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번도 얼굴 비추지 않는 시장 야속해
조합원 대부분 노인들, 힘들지만 무기한 투쟁할 것

체감온도 영하 20도에 육박하는 혹한의 날씨 속에서도 집회에 참석한 30여명의 해안주택조합원들이 아무런 대답이 없는 안산시청을 향해 규탄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시장님, 시장님, 안산시장님, 30년된 민원을 해결해 주세요”

아침기온 영하 17도, 집회가 시작되는 오후 2시에도 영하 11도를 기록할 정도로 강추위가 맹위를 떨쳤단 26일. 안산시를 규탄한다는 우렁찬 구호 외침과 함께 집회 참석자들의 떼창이 시작됐다.

벌써 6개월이 넘도록 집회를 이어가고 있는 이들은 해안주택조합(조합장 배정자) 조합원들로 한양대학교 에리카캠퍼스와 명혜학교 사이에 위치한 사동공원의 공동주택 개발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거의 일주일째 계속된 강추위로 인해 평소보다 다소 적은 30여명이 이날 집회에 참여했지만, 안산시를 규탄하는 순간에는 수 백명이 부럽지 않은 한 목소리를 낸다.

이들은 안산시의 무관심과 이중적인 태도를 꼬집으며 대화의 창구조차 마련하지 않는 안산시에 불만을 토로했다.

배정자 조합장은 “2016년 시장실에 찾아갔을 때 모 국장이 ”소문내지 말고 제안서를 만들어 와 봐라“고 언급해 비용을 들여 제안서를 제출했지만 모두 상황에 맞지 않는다며 묵살됐다”면서 “6개월이 넘게 집회를 하고 있지만 시장은 얼굴 한번 비치지 않는다. 아무리 자기들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힘든 주장이라 하더라도 강 건너 불구경 하듯 하는 안산시장을 비롯한 안산시 공무원들의 처사가 올바른지 묻고 싶다”고 주장한다.

이들의 외침을 매일 듣는 시청 공무원들은 이들의 구호와 집회 레파토리를 거의 외울정도가 됐다. 시청 민원동에 근무하는 한 직원은 “직선거리로 채 100미터도 되지 않는 곳에서 대형 스피커를 통해 나오는 구호를 150일 넘게 들으면 저절로 외워진다”면서 그들의 시위 구호를 따라해 헛웃음을 짓게 했다.

집회 현장을 지나는 시민들도 이들의 요구의 힘을 보탠다.

시민 최 모씨는 “매일 시청 앞을 지나는데 집회하시는 분들의 목소리만 들었지 관계 공무원들이 나와서 대화하는 모습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며, “본인들에게 득이 되지 않거나 받아주기 힘든 민원일지라도 나이 많은 어르신들의 목소리를 공감하고 고민하는 자세를 취하는 것이 시정 책임자들의 덕목 아닐까 싶다”는 생각을 전했다.

한편, 그동안 이들의 시위권을 최대한 보장하겠다던 안산시가 최근 이들에 대해 법적인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향후 상호간의 물리적인 충돌이 빚어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제종길 안산시장은 최근 동 연두방문 현장에서 이들에 대한 언급을 하며 “시청 앞 집회하는 인원들은 안산시민이 아닌 사람들이 상당수”라며 “시간도 많이 지났고 이제 법률 자문을 거쳐 이에 맞는 합당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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