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경 환 신한대 글로벌통상경영학과 교수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기간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세 우겠다는 공약을 걸어 전세계적인 관심을 촉발시켰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장벽을 세우는 비용을 멕시코에 전가시키겠다는 다소 터무니 없는 공약을 하여 세계인 들의 웃음을 자아낼 정도였다. 하지만 트럼프는 선거 에서 당선되었고 현재 미국 대통령으로 행정부를 구성하고 있다.

이제 선거운동 당시의 공약이 다시 거론되고 있는데 이제는 세계인들의 단순한 흥미거리가 아닌 외교적 문 제로 논란이 되고 있다. 물론 트럼프 행정부는 선거공 약에 대한 이행을 단언하고 있다. 미국은 중간선거를 통해 최대 8년의 임기를 유지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 에 첫 4년 임기 동안 기존 선거운동 당시의 공약을 이행하려는 노력을 보이는 것은 중간선거에서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말하는 멕시코 국경의 장벽 건설과 그 비용을 멕시코에게 전가한다는 생각은 여전 히 이해하기 힘든 주장이다. 멕시코 정부가 장벽 건설 비용을 부담할 것으로 생각하기 힘든 것이 문제가 아 니라 이웃한 멕시코에 대한 외교적 반발을 아무리 미 국이라 해도 감당하기 힘들 것이기 때문이다.

결과는 누구나 쉽게 생각할 수 있는데 왜 트럼프 대 통령이 다소 터무니 없는 멕시코 장벽 공약을 철회하 지 않는지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사실 트럼프 대통 령 스스로도 멕시코 장벽의 건설이 불가능 하다는 것 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더욱이 미국경제에서 히스패닉 계열의 멕시코 이민자 및 불법 체류자의 역할이 중 요하다는 것도 사업가인 트럼프 대통령이 모를 리없을 것이다. 사실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는 여기에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바로 미국 내 이민자에 대한 법률적 지 위를 위축하는 것이다. 미국 경제에서 불법적 신분의 이민자들이 제공하는 노동력의 역할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트럼프가 미국의 제조업을 부활시키겠다는 계획은 현 상황의 미국 경제 상황에서 타당성이 있다 고 보여진다. 문제는 미국의 제조업이 중국의 가격과 경쟁할 수 있느냐이다.

이 질문에 트럼프는 이미 해답을 알고 있고 자신의 계획을 차근차근 실행해 가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우선 외교적으로 중국과의 대결구도를 강화하여 무역 분쟁을 촉발하고 동시에 미국 국내의 노동시장을 수요 자 중심으로 재구성하여 제조업의 생산단가를 낮춘다 는 것이다. 미국은 북한문제 등을 놓고 중국기업에 대 한 제제를 강화할 방침을 공개적으로 내비치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 내 이민자에 대한 압박을 통해 보다 낮 은 노동력이 제공될 수 있는 노동시장을 조성하려는 의도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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