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숙한 외모로 국회와 시청을 넘나든 제종길 안산시장

안산시장 제종길(62)은 영락없는 스승상이다. 중·고교 교사는 물론, 대학교수로 활약하는 것이 타고난 연분이다. 잘 생기지 않은 그 모습이 더욱 더 학생들과 친숙한 모양새다. 그런데 어쩌랴! 그런 그가 국회의원을 역임하고 안산시장도 거머쥐었다. 남들은 몇번씩 도전해도 불운을 맞는 정치인이 허다했지만 그는 단 한번으로 국회와 시청을 넘나 들었다. 이제 몇개월 후면 재선 고지를 향해 페어플레이를 펼칠 그에게 인생의 묘한 맛을 물어 보았다.

 

―시장 취임 이후 역점을 두고 추진한 주요 사업 3가지를 들고, 현재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

개별적인 사업이 아닌 전체적인 방향에 대해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우리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인프라 구축이라는 측면에서 철도교통 확충과 사동 90블록 개발을 들 수 있다. 신안산선 연장과 초지역 KTX 정차 유치는 지역 내 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일 뿐 아니라 재건축 사업의 활기에도 도움이 됐으며 4차 산업혁명 전초기지의 주요 기반이 되기도 한다. 또한, 사동 90블록 개발 사업을 통해 재정자립도를 높여 도시발전 중장기 계획의 토대를 마련했다.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안산스마트허브 재생·혁신 사업과 강소기업 육성, 청년창업 인큐베이팅, 스마트팩토리 등을 추진했으며 이는 일자리 창출에도 큰 도움이 됐다.

둘째, 도시재생과 상권 활성화, 일자리 시책을 통해 지역경제를 살리고자 했다. 사동 90블록 개발 사업을 통해 전체 공사비의 30%를 지역에 환원하도록 했으며, 지역 소상공인들을 위한 다양한 정책들도 추진했다. 전문 강좌를 포함한 상인대학과 상권별 맞춤형 지원 사업, 나들가게 육성 등이 있다. 또,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도 노력했다.

셋째, 숲과 생태관광을 들 수 있다. 대부해양관광본부를 신설해 '대부도 보물섬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경기도 최초 생태관광지에 이어 '2019 올해의 관광도시'에 선정되기도 했다. 1조 원이 넘는 부가가치를 유발할 국가거점 방아머리 마리나 항만사업도 유치했다. 숲의 도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올해 경기정원문화박람회와 전국마을만들기대회를 잇따라 유치했으며, 연인원 500만 명의 방문이 예상되는 세계정원경기가든을 옛 쓰레기매립장 부지에 조성하고 있다.

제종길 안산시장은 2017년 2월 9일 성곡동 데모 스마트공장을 방문해 추진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민선6기를 출범하며 '숲의 도시'를 표방했다. 관련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한다면.

숲은 사람의 마음을 행복하고 따뜻하게 할 뿐만 아니라 경제적 가치도 높다. 더구나 전 지구적 문제인 기후변화 대응에도 효과가 있으며, 청소년들의 창의력 증진, 주민들의 스트레스 해소 등 정서함양에도 큰 도움이 된다. 최근 계속된 폭염과 미세먼지 우려 속에서 숲은 천연에어컨이자 공기청정기라는 평가를 받았다. 안산은 '숲의 도시'를 표방하고 지속적인 사업들을 추진한 결과, 경기도에서 폭염특보 발생 일수가 가장 적은 도시로 올라섰다.

지난 2015년 '2030 숲의 도시'라는 비전을 선포하며 '도시 숲' 조성이라는 사회적 이슈를 선점했다. 특히, 세계보건기구에서 권고하는 1인당 도시 숲 9㎡를 달성하기 위해 쌈지공원 조성, 건물옥상 녹색쉼터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한 결과 올해 목표를 넘어섰다. 또한, 1사(社) 1공원 가꾸기, 수인선 철도 상부 공간 공원 조성 등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 결과 '2017 대한민국 환경대상'에서 '도시 숲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영예를 얻었다. 한편, 요즘은 '숲 테크'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 숲은 우리의 자산 가치를 높이기도 한다. 공원이 포함되지 않은 아파트는 분양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우리시는 지속적으로 숲의 도시를 추구함으로써 환경오염 도시라는 부정적 이미지에서 벗어나 사람과 숲과 생태가 모두 함께 살아 숨 쉬는 세계적인 환경문화 생태도시로 거듭날 것이다.

제종길 안산시장은 2017년 5월 21일 일동 직능단체장을 비롯해 기관장, 주민자치위원, 통장, 주민 40여명과 함께 성태산 둘레길 탐방에 나서고 있다.

―흔히 국회의원은 정치인, 시장은 행정가라 부른다. 두 역할의 차이점을 비교한다면.

호칭은 다를 수 있지만 역할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국회의원이나 시장이나 모두 정치인으로 봐야한다. 특히 시장은 지방행정을 지휘하는 위치로서, 시정이 추구하는 방향을 선택하는 등 행정가라기보다는 정치인에 가깝다.

