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습지공원은 임시 휴관 수변공원은 시민들 천국
달랑 현수막 한 장이 전부 눈가리고 아웅하는 시행정

전국적인 확산 양상을 보이는 조류 인플루엔자(이하 AI)에 대응하는 안산시의 미흡한 조치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안산갈대습지공원은 임시 휴장했지만 철새들이 노닐고 있는 시화호 수변공원은 덜렁 현수막 한 장이 전부다. 시민들은 안산갈대습지공원 안이나 수변공원이나 철새들이 다니는 곳은 달라질게 없는데 갈대습지공원만 폐장한다는게 행정편의적인 발상이다는 지적이다. 이태호 기자 kaz@ansantimes.co.kr

전국적인 확산 양상을 보이는 조류 인플루엔자(이하 AI)에 대응하는 안산시의 미흡한 조치가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수도권 최대의 철새도래지로 홍보해 온 안산갈대습지공원은 AI 발생과 동시에 임시 휴관 조치에 들어갔지만, 갈대습지공원 입구 삼거리에서 사동 푸르지오 9차까지 약 2.4km에 이르는 수변공원의 출입은 아무 제지 없이 이뤄지고 있어 문제라는 지적이다.

안산시가 안산갈대습지공원과 수변공원의 AI에 대한 주의사항을 달랑 현수막 한 장으로 나눠놔 문제가 되고 있다. 갈대습지공원은 들어가면 안 되고 수변공원은 들어가도 된다는 것인가 . 묻지 않을 수 없다. AI방지를 위해서. 이태호 기자 kaz@ansantimes.co.kr

AI는 지난달 전북 고창 육용오리농가에서의 발생한 의심 신고가 H5N6 고병원성으로 판명된 이후 지난 20일 경기도 용인의 청미천변에서 수거한 야생조류의 분변이 24일 고병원성 항원으로 최종 판명되면서 수도권까지 점차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최초 발생지인 전남, 전북지역의 AI가 주로 육용 농가에서 발생한 반면, 최근 보고된 충남 천안, 경기도 용인 등 수도권과 가까운 지역의 AI가 철새 분변에서 채취한 시료에서 발견된 점에서 철새들이 많이 찾는 갈대습지공원을 보유하고 있는 안산 역시 경계태세를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갈대습지공원에서 시화호로 이어지는 수변공원에는 여전히 많은 시민들이 별다른 제한 없이 드나들며 운동과 산책을 즐기고 있으며, 이를 제지하는 것은 수변공원 입구에 걸려있는 ‘철새나 철새의 분변을 만지지 말라’는 내용의 현수막 하나 뿐인 것으로 드러나 시민들의 적잖은 우려를 낳고 있다.

수변공원 입구 인근에 하천을 가까이 바라보며 쉴 수 있게 조성한 목재 데크에서 하천까지의 거리는 불과 10~20m 남짓으로 청둥오리가 하천을 유영하는 모습, 물고기를 사냥하는 모습 등 철새를 가까이서 생생하게 관찰할 수 있다.

이에 시민들은 철새와 철새의 분변을 얼마든지 쉽게 접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AI의 전파 매개체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같은 상황은 컨트롤타워가 명확하지 않은 안산시의 AI 관련 행정에 기인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안산시는 AI위기경보가 ‘심각’단계로 격상된 지난달 21일부터 안전사회지원과에 AI대책본부를, 관련부서인 농업정책과에서 상황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필요에 따라 시설 및 공간의 폐쇄, 제한적 운영 등에 대한 의견을 각각 해당 부서에 전달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는 대부분의 지자체에서 동일하게 시행하고 있는 사항이지만 세부적인 역할분장에 있어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엄연히 존재하는 상황이다.

안산시 관계자는 “AI위기경보가 ‘심각’단계로 격상되며 상부의 지침에 의해 대책본부를 추가로 운영하고 있다”면서 “상황에 따라 중요한 사항은 대책본부를 통해 전달하지만 세세한 지침은 농업정책과를 통해 전달된다”고 설명했다.

수변공원 인근에서 만난 시민 A씨는 “오랜만에 연인과 함께 데이트를 하기 위해 갈대습지공원을 방문했는데 AI로 인해 휴장을 한다고 해서 아쉬웠다”면서 “바로 옆 수변공원에는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데 갈대습지공원만 휴장한다고 AI 예방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는 우려의 의견을 전했다.

이에 대해 안산시 관계자는 “안산갈대습지공원의 휴장은 환경정책과에서 결정해 진행한 것”이라며, “수변공원을 모두 폐쇄할 수 는 없는 상황이며, 이와 관련해 논의해 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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