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규<성형외과 전문의·비에이성형외과 원장>

구순구개열, 흔히 언청이라고 불리는 이 질환은 얼굴에 생기는 가장 흔한 선천성 기형으로 윗입술과 입천장이 갈라지는 것을 주 증상으로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약 1000명에 1명꼴로 발생한다고 되어있으나 임신 중의 영양이 좋아지고 산전 초음파로 진단이 가능해진 점 등의 원인으로 최근에는 구순구개열을 가지고 태어나는 신생아의 숫자가 많이 줄어든 느낌이다.

하지만 불과 30여년 전만 하더라도 대학병원 성형외과에서 가장 많이 하는 수술이 구순구개열의 교정이었을 정도로 환자가 많았다고 한다. 지금도 성형외과 전문의가 되려면 구순구개열에 대해 철저히 공부해야 하는데 그만큼 성형외과학의 역사에서 이 질환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이 구순구개열의 치료 원칙 중 당시 공부하던 책에 왼쪽과 오른쪽 입술의 높이 차이가 2mm이상이 되면 다른 사람들도 알아챌 수 있을 정도의 비대칭이 발생한다는 구절이 있었다. 물론 가르치던 교수님께서는 성형외과 전문의라면 1mm의 차이도 알아챌 수 있어야 하고 그 작은 차이도 허용할 수 없다고 말씀하셨지만. 이러한 얼굴의 비대칭을 우리는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왼쪽과 오른쪽의 얼굴이 ‘짝짝이’인 것이 고민이라고 하면서 성형외과를 내원하시는 분들이 종종 있다. 그 중에는 누가 봐도 다를 정도의 비대칭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있는가 하면 한참을 보아야 발견할 수 있는, 남들은 의식할 수 없는 정도의 비대칭으로 고민하는 분도 있다. 물론 비대칭의 정도가 크지 않다고 하여도 자신이 거울을 볼 때마다 그로 인해 받는 스트레스가 크거나 다른 사람을 대할 때 자신감이 떨어진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 성형외과 의사가 그런 환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일 것이다.

첫 번째는 먼저 얼굴의 비대칭은 누구나 가지고 있으며 완벽한 대칭을 가진 얼굴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얘기를 해주는 것이다. 사람의 눈이 완벽한 대칭을 아름다운 것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고 하지만 좌우가 완벽한 균형을 이루는 얼굴은 예술작품에서나 존재할 뿐이다. 왼쪽과 오른쪽이 다른 것이 정상이라는 사실을 알려주어 더 이상 자신의 얼굴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게 된다면 그것으로 더 이상의 치료는 필요 없다.

하지만 그런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거나, 받아들이더라도 얼굴의 비대칭이 계속 신경이 쓰여 일상에 영향을 줄 정도라면 조금이나마 비대칭의 크기를 줄여주는 방법을 찾아보아야 할 것이다. 물론 이 경우에도 완벽한 좌우대칭을 만들기는 힘들지만 작은 교정으로 환자의 고민이 해결되는 경우를 꽤 자주 만난다.

얼굴 비대칭의 교정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안면부의 해부학적인 지식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환자와의 충분한 상담을 통해 가장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시술로 해결할 수 있는 것과 수술이 필요한 것, 또는 교정이 힘들거나 굳이 건드리지 않는 편이 더 나은 것을 구분해야 한다.

어떤 비대칭은 개성이라고 불린다. 균형미를 갖춘 좌우대칭은 누구의 눈에나 아름다워 보이고 편안함을 준다. 얼굴의 왼쪽과 오른쪽이 달라 고민이라면 어떤 개성을 살리면서 균형미를 추구할지 충분한 지식과 경험을 가진 성형외과 전문의와 상담하기를 권한다.

<문의 485-7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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