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동적, 수동적이라는 말이 있다.

이 둘을 구분 짓는 것은 어떤 행동을 마음에 내켜서 수행하느냐, 아니면 외부 요인이나 작용에 의해 움직이느냐에 따른다.

능동적이냐 수동적이냐에 따라 사람이 느끼는 몰입도와 그에 따른 능률은 극과 극의 모습을 보인다.

예컨대 내가 좋아하는 가수의 콘서트장에서 보내는 2시간은 마치 찰나의 순간으로 느껴질 정도로 빨리 지나가고 몰입도 역시 최고조에 달하지만, 전혀 관심이 없는 분야에 대해 논하는 2시간의 토론은 내내 졸음과의 힘겨운 사투를 벌여야 한다.

같은 2시간을 보냄에도 이처럼 능동적이냐 수동적이냐의 여부는 그 시간이 지난 이후 남기는 흔적에서 매우 큰 차이를 보이게 된다.

안산의 앞으로의 4년을 책임질 대표를 뽑는 지방선거가 불과 5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얼마 전 만난 한 공무원은 대화 도중 “올 상반기, 누가 일 하려고 하겠습니까?”라며 남은 5개월 공직 사회에서 지속 될 ‘수동적 행정’에 대해 예고했다.

그는 과거에 비춰 이런 ‘수동적 행정’이 비교적 일찍 시작됐다며, 제종길 시장의 레임덕 현상의 여파인 것 같다는 자제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선거까지 앞으로 남은 150여일. 공무원들의 수동적 행정을 직접 접해야 하는 안산의 70만 시민은 얼마나 불쌍한 사람들인가.

안산의 젖줄, 반월공단을 심폐소생 해 줄 시화멀티테크노밸리(이하 MTV)에 입주할 기업을 선정함에 있어서도 이런 수동적 행정의 폐해는 존재한다.

안산시는 지난 2010년 ‘대기업유치과’를 신설하고 MTV에 입주할 유망 우량기업 유치에 발벗고 나설 것을 천명했다.

그때만 해도 외부에서 안산시 관할 MTV지역으로 이전 입주하는 기업에 제공할 각종 혜택들을 열거하며 내일이라도 당장 이름만 들어도 알법 한 기업들을 유치할 양 홍보에 열을 올렸다. 하지만 결과는 어떤가. 2014년 말까지 MTV지역에 안산시 추천으로 분양이 확정된 업체를 살펴보면 2011년 9월 ㈜다원시스와 ㈜제이오, 그리고 2012년 5월에 ㈜유니락, 2013년 12월 한성특수장비(주)가 전부이다.

㈜다원시스가 600억원을, ㈜유니락이 48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 그나마 ‘대기업유치’라는 이름에 조금 어울릴 뿐, 나머지 업체들의 투자금액은 토지비용과 약간의 건축비에 상당하는 금액일 뿐이다. ‘대기업유치과’에서 ‘투자유치과’로 이어지는 4~5년의 결과물은 고작 이것이 전부다. 그리고 그 나머지는 안산의 각종 조직을 운영하고 후원하는 인물들이 운영하는 중소업체 몫으로 돌아갔다.

물론 모든 지자체가 우량 기업 유치에 열을 올리는 실정에서 괜찮은 기업체 하나 유치하기가 쉽지 않은 현실은 인정하고 이해한다. 하지만 MTV라는 매력적인 아이템을 가졌던 안산시가 내놓은 성적표는 당시 그들의 마음가짐이 수동적이었는지 능동적이었는지를 충분히 짐작케 한다.

저작권자 © 안산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