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동 작은도서관 최지혜 사서

해양동 주민센터 4층에 가면 작은도서관이 있다. 작은도서관 문을 열고 들어서면 사람을 배려하는 자세가 몸에 배인 최지혜 사서를 만날 수 있다. 그녀는 언제나 겸손한 모습으로 도서관 이용자에게 엄마 같은 편안한 분위기를 제공한다.

7년 전, YMCA 소속으로 문화예술강사로 일을 시작해 도서관, 복지관, 학교 등에서 일하다가 뜻한 바가 있어 도서관학과 공부를 시작해 마지막 학기에 채용 공고를 보고 사3동작은도서관 사서로 합격해 일을 시작했다.

사서가 되기 전 도서관과 마을공동체에 대한 경험들을 하면서 내적으로 많은 변화를 갖게 됐고 삶에 대한 소신이 생겨 도서관 사서의 역할이 중요하고 매력적이라는 생각을 해 사서가 되는 꿈을 꾸기 시작했다고 지원 동기를 밝힌다.

해양동 작은도서관을 이용하는 시민 대다수는 도서관에 들어오면서부터 최지혜 사서를 찾거나 눈인사를 하고 저마다 편안한 자세로 책을 읽기도 하고 자신들이 원하는 뭔가를 요구해서 해결한 후 도서관을 이용한다.

또한 최지혜 사서의 손에는 항상 뭔가가 들려 있다. 가위라든가 풀, 같은 도구로 도서관에 필요한 자료들을 손수 만들고 가꾸고 있는 모습이다. 그리고 부지런한 손놀림은 도서관 환경을 아름답고 편안한 휴식 공간으로 만드는데 여염이 없다.

안타까운 것은 근무환경이다. 혼자서 사서 일을 봐야 하는 관계로 점심시간이라고 도서관 문을 닫을 수도 없기 때문에 식사 시간이 없어 집에서 싸온 도시락으로 혼자 해결한다. 그래도 그녀는 늘 미소와 함께 긍정적인 자세로 자신의 일에 충실하다.

그녀가 하는 일은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많다. 계절마다 독서, 문화프로그램을 만들어 무료로 강의도 하고 어린이들이 가지고 놀 수 있는 책과 관련된 도구들을 손수 만들어 도서관을 이용하는 어린이들에게 제공하기도 하며 자신의 집에서 보던 일간지를 출근하면서 도서관으로 가지고 와 도서관을 이용하는 시민에게 제공하기도 한다.

또한 젊은 엄마들이 자신의 아이들에게 어떤 책을 읽혀야 할지 난감해하고 있을 때 그녀는 과감하게 그 아이의 눈높이에 맞게 책을 선택해 줘서 젊은 엄마들의 고민도 해결해 주는 상담자이기도 하다.

가장 보람 됐던 일은 “ 매일 7권의 책을 읽어야 트로피를 상으로 받을 수 있다는 아이의 요구를 들어주는 일이었다. 그래서 작은 도서관이라 그 아이가 읽고자 하는 책이 없어 ‘상호대차’를 이용해서 매주 49권의 책을 선별해 2,000권의 책을 읽도록 도와주었던 일”이라며 미소를 짓는다.

그녀가 사서로서 꾸는 꿈도 그녀의 성품을 닮았다. 사회가 고령화 돼가고 있는 요즘, 글자를 모르는 노인이나 거동을 못하거나 밖과 소통하지 못하는 노인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서비스를 제공해 책을 매체로 노인들이 남은 삶을 치유 받고 디자인해서 새롭게 출발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일이라 한다.

상상 그 이상을 꿈꾸는 도시 “안산시민 모두가 책을 통해 삶이 풍성해지는 경험을 하도록 도와주는 일과,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도서관, 사람과 세상을 이어주는 도서관, 책 속에서 꿈을 꾸고 책을 통해 스스로 성장 할 수 있도록 편안한 공간을 마련해주고 싶다”는 최지혜 사서의 꿈이 이루어지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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