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복지공단 안산병원 치과 과장 김선경

입냄새의 가장 주된 원인(연구에 따라 다양하나 70% 이상)도 치아와 혀에 쌓인 음식물 찌꺼기와 치면 세균막이다. 아침에 생기는 구취는 잠자는 동안 타액 분비가 감소하면서 타액에 의한 자정작용이 줄어들어 혐기성 세균 (porphyromonas gingivalis 포르피로모나스 진지발리스) 번식이 증가하게 된다. 이때 이 혐기성 세균이 구강 내에서 음식물 찌꺼기로부터 비롯된 단백질을 분해하는데, 이때 발생하는 휘발성 황 화합물로부터 입냄새가 나게 된다. 이 세균은 주로 지저분한 치아와 잇몸 경계의 잇몸 하방이나, 임플란트의 연결부 틈 속에 군락을 이룬다.

포르피로모나스 진지발리스 균을 비롯한 구강 내 세균에 의한 잇몸 염증의 초기 증상은 칫솔질할 때 잇몸에 피가 나고, 잇몸이 붓는 것이다. 이를 그냥 방치하거나 구강청결제를 사용하거나 약을 먹어서 해결하려 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 구강 내 혐기성 세균들은 항생제나 시중에 잇몸 치료약으로 알려져 있는 약들로는 제거되지 않는다. 그리고 구강청결제는 가글 형식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치아 표면에 붙어 있는 세균막을 제거하는 효과는 칫솔질에 비해 약하며, 치아와 잇몸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치는 세균막은 치아와 잇몸에 강하게 붙어있기 때문에 구강청결제만으로 칫솔질의 효과를 볼 수 없다.

치면세균막이 구강 내에 2주 이상 칫솔질이 잘 되지 않은 부위에 남아있게 되면, 타액에 함유된 칼슘 및 다른 이온들과 결합하여 단단한 치석으로 굳어지게 된다. 치면세균막으로부터 치석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치석은 치아와 잇몸 경계뿐만 아니라 치아의 뿌리 표면에도 생기게 되는데, 치석의 울퉁불퉁한 표면에 혐기성 세균이 더 잘 부착되고, 군락을 이루면서 잇몸을 비롯한 치주 조직에 염증을 일으키게 된다.

치과에서 치면 세균막과 치석 등을 제거하는 관리를 받지 않고, 잇몸약 등을 장기간 복용하면서 잇몸이 치료될 것을 기대하는 경우들이 많다. 하지만 잇몸약으로 치면세균막이나 치석을 없앨 수는 없다. 이렇게 약 복용으로 제거되지 않는 세균막을 방치하여 악화시키게 되면 결국 치아 주변의 잇몸뼈가 흡수되고, 잇몸의 흡수가 상당히 진행된 후에 치과에 방문하게 되면 치료가 불가능한 정도가 될 수도 있다.

이렇게 치면 세균막으로 인한 잇몸병의 진행과 치아 상실을 예방하기 위해 가정에서는 치면세균막이 잘 침착되는 부위인 치아와 잇몸 경계부분, 치아와 치아 사이 등을 세심히 칫솔질해주고, 칫솔이 잘 닿지 않는 부위는 치실과 치간 칫솔 등의 보조 기구를 사용하여 세균막을 최소화하도록 해야 한다. 더불어 치과에서 일반적인 경우에 1년에 1회 정기적으로 치석 제거 및 정기검진을 받을 것을 권한다. <문의 500-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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