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계영<안산시 여성예비군 소대장>

“전투복을 입고 전투화를 신으면 동네 아줌마가 아닌 여성예비군으로 다시 태어나 걸음걸이와 자세부터 달라집니다. 마치 육체와 정신이 새로워지는 느낌을 받아요.”

안산시여성예비군에서 소대장을 맡고 있는 신계영(51)씨는 군복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 우리 사회에 지역 봉사와 향토방위를 위해 노력하는 단체들은 많지만, 여성이자 어머니로서 전투복을 입고 활동한다는 것은 분명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 신 소대장이다.

여성예비군은 안산시가 지역 주민들에게 안보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전시 및 재난 발생 시 구호활동을 돕기 위한 여성예비군의 필요성에 공감, 대군 신뢰향상을 위해 창설까지 이르게 되었다는 것이 신 소대장의 설명이다.

신 소대장은 지난 2014년 창설과 동시에 막중한 임무에 투입되어 여성예비군 소대원들에게 창설의 목적을 다시 한 번 공고히 했던 순간을 꺼내놓았다.

“본래 4월에 창설식을 계획했으나, 그 당시 전 국민이 안타까워했던 세월호 참사가 발생해, 창설식을 연기하고 소대원 모두 희생자들의 어머니와 같은 마음으로 진도 팽목항과 분향소를 오가며 비지땀을 흘렸습니다.”

마침내 7월 정식으로 창설식을 했을 당시에는 여성예비군 모두 마치 기초 군사훈련을 마치고 자대 배치를 받은 신병처럼 모두가 기뻐했고, 더 이상 ‘충성’이란 구호가 낯설지 않을 정도로 여성예비군에게 시작과 동시에 큰 의미가 부여되는 경험이었다고 전했다.

이처럼 화려한 신고식을 치른 안산시 여성예비군은 연 1회 향방작계훈련 등 6시간 군사교육을 받고, 지역에서 재해가 발생하면 현장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봉사활동 모드로 돌입해 일당백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고 한다.

이외에도 한가위 송편 나누기, 대부도 환경정화활동, 부대 배식봉사, 사랑의 쌀 전달, 상근병사 김장김치 및 반찬 전달, 월 단위 상근병 도시락 전달 등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활동하면서, 부대 장병들의 사기 진작에도 기여하는 활동들을 이어 오고 있다.

그러나 이 중에도 신 소대장은 상근예비역 병사들의 사기 증진을 위해 있는 하고 있는 활동들이 일반 부녀회나 봉사단체, 타 지자체 여성예비군들과도 차별화된 안산시여성예비군 만의 역할이라 강조했다.

신 소대장은 처음 소대장으로 선출되었을 당시, 어떻게 여성예비군을 이끌어가야 할지 고민이 돼, 매일 같이 지역대장을 쫓아다니며 운영에 대한 조언을 구했고, 그러던 중 안산시 소재 지역대 및 군부대의 상근예비역들 중 어려운 상황에 처한 장병들이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단다.

“상근 예비역 병사들 중 편부모 가정, 기혼자 등 사회적으로 어려운 현실에 놓인 장병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되었는데 이 병사들이 어디서 어떻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이 없어, 엄마의 입장에서 더욱 안타까운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그 길로 안산시 여성예비군은 구청의 지원을 받아 상근 병사들에게 연 2회 쌀을 전달했고, 후에는 소대원들이 자발적으로 조금씩 뜻을 모아 반찬 나눔까지 진행해 현재, 2년째 이어오고 있었다.

신 소대장은 13년 동안 호수동 새마을부녀회 활동을 이어오고 있지만, 상근예비역들을 위로하는 활동들로 인해 느끼고 있는 보람이 가장 커 여성예비군만큼은 끝까지 이어가고 싶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군복 입은 엄마이자 안산시 안보 지킴이로, 여러 다양한 활동들로 지역 곳곳에서 빛을 밝히는 신 소대장의 모습에서 진짜 사나이를 넘어선 진정한 여성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이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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