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춘<한도병원 이비인후과장>

축농증은 정확한 의학용어로는 부비동염이라고 한다. 간단히 말하자면 부비동에 염증이 생겼다는 말이다. 부비동이란 얼굴 안쪽에 들어있는 공기로 차있는 비어있는 작은 방들이라 생각하면 된다. 즉 코를 중심으로 양쪽 뺨 안쪽에는 상악동이, 양쪽 눈과 코 사이에는 사골동이, 또 코 위쪽 이마안쪽에는 전두동, 마지막으로 머리아래 코 깊숙히에는 접협동이라는 각각의 이름을 가진 작은 공간들이 있는데 이것들이 모두 부비동이다.

각 축농증 공간의 위치는 달라도 위 3개의 부비동의 배출구는 모두 중비갑개와 하비갑개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그래서 두 콧살의 상인 중비도는 축농증의 원인과 치료의 열쇠가 되는 구역이다.

부비동들은 얼굴 안쪽에서 코와 따로 떨어져 분리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코 안쪽 공간(비강)과 작은 구멍(배출구)을 통해 연결되어 있다. 즉 각각의 부비동 공간과 콧속 공간은 모래시계의 양쪽 유리병이라 생각하면 되고 배출구멍은 모래시계의 얇은 허리부분이라 생각하면 이해가 빠르다. 즉 부비동과 비강은 각각의 공간이지만 완벽히 연결되어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럼 축농증에서 가장 중요한 배출구멍 즉 부비동과 콧속을 연결해 주는 작은 구멍은 어디에 뚫려 있을까. 코안에는 흔히 콧살이라고 부르는 비갑개라는 산처럼 생긴 구조물이 3개씩 들어 있다. 위치에 따라 아래쪽부터 위쪽 순으로 하비갑개, 중비갑개, 상비갑개로 부른다.

축농증(부비동염) 일어나는 원인은 코감기, 콧속의 염증, 비염의 악화 등에 의해 위에 언급한 배출 구멍 주위가 부어올라 구멍자체가 작아지고 혹은 막혀 버리면서 시작된다. 이런 현상이 점점 심해지고 오래 가게되면 얼굴 안쪽 부비동안에서 자연적으로 분비되던 점액들이 코로 배출되지 못하고 정체되고 고인 물이 썩듯이 점점 고름(농)으로 변하게 된다. 이런 순간을 넘어서게 되면 부비동의 고름들이 배출구를 삐집고 나와 드디어 콧속에 농이 흐르기 시작하고 코막힘, 목으로 고름이 넘어가는 후비루 증상 등을 유발하는 것이다. 또 축농증이 생긴 부비동은 고름으로 가득차면서 안쪽에 세균(박테리아)에 의한 감염까지 겹치게 되고 점점 농이 짙어지고 더욱 점도가 진해져 끈적해지게 된다.

그럼 축농증의 진단은 어떻게 할까. 예전에는 X-ray 검사로 얼굴안쪽 부비동의 음영의 혼탁으로 판단했고, 또 요사이는 축농증의 진단과 병의 정도를 알아 보기 위해 CT 촬영을 많이 한다.

축농증의 치료는 크게 약물치료와 수술치료 두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먼저 약물치료는 코를 마르게 하는 약을 쓰거나 콧속 배출구의 종창을 가라앉혀 주는 약물을 사용하고 또 부비동 공간의 세균 감염을 완화하기 위해 세균을 잡는 항생제 치료를 병행한다. 대부분 급성 축농증의 경우 1~2 주 사이의 약물 치료로 증상이 호전되고 병이 완치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만성 축농증의 경우는 우선적으로 약물치료를 해보지만 약 반수 정도만이 약물에 의해 완치 되고 나머지 반 정도는 약물에 의해 호전되지만 지속적으로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

수술은 정상적인 콧속 점막은 그대로 두고, 병변이 있는 부위만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리고 수술의 타겟이 되는 부위도 부비동 공간 자체라기 보다는 위에 언급한 열쇠영역 즉 좁아지고 부어오른 배출구를 넓혀줌으로써 배출을 원활하게끔 만들어 주어 정상적인 코생리로 돌아 올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문의 8040-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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