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규<성형외과 전문의·비에이성형외과 원장>

예전에 들었던 넌센스 퀴즈 하나. 미국인들을 가장 많이 죽인 동물은 무엇일까? 정답은 바로 ‘프라이드 치킨’이라고 한다. 비만이 미국인들의 건강을 위협하기 시작한 것은 이미 오래되었지만 최근에는 절반에 가까운 성인들이 비만의 위험에 놓여있다는 결과가 보도되기도 했다. 비만이 과거 한 시대를 위협했던 흑사병이나 콜레라와 같은 전염병이 되어가고 있다고 경고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이는 서구적인 식습관에 이미 길들여진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국에서 인기 있는 성형수술 중 하나는 복부성형술이다. 늘어나있는 피부를 하복부에 있는 지방조직과 함께 절제해내고 당겨서 봉합해주는 것이다. 벨트라인을 따라 흉터가 길게 남기 때문에 흉터에 민감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크게 인기가 없었는데 최근에는 이 수술을 받는 환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복부나 허벅지 등에 지방이 많고 피부가 심하게 늘어난 것은 아니라면 지방흡입술을 먼저 고려해볼 수 있다.

반면 얼굴이나 신체부위에 지방을 이식하는 수술도 많이 이루어진다. 얼굴에서는 이마나 팔자주름, 꺼진 볼이나 관자부위에 이식하는 경우가 많고 최근에는 가슴을 비롯해 체형교정을 목적으로 지방이식을 받는 사람들도 많다. 지방이식을 하기 위해서는 어딘가에서 지방을 채취해야 하는데 사실 그 채취하는 과정은 지방흡입수술을 하는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즉 배나 허벅지의 지방을 흡입하여 정제하는 과정을 거친 뒤 원하는 부위에 옮겨주는 것이 지방이식수술인 것이다.

지방은 우리의 신체 내에 골고루 분포해있고 아주 날씬한 사람이 아니라면 대부분 허벅지 등에서 충분한 양을 채취할 수 있다. 성형외과 의사의 입장에서 지방은 기능상의 큰 손실이 없이 채취할 수 있고 재건이나 미용상의 목적으로 여러 신체부위에 비교적 안전하게 이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유용한 재료이다. 또한 지방으로부터 줄기세포를 추출해내는 기술도 개발되어 다양한 분야에 쓰이고 있다.

지방흡입은 수술방법이 단순해 보여도 생각보다 고려할 점이 많고 충분한 경험이 요구되는 수술 중 하나이다. 통증과 붓기가 덜하도록 적당한 양의 마취용액을 주입해야 하고 무엇보다 가능하면 깊은 지방을 흡입해서 표면이 울퉁불퉁해지거나 피부의 함몰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한마디로 지방흡입술은 지방을 몇cc 뽑았는지가 중요하다기보다 얼마만큼의 지방을 적절하게 남겼는지가 중요한 수술이다.

지방흡입수술로 살이 빠질 수 있는지 종종 질문을 받는다. 물론 지방흡입을 하면 흡입해내는 지방만큼 체중이 줄기는 하겠지만 체중변화는 크지 않다. 하지만 복부둘레나 허벅지둘레 같은 사이즈는 변할 수 있다. 과도한 지방을 제거해서 본인이 본래 가지고 있던 라인을 살려주는 수술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문의 485-7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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