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석<취재국장>

 

전국 기초의원들 중 상위 수준인 월 393만여 원(의정활동비 110만원, 월정수당 283만 6천원)에 달하는 세비를 받고 있는 시의회가 정례화 되버린 해외연수(공무국외연수)를 30일 떠나 시민들을 허탈하게 하고 있다.

이미 본지에서는 지난 호 1면 머릿기사로 ‘정당별로 떠나는 이상한 시의회 해외연수’를 보도한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의회는 이번 해외연수에 대한 정당성을 언급하고 나섰다.

7대 시의회 후반기 들어 의장단 선출부터 파행을 거듭하면서 시정을 발목 잡아왔던 행태를 통해 볼 때 10월 30일부터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말레이시와 싱가폴을 6박 7일 일정으로 민주당은 러시아를 5박 6일 일정으로 해외연수를 간다고 하니 과연 선진국 시의원들의 소박한 봉사자세를 배워 와서 생산적인 의정 활동에 매진할 수 있을 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그동안 시의회 해외연수는 정당별로 가기보다는 상임위나 연수지역에 따라 관심있는 의원들이 팀별로 나눠 가고는 했다. 이는 해외 선진지 견학하는데 있어 자유로운 선택권을 시의원들에게 주고 그들이 자체 연수 보고서 등을 통해 안산시에 어떤 식으로 접목시킬 수 있을 것인지를 아는데 도움을 주기 위함이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시의원들의 해외연수에 있어서 공무국외여행 심사위원회 구성의 불공정성 문제가 줄곧 제기되면서 형식적인 심사와 과다한 해외연수비 지출로 시민의 혈세가 낭비되는 점을 고려할 필요성이 있다.

또한 공무국외여행의 내용의 세부사항을 검토해보면 안산시의 현실과 비교해 연관 관계가 없어(단순관광 등) 안산시 의정에 반영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많다. 주된 방문지인 말레이시아·싱가폴,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사할린 등은 이미 의원들 대부분이 공·사적으로 자주 다녀왔던 지역이다.

심지어 모 의원은 일곱 번이나 똑 같은 연수코스를 다녀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시의원들의 해외연수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기 보다 매년 반복되는 연례 행사의 일환으로 생각하다보니 혈세를 투입할 만큼 건설적이지 못하다는 것도 동료 시의원들도 공감을 가는 지적이다.

1인당 시의원들의 해외연수비용은 더구나 250만원 내외다. 현재 시의원 20명으로 봤을 때 5천만원의 비용이 소요된다. 여기에 의회사무국 직원 등을 합치면 6천여만의 비용이 든다. 시의원 입장에서 봤을 때 정당별로 가든, 상임위별로 가든 별 문제가 없다고는 하지만 다분히 외부시각에서 봤을때 형식적인 해외연수로 보일 수 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해외연수 대상자를 의원 8명에 수행 공무원 4명 규모로 짜서 집단이 한꺼번에 이동함으로써 현지에서의 자료 수집과 구체적인 연수활동이 힘들게 되어 있으며, 사소한 일처리까지도 공무원들이 동원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낭비적이고 비합리적인 해외연수 방식을 하루빨리 탈피하고 선진국 의회의 생산적인 의정활동과 지방정부의 바람직한 모범들을 제대로 배워 와서 안산시 의정에 적용할 수 있는 해외연수를 하기 바란다.

시의회가 시민들의 소리에 겸허하게 귀를 기울여 시민의 심부름꾼의 본분을 망각한 채 구시대의 행태를 되풀이하지 않고 시민의 편에서 합리적이고 투명한 의정활동을 통해 존경받는 의회가 될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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