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근<안산시의회 의장>

안산이 고향인 이민근 시의회 의장은 모범생이자 효자와 같은 관상이지만 정치판에 뛰어든 만큼 좀 더 거칠어야 한다는 말에 환하게 웃으며 대답했다."나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은 버려야 겠죠?"

시의회 의원 3선인 이민근(48) 시의회의장은 내년 지방선거 자유한국당 시장후보로 거론될 만큼 정치연륜이 높아졌다. 의회의원 11년째인 이의장인지라 시장 후보로 나설만도 하다. 새겨보면 시 감시기구인 시의원인 까닭에 시정방향이나 정책, 입안들을 누누히 검토도 해 봤을터이고 거쳐간 시장들의 성공과 실패도 온 몸으로 터득했을 터이니 시장후보로는 적합할 만 하다.

더구나 그는 안산 사람이다. 누구보다도 안산의 구석구석을 잘 알고 있으면서 시정을 살핀다면 그렇게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본인의 소양이 능사는 아니다. 공부 잘 하는 우등생의 외모와 심성이 착한 효자같은 느낌에서 거칠고 탁한 정치판을 이끌고 갈 수 있을까 우려되는 부분이 없잖아 있다. 아무튼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는지도 모를 이민근 의장을 만났다.

 

―3선 시의원이면서 내년 6.13 지방선거가 8개월 남짓 남았다. 남다른 각오가 있을 것 같은데.

지난 2006년부터 세 번의 선거를 치렀지만 선거를 거듭할수록 유권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느낀다. 한번도 쉬운 선거는 없었다. 지방지치가 성숙해지면서 시민들도 자신이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게 됐고, 그것을 정책에 반영시키는 절차에도 정보가 많아졌다.

시민들의 정치 관여도가 높아질수록 대의기관인 시의원들이 더 많은 노력과 공부를 해야한다. 이러한 점들을 늘 가슴에 새기면서 시민들 곁에서 지난 11년 동안 정치 활동을 해 왔다.

내년 선거는 개인적으로 정치 인생의 전환점이자 그 동안 펼쳐왔던 활동들을 유권자로부터 평가받는 의미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시의원으로서 지역 발전과 안산시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시민들 곁에서 노력한 그간의 시간들에 대한 성적표를 받는다는 자세로 임하겠다.

 

―언론에서 거론되는 시장후보군의 한명인 셈인데 정작 본인의 생각이나 결심은 어떠한지.

안산시와 함께 성장한 사람으로서 누구보다 안산에 대한 애정이 많지만 최근 몇 년간 안산시의 인구가 감소하고 중심축을 이루고 있는 30~40대 연령층이 주변 도시로 떠나는 걸 보면서 그동안 안산시가 추진했던 정책들이 시민들에게 확신과 미래에 대한 기대를 주지 못하고 겉돌지 않았나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한 도시의 성장 가능성을 파악하고자 한다면 그 도시의 인구 추이를 보면 되는데, 그런 점에서 인구가 줄고 있는 안산은 도시 정책에 관한 전반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에 와 있다.

아시다시피 안산시는 전국 각지에서 오신 분들이 여러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면서 만든 도시다. 시민들이 안산을 떠나지 않고 대대손손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 보고 싶다는 생각에 결심을 하게 됐다.

내년 지방선거에서는 안산시가 경기 서부권의 중심 도시로서 입지를 다지며 성장의 추세를 유지할 수 있느냐를 결정짓는 중요한 선택이 이뤄지게 된다. 그래서 무엇보다 미래를 위한 선택이 이뤄져야 하고, 시의원으로서 그 동안 쌓아온 정치적 자산을 안산의 발전을 위해 시민들과 공유해야할 때라고 보고 있다.

 

이민근 의장(사진 가운데)이 성포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열린 ‘성포동 사랑의 돈가스 판매 행사’에 참석해 시민들과 함께 돈가스를 만들고 있다.

 

―올해가 시의원 11년차로 부의장과 의장을 역임하는 셈이다. 머리 속을 스치는 희노애락을 되새긴다면.

11년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2006년 가슴에 시의원 배지를 달고 처음 등원했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당시는 시의원이 무급 명예직에서 유급직으로 전환한 첫 시기여서 의회 내에서도 과도기적 변화가 많았던 것으로 회상한다.

선배 의원들의 지도 편달 하에 예산 심의와 행정사무감사 기법 등 시의원이 갖춰야 할 능력들을 배양하는 소중한 기회였다. 정치 신인으로 열정적으로 활동했으며 시행착오도 겪으면서 '정치인 이민근'의 기본을 닦았다.