다만, 역할에서는 차이가 있다. 국회의원은 국가정책을 다루는 반면 시장은 지방정부의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한다. 구체적으로, 시장은 지역을 알뜰하게 살피며 시민들의 삶을 행복하게 만들어야 하는 역할이 주어진다. 생활밀착형 정치라 할 수 있으며, 당면한 현실적인 업무들을 더 많이 처리한다.

꿈도 다르다. 국회의원은 나라의 발전과 안녕을 꿈꿔야 하는 자리인 반면, 지방정부 시장의 꿈은 지역에 제한된다. 어떻게 하면 내가 살고 있는 우리 지역을 더 발전시키고, 함께 살아가는 시민들을 더 행복하게 할 수 있을까 하는 꿈을 꾸는 것이다.

세상을 움직이는 일을 정치라 할 때, 정치인의 범주는 더욱 확대될 수 있다. 국회의원이나 시장뿐만 아니라 NGO단체의 리더나 각 협의회 회장 또한 넓은 의미에서 정치인이다. 사람의 생각을 움직이고 조정하며 세상을 바꾸려고 하는 이들 모두가 정치인이라 할 수 있다.

 

― ‘상상 그 이상을 꿈꾸는 도시’ 안산시장이다. 내년 선거를 앞두고 꿈꾸는 안산시의 비전은 무엇인가?

‘숲의 도시’다. ‘4차 산업혁명 선도 도시’ ‘해양관광, 해양산업 도시’ ‘창의적인 문화·체육 도시’라는 비전도 있지만, 여전히 전체를 아우르며 포괄적인 개념으로는 '숲의 도시'를 강조하고 싶다. 숲의 가치는 상상 그 이상으로 크다. 안산시 공무원들의 연구에 의하면 숲에 1천5백억 원을 투자했을 때 약 100조 원의 가치로 돌아온다고 한다. 도시의 숲으로 폭염이나 미세먼지로부터 벗어날 수 있으면 그 도시는 살기 좋은 곳이 되고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며, 이는 곧 도시의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즉, 숲은 무엇보다 소중하며 가치 있는 투자로서 한 번 해보고 그만두는 것이 아닌 지속적이고 연속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우리의 미래인 것이다.

더불어, 숲과 생태를 중심으로 새로운 경제체제를 만들고 싶다 기존 산업은 기술혁신을 통해 경제적 이익을 높이며, 숲과 신재생에너지 등의 핵심 요소들을 적극 활용·개발하고 융·복합함으로써 지구환경을 보존함과 동시에 산업적으로도 큰 성과를 낼 계획이다. 또한 해양·생태자원을 되살리고 활용하여 자연의 이미지로 최고급 지역 특산품을 만드는 산업도 적극 추진한다.

이는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서, 지속가능을 전제할 경우 경제, 사회, 환경적으로 균형을 이루는 도시의 모델이 될 수 있다. 또, 창출된 경제적 부를 시민들에게 좀 더 많이 배분할 수 있으면 사회적 문제들도 쉽게 해결될 것이다.

 

―현 시장으로서 특별한 이변이 없으면 당 공천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이에 대한 생각을 밝힌다면.

선거가 7개월도 더 남아있는 현 시점에서 현역 시장이기 때문에 공천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견해를 일반적인 전망으로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이른 것 같다. 아직 정확하게 경쟁자들이 누구인지도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벌써부터 대세 운운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다만, 당의 한 후보로서 당이 지향하는 목적을 위해 내가 가진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것이다. 무엇보다 당에서 마련하고 있는 공천 방식에 맞춰 적절히 대응하며 성실히 준비할 것이다.

당에서 결정한 것이 경선이든 또 다른 어떤 방식이든, 당이 정한 원칙과 과정을 거쳐서 당당하게 우리당의 안산시장 후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제종길 시장의 인생지표는 무엇이고, 어디로 가고 싶은지, 무엇을 할 것인지 시민들에게 말씀한다면.

한 마디로 '행복하게 사는 것'이다. 너무 평범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그만큼 소중하고 어려운 목표이기도 하다. 여기서 행복은 나의 행복이기도 하지만 가족을 포함한 모든 이들의 행복이기도 하다. 친구, 친척, 이웃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며, 그들이 행복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돕는 일이 시장의 핵심 목표라는 생각이다. 행복은 '동네에서 막걸리 한 잔 하는 것'에서도 찾을 수 있다. 이를 위해 큰 욕심은 버릴 수 있어야 하며, 주변에는 좋은 사람들이 많아야 한다. 이러한 행복의 요소들을 잘 만들고 유지하는 것이 제가 추구하는 삶이다.

우리는 모두 하고 싶은 일을 다 하며 살지 못한다. 주어진 여건에서 좀 더 유사하게 다가가고자 노력할 뿐이다. 그런 한계를 인식하면서 삶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나아가 스스로의 인생을 디자인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저와 제 주변의 행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은 긍정적 사고와 생활태도라 할 수 있다. 내가 먼저 밝고 진취적인 성향을 가져야 주변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은퇴 후에는 바닷가나 자연이 좋은 곳 가까이로 들어가 책방을 열고 싶다. 가진 능력이라고는 책 쓰고 강의하는 것뿐이라서 마땅한 선택의 여지도 없다. 우선은 안산시민의 행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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