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대 함께 활동 했던 김창렬, 윤명로, 정창섭 회화작품도 함께 전시

안산문화재단 단원미술관에서는 2017년의 대미를 장식할 기획전으로 한국 추상미술 1세대라 할 수 있는 장성순 작가의 작품세계를 집중 조명하는 전시를 마련하였다.

2차 세계대전 이후 기존의 기하학적 추상의 차갑고 이지적인 측면에 반발해 강렬한 표현과 격정적인 주관을 표방하며 등장했던 한국 추상화의 흐름은 당대의 한국현대미술을 주도하는 미술사조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이 격정의 한국추상의 중심에 안산의 작가 장성순이 있다.

 

장성순은 초창기 한국 추상미술의 흐름을 주도한 「현대미협」과 「Actual악튀엘」의 구성원으로서 60년대 초 두 번의 파리비엔날레에 참여할 만큼 존재감을 드러냈고, 당대에 함께 활동한 김창렬, 박서보, 정창섭, 윤명로 등과 두터운 교류와 교분을 나누며 1956년 현대미술가협회 창립과 1960년대 앵포르멜* 운동을 주도했다. 이러한 상황들로 볼 때 장성순의 예술적 행보와 그의 미술사적 궤적은 평단과 미술 애호가들로부터 충분히 인정받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1970년대부터 근작까지 시대별 변천사를 통한 화업 조명

이번 전시는 장성순 화백 필생의 역작 중 207점의 작품을 안산시에 기꺼이 기증한 작가의 뜻 깊은 순간을 기념해 특별전의 형식으로 열린다. 장성순 기증 특별展 <모더니스트 장성순, 삶은 추상이어라>는 오는 12월12일부터 내년 3월11일까지 단원미술관에서 진행되며, 크게 세 개의 주제별 섹션으로 구성된다.

제1섹션은 <추상: 무한한 정신과 자유>를 주제로 1970년대에서 80년대에 이르는 장성순의 기증작품을 엄선해 소개한다. ‘돌’의 정서가 지배적인 화풍으로 피어나는 시기를 살필 수 있다. 제2섹션에서는 <추상: 긋는다>를 주제로 1990년대의 장성순을 만나게 한다. 과감한 색면 배치와 거침없는 선들이 춤을 추는 한국추상의 참맛을 살필 수 있다. 제3섹션에서는 <추상: 집념의 회화>를 주제로 2000년대의 왕성하고 엄청난 확장력을 지닌 장성순을 만나게 한다. 문자와 관념이 무의식의 세계와 의식을 넘나드는 괴물 같은 작가의 집념을 살필 수 있다.

 

장성순 작가는 어릴 적 앓았던 심한 중병으로 청력을 서서히 잃어버리는 수난 속에서 ‘추상’을 대면했던 작가였다. 결국, 청력이 문제가 되어 서울대에서의 미술수학을 끝내지 못했던 장성순 작가의 비운은 오히려 이쾌대, 이봉상 이라는 한국 미술사의 거두를 스승으로 삼으면서 다양한 미술적 자양분을 얻게 했다. 장성순의 작업에서 어떤 비장미를 만나고 형성하게 되는 이유가 바로 작가 자신의 강한 현실극복과 그에 따른 생존방식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건강상의 이유로 최근 작업의 어려움에 다다르기까지 평생을 오로지 추상으로 삶의 문제를 직시해 온 그의 인생여정은 작품의 무게만큼이나 담담하고 숙연하기까지 하다.

 

이번 전시에는 장성순의 기증 작품 중 43점을 엄선해 스페셜 섹션의 5작품과 함께 총 48점을 선보인다. 스페셜 섹션에는 장성순 작가와 함께 1세대 한국추상을 이끌었던 김창렬, 정창섭, 윤명로 등의 회화작품이 함께해 특별전을 더욱 풍성하게 한다.

전시관람 문의는 (재)안산문화재단 단원미술관 031-481-0504으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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