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라이크를 치려면 킹핀을 노려라

종종 볼링을 칠 때면 300점 만점의 퍼펙트 볼링을 치고 싶다. 스트라이크가 될 것이라 생각하여 공을 가운데로 굴러 1번 핀을 노리면 맨 뒷줄의 7, 10번 핀이 남는 골포스트가 되어 스페어 처리가 불가능한 스플릿포지션이 되고 만다. 때로는 볼이 핀에 도달도하기 전에 양쪽 홈에 빠지는 거터볼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스트라이크를 칠 때면 신명이 난다. 더욱이 열 개의 핀이 동시에 튀어 오르는 스트라이크, 스플래쉬를 칠 때면 기분이 통쾌하다. 가물에 콩이 나듯이 3연속 스트라이크인 터키를 치게 될 땐 기분이 하늘을 나른다. 스트라이크를 치려면, 1번 헤드핀이 아닌 숨겨진 5번 핀을 치야 한다. 5번 핀이 ‘킹핀(kingpin)’이기 때문이다.

 

[킹핀을 버린 사건– 나폴레옹의 ‘착오’로 버린 美 내륙의 ‘보석’]

이처럼 5번 킹핀은 그 특성상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잘 보이지 않는다. 이처럼 일을 잘 처리하는 요령은 중요성과 시급성을 저울질하여 큰일과 소중한 것부터 챙겨야 한다. 눈앞에 보인다고 먼저 챙길 때는 소탐대실하는 어리석은 일을 범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 킹핀을 버린 나폴레옹 이야기는 반면교사로 삼을 만하다.

미국 중부의 미시시피 강은 캐나다 국경부근에서 발원해 미국을 동서로 나누며 10개주를 통과하며 남북으로 흐르는 세계에서 4번째로 긴 강이다. 1673년 프랑스인들이 미시시피 강을 탐험하다 이곳을 발견해 캘리포니아와 미시시피 강 사이의 땅은 대부분 프랑스령으로 복속되었다. 1803년 미국 영토의 ‘틀’이 잡히는 ‘미국 역사상 가장 현명했던 구매’ 중 하나인 ‘루이지애나 매입(Louisiana Purchase) 사건’이 일어났다. 미국은 프랑스로부터 남북한 합친 면적의 약 10배에 해당하는 루이지애나를 포함한 미시시피 강 지역의 땅 2,147,000 을 사들였다. 오늘날 미국 영토의 23%에 해당하는 땅으로 당시 화폐가치로 1,500만 달러, 1에이커(약1200평)당 42센트였다. 이 땅의 매입으로 미국은 태평양 지역까지 영토를 확장하는 교두보를 마련한 셈이다.

이 일을 해낸 사람은 토머스 제퍼슨 대통령, 땅을 판 사람은 나폴레옹이다. 유럽에서 영토 확장을 위해 그 많은 전쟁을 감행한 나폴레옹이 미국에서는 자신이 점령한 땅보다 훨씬 넓은 땅을 싼값에 팔아넘겼다. 이 지역의 중심도시 세인트루이스의 별명은 ‘관문도시(The Gateway City)’이다. 이는 미국의 동부와 서부를 가르는 분기점으로 인식하고, 서부 개척자들 상당수가 세인트루이스를 통해 서부로 갔었기 때문이다. 또 다른 별명은 서부 개척의 출발지였기 때문에 ‘무덤도시(The Mound City)’이다. 루이지애나 매입은 현재의 미국을 있게 한 1번핀 Head-pin을 친 것이 아니라 5번 핀을 강타하는 킹핀 강타였던 것이다.

북미지역 벌목 채취 수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캐나다지역 벌목꾼들은 도로보다는 강을 이용해 커다란 통나무를 하류의 제재소로 보낸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통나무들이 막혀버리는데 이를 ‘로그잼(log jam)’이라 한다. 수천 개의 거대한 통나무들이 대책 없이 막혀도 벌목꾼들이 통나무 하나만 제대로 치우면 정체현상은 말끔히 사라지고 모든 나무를 하류로 술술 흘려간다. 이 하나의 나무를 ‘킹핀(King Pin)’이라 한다.

얼마 전 뉴스에 고용노동부는 한 업체에게 제빵기사를 모두 직접 고용하라는 시정명령을 내렸다. 교육부장관은 자율형사립고를 없앤다고 발표했다. 모두 환호하는 듯하지만 엄청난 문제점의 그늘은 보지 못하고 있다. 1번 Head-Pin만 보고 직접 강타를 하고 5번 킹핀을 강타하는 기술이 부족한 정책들이다. 현 정부 정책들을 보면 ‘로그잼(log jam)’이 안 걸린 곳이 없다. 토머스 제퍼슨 대통령과 같은 King Pin의 지혜를 가진 대통령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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