의지와 각 지자체가 주장하는 지방분권개헌 목소리에 누구보다 열심인 안산시다.

하지만 70만이 넘는 안산시민에게 명확하고 투명한 정보를 제공하고 의혹을 해소하기보다 사업 파트너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한 안산시가 지방 분권의 목소리를 높이고 시민을 위한 지방자치를 하겠다는 주장에는 선뜻 동의하기가 어렵다.

단도직입적으로, 안산시는 지방 분권의 대상이 될 자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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