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철<시의원>

여행지에 도착하여 살고 있는 내 주변 환경과 달리 아름답고 새로운 마음을 공유하고 즐기며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하는 과정에서 아직도 우리의 관광문화 수준이 떨어짐을 쉽게 느낄 수 있었다.

 

여행 목적지에 도착하자마자 느끼는 지역특산물을 열심히 홍보하며 눈길을 끄는가 하면 여행지 식당들은 한 손님이라도 더 이끌려고 호객행위를 스스럼없이 행하고, 그 과정에서 옆 식당 주인들과 실랑이를 벌이는 것을 보고 우리의 기분을 상하게 했다. 식당 안에 들어서서도 손님을 내부로 이끌었을 뿐, 빠른 시간내 그 분들을 맞아 무슨 음식을 원하는지 아랑곳없이 자기네 식당의 음식메뉴만 강조하여 주문을 받는게 아닌가? 참으로 즐겁지 못한 마음으로 깔끔하지 않은 음식을 대하고 뒤로 돌아서는 우리들을 비롯한 손님들은 그 곳을 두 번 다시 찾게 되겠는가?

점심식사를 마치고 서해안에서 유명한 해수욕장에 도착하였다. 그곳에는 바닷가로 넓게 펼쳐진 해송밭과 저 멀리 지평선이 보이는 해수욕장의 풍경은 천하일품이었다. 그 기분도 잠시 해상국립공원을 무색할 정도로 주차만 하는데 10여분이 걸렸다. 해송밭은 자릿세를 받는 조건으로 차량은 물론 텐트를 마음데로 설치하고 있었고, 수십년을 자란 해송밭 밑에서는 불을 지펴놓고 삼겹살을 굽고 있었다.

이곳이 과연 국립공원이라는 것이 믿겨지지 않았다. 멀리 있는 공영주차장에 겨우 주차를 하고 바닷가 구경을 하기 위해 멀리 펼쳐진 백사장 아래 모래벌에서는 소금통과 삽, 호미등을 들은 많은 관광객들이 죽맛(竹)을 잡느라 정신없었다. 잡는 모습이 너무도 재미있어 한참을 쳐다보다 밀물이 시작되어 우리 가족들은 바닷가에 앉아 멀리 지는 석양노을을 바라보고 있는데 일률적으로 들어오는 바닷물의 가장자리에 석양빛에 반사되는 흰색 붉은색 등 다양한 물체들이 밀려오고 있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광활한 모래벌에 머물던 수많은 관광객들이 버리고 간 각종 쓰레기들이 첫 물살에 밀려오고 있는 것이었다.

 

가족들과 저녁식사를 마친 후 가까운 바닷가 해수욕장 방향으로 발길을 옮기었다. 흐린 밤하늘 구름 사이로 별들이 얼굴을 내밀기 시작하였다. 바닷가 시원한 바람이 좋아 해수욕장 계단에 앉아 조용한 밤바다의 수평선을 바라보고 있는데 다른 관광객들도 저녁을 마치고 나왔는지 웅성웅성 하는 사이 저마다 가져온 폭죽이 터지기 시작하였다. 정말로 적막하리만큼 조용하여 좋았던 분위기는 한 순간 폭죽속으로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더 한심한 것은 저마다 한주먹씩 쥐고 왔던 폭죽을 터트리고 그냥 그 자리에 버리고 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가까이 있는 분들한테 터트린 폭죽 대를 주어가지고 가면 좋겠다고 얘기하니 마지못해 줍는 그들의 얼굴은 마치 쓴 오이꼭지를 씹은 표정이었다.

 

상쾌했던 공기는 삽시간에 화약 냄새로 변했고, 여기저기에서 연속적으로 폭죽터지는 소음으로 상쾌했던 기분은 사라지고 그 자리를 떠나야 하는 우리의 마음은 불쾌하기 이를데 없었고 주변의 남을 의식하지 않는 사람들을 보니 참으로 안타깝다 못해 우리의 관광 문화가 이정도 밖에 안되나 하는 자괴감마저 들었다.

 

우리가 사회의 한 일원으로서 복잡하고 힘든 도회지를 떠나 조용하고 한적한 곳으로 여행을 왔건만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고 와야 하는지 이해가 들지 않았다. 하루를 묵고 다음날 아침 장마의 끝자락의 지역별 폭우소리가 들려 일찍 숙소를 떠나 집을 향해 귀가길에 올랐는데 고속도로에 들어서자 앞도 안보이는 폭우속 차들은 질주하기 시작했고, 이리저리 차선을 바꾸며 가던 승용차가 잠시 후 사고가나 길을 막고 있었고 그 사고 일이 처리되도록 우리는 40분간을 길 위에서서 보내야만 했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나밖에 모르는 도덕교육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다른 사람들은 아랑곳 하지 않는 문제점들을 우리 스스로 내 가정부터 잘 지키게끔 올바른 교육을 시켜야 겠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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