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시민들이 간절히 원하는 지역 민원이 하나 있다. 다름아닌 수암동 폭발물처리장의 완전 이전이다.

폭발물처리장은 수암동 산 5-7일원 34만여㎡에 1983년부터 조성돼 있다. 폭발물처리장이 들어서 있는 수리산은 지역주민 4천명을 포함해 주말등산객만 2만여명에 이르고 연간 140만명에 달하는 등산객들 왕래가 잦은 곳이다.

안산동 주민들은 물론이고 시민들은 지난 92년 청와대와 국방부에 주민진정서를 제기하고 01년에는 수리산 폭발물처리장 되찾기 시민연대가 출범해 당시 국회의원이었던 김영환·임종인 의원이 03년도부터 민원을 제기하는 등 폭발물처리장의 이전을 강력히 건의한 바 있다.

안산시도 13년에 육군본부에 이전이나 폐쇄를 건의하고 나아가 경기도 다른 지역으로의 이전까지 건의했으나 결국 아직도 이전은 하지 못한 채 지금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어느 정도 성과는 있었다. 지난 해 제종길 시장은 3군 사령관과의 면담을 통해 폭발물 처리장의 이전을 재차 촉구하자 3군 사령관은 안산시에 대체부지를 제공할 것을 요구하며 긍정적인 답변을 이끌어 냈다.

폭발물처리장의 완전이전은 대체부지가 마련되지 않은 관계로 폭발물 미처리시 시민들에게 문화·생태 학습장과 휴식공간으로 활용 가능하도록 합의하고 등산객들에게 개방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이전에 주·야간 가릴것 없이 폭발물 등을 처리한 상황을 없애고 별도의 차단벽을 설치해 불발탄의 소각보다 안전한 소모용 폭발물과 군용물품만 소각처리하도록 했다.

사실 폭발물처리장이 조성된 곳은 고려시대 천년고찰 원당사 절터가 있던 곳으로 30여년간 방치돼 있었다. 현 부지는 국방부 소유의 부지이기 때문에 지방자치단체의 힘으로서는 어찌할 도리가 없었던 것이다.

원당사는 역사적으로 많은 기록이 품은 고찰로서 1017년 고려시대에 창건됐고 1000년 된 고찰로 알려져 있지만 역사적 가치에 대한 연구 부족으로 잊혀져 가고 있어 향토사학자들이 많이 아쉬어 하고 있다.

지역의 역사를 다시 일깨우는 것은 후손들이 반드시 해야할 의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 안산에 소재한 천년고찰 터를 그냥 내버려두는 것은 우리의 역사는 물론이고 미래의 후손들에게 부끄러운 일이다.

그나마 안산시와 지역 국회의원, 군부대가 긍정적인 선에서 일부 합의가 이뤄졌지만 아직은 풀어야 할 최종 과제가 남아있다.

군대가 국민을 지키는 역할이 최종목표다. 그러한 그들이 국민을 불안하게 하면 안된다는 생각이다. 물론 그들과 협조할 부분은 서로 양보하며 들어주는 것도 맞다. 그러나 전시상황이 아닌 상황에서 국민이 불편하면 최소한 들어줄줄 아는 군대이어야 국민들이 군대를 신뢰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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