의장에 당선된 뒤 의장단 구성까지의 갈등을 봉합하는 과정도 잊을 수 없다. 지난 2016년 총선을 통해 바뀐 정치 지형이 의회 내에도 영향을 끼쳤고 그로 인한 파장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의회 정상화를 위해 노력해 주신 동료 선배 의원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이러한 치유의 과정이 의회가 한층 더 성숙해지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에 함께 나아갈 수 있었다.

 

―만약 내년 6.13 지방선거에서 시장후보가 된다면 안산시를 어떤 방법으로 발전시킬 것인지 간략하게 청사진을 그려본다면.

앞서도 말씀 드린바 있지만, 도시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인구다. 사람들이 모여 도시 발전을 이루고, 도시 발전이 사람을 모으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내야 한다.

요즘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이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경향을 나타내는 말인데, 안산의 도시 발전과 인구 유입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

양적 수준을 넘어 삶의 질적 수준을 고려하는 이러한 생활 방식을 도시에서 영위하기 위해서는 일자리와 주거, 교육, 교통, 환경 등의 요소가 골고루 갖춰져야 한다.

시민들의 균형잡힌 삶을 위해서 각 분야에서 다양한 정책을 추구할 것이다.

반월시화 산단의 배후도시로 조성된 안산은 그동안 산업도시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과거에는 풍부한 일자리로 젊은 층의 인구가 유입되는 효과가 있었지만, 최근에는 저임금의 일자리가 늘면서 외국인 노동자들이 내국인들을 대체하고 있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힘쓰는 한편 안산시가 4차 산업 혁명을 선도하는 도시로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원해 그 동안의 낡은 도시 이미지 쇄신에 나설 것이다.

아울러 신안산선 등 이전부터 추진해왔던 교통망 건립이 원활히 추진될 수 있게 지자체의 역할을 확보해 나가겠다.

도시가 삶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기반 시설과 행정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인구가 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안산의 지역적 자산에 대한 정확한 분석을 선행한 후에 도시 발전을 위한 큰 그림을 그려나갈 계획이다.

이민근 의장(사진 가운데)이 일일 지점장 활동 차 KT 동안산지점을 방문해 지역 통신망 시설을 확인하고 있는 모습.

―세간에서 평하기를 때묻지 않은 정치인이라고 거론들 한다. 내년 선거를 치르다 보면 때가 묻을 수 도 있을텐데.

지역 발전을 위해 진정성을 갖고 의정활동을 펼쳐왔기에 그런 평가가 나왔다고 생각한다.

선거를 '욕망의 경연장'이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있다. 선거를 치르다보면 많은 일들이 생길 수 있다. 초심을 잃지 않을 것이다. 유혹이 있을 때마다 처음 정치에 입문했을 때 각오를 되새기곤 한다. 혼자가 아닌 우리를 위해, ‘같이’의 가치를 실천하고자 정치에 나섰던 때를 생각한다.

정치인들의 가장 큰 착각이 “나 아니면 안된다”고 하는 것이다. 선거에 임하는 사람으로서 일정부분 필요할 수도 있겠지만 결국 그런 '자만'의 끝은 좋지 못하다. 늘 겸손한 자세로 임할 것이며, 불의는 배제하고 다수의 이익 실현을 위해 최선의 방안을 찾을 것이다.

 

―본인이 세상을 살아가는 이정표는 무엇이며 정치인으로서 어떤 족적을 남기고 싶은지.

인생의 모토는 “멀리 보자(망원:望遠)”이다. 장기적 안목에서 서두르지 않고 기본을 다져나가야 원하는 목적에 이를 수 있다. 멀리 가려면 동료가 필요하기도 하다.

짧다면 짧겠지만 지난 11년 동안 정치 인생을 꾸려올 수 있었던 것도 서두르지 않고 멀리 내다본 덕분이다. 서두르다 보면 실수가 늘고 상황 판단도 흐려진다. 또 빨리 지치게 된다. 일이 뜻대로 안될수록 더 멀리 보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정치인으로서 어떤 자리에 오르는 것을 목적으로 삼고 있지는 않다. 다만 목표하는 것은 주위의 동료들이나 시민들로부터 따뜻하고 진정성 있는 정치인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는 것이다.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주어진 사명을 다하고자 노력할 것이다. 결과 못지않게 과정도 중시하겠다. 그동안 ‘민생현장 100바퀴’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활동하면서 안산의 장점과 문제점들에 대한 정확한 솔루션을 파악했다고 생각한다. 현장에서 답을 찾는 밀착형 활동으로 안산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겠다.

저작권자 © 안산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