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환<신한대 글로벌통상경영학과 교수>

북한의 잇따른 도발 이후 북미관계가 심상치 않은 상황으로 발전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여론은 전쟁이 임박한 것처럼 연일 북한의 강경발언과 트럼프 행정부의 고공압박을 보도하고 있다. 이미 북한이 공격을 암시한 미국령 괌에서는 식료품을 사재기 하는 모습까지 보여진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미국언론에서는 한국이 예상 밖으로 평온한 상태라고 전하면서 한국인들이 전쟁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오히려 뉴스 거리로 타진되고 있다. 사실 북한의 위협적인 행동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하지만 북한의 도발적인 표현에 우리의 귀가 익숙해졌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라 한국사람들은 한반도가 전쟁이 일어나기에는 너무 중요해 졌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이미 세계에서 경제규모 10위 권에 들어가는 경제대국이다. 또한 군사력은 남북한 분단상황이 지속되면서 경제규모에 비해서도 높다고 평가된다. 결국 북한이 한국을 상대로 전쟁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이는 북한 스스로도 잘 인식하고 있는 부분이다. 따라서 비대칭 전략인 핵무기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이다.

현재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살펴보면 먼저 북한은 핵무기 개발을 거의 완성단계로 끌어올린 상황이다. 일부에서는 북한이 올해 연말을 목표로 핵무기를 실전배치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정확한 일정을 가늠하기는 어렵지만 사실상 북한의 핵무장은 기정 사실로 보여진다. 다음으로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까지 미국 대통령이 보여주지 못한 외교적 관례를 무시한 행보로 주목을 받고 있다. 북한에 대한 공세도 미국의 역대 대통령 중에서 가장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결과적으로 전쟁으로 갈 것이냐 아니냐는 비정상적인 북한 김정은의 무모한 결정 혹은 일반적이지 않은 미국 트럼프의 무모한 결정 이 두 가지 중 한가지가 현실로 나타났을 때 가능해 질 것이다. 하지만 이들 두 비범한 지도자 중 누구도 전쟁을 원하지는 않는다. 북한의 김정은으로서는 전쟁은 종말을 의미한다. 미국의 트럼프에게 북한과의 전쟁은 이겨도 경제적 이득이 없는 전쟁이다. 사업가로서 북한과의 전쟁은 막대한 비용에 비해 얻을 수 있는 것이 없다.

여기까지 살펴보면 전쟁이 실제로 발생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하지만 이들 두 지도자는 내일이라도 전쟁을 시작할 것처럼 엄포를 놓고 있다. 사실 이들 두 지도자는 이런 전쟁위기가 필요하다. 북한의 김정은으로서는 핵무기 완성을 앞두고 내부결속을 강화해야 한다. 미국의 트럼프는 탄핵위기에서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스트롱맨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위기상황에서 강한 지도자의 면모를 보여주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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