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순<시인.(사)한국여성소비자연합안산지부회장>

카톡에 '살고 있는 곳 뒷산에 산책 갔다가 봄을 보고 봄님을 선물 합니다.' 하고 낙엽이 수북이 쌓여 있는 곳에 수줍은 듯 꽃망울이 한 잎 핀 가지와 그 옆으로 꽃망울이 달린 진달래꽃 나무 가지 사진을 보내 주었다. 신기하기 그지없다. 그 산속에서 어느 사이 전령들이 달려가 봄을 주고 갔는지 꽃잎이 열리고 있다.

해마다 꽃은 피고 지고 한다. 하지만 매번 작년의 기억은 저편에 두고 다시 피는 꽃이 새롭다. 마른가지에 진분홍 꽃잎을 하나둘 삐죽이 내밀어 우리를 반겨준다. 그것을 보는 순간 마른가지에 가득이 핀 진달래의 아름다운 색깔과 그 자태가 우리를 행복하게 한다.

요즘 SNS를 통해 모두들 봄을 맞고 있다. 세계적인 봄의 노래와 연주와 더불어 세계의 봄꽃을 다 볼 수 있고 들을 수 있다. 모두들 새봄을 향하여 눈과 귀와 살갗들이 줄 다름 치고 있다. 화정 천 옆을 지나다보면 수양버들 나무에는 이미 물이 올라 늘어진 가지에 푸른빛 기운이 완연하게 돌아 있다.

앞으로 몇 번이나 봄을 시샘하는 추위가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길어지는 햇살이 간단하게 물리 칠 것 같다. 행복한 마음의 바이러스는 이 봄과 함께 곳곳에 있다. 조금만 잠깐의 여유를 갖고 걷다가도 보면 발아래 보도 블럭 틈 사이에 딱딱한 땅 껍질을 머리에 이고 올라오는 새싹을 볼 수 있다.

연약하기 짝이 없는 그 가녀린 새싹의 힘을 볼 수 있다. 힘의 논리로 말하기는 참 어렵다. 하지만 자연의 법칙에 따라 바람을 유혹 하며 얼굴을 내민다. 행복이란 단어가 우리 가까이 있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그 뜻은 영어 happiness로 거슬러 올라가면 그리스어 eudaimonia를 번역한 말이라고 한다. 그리스어는 ‘선한 신’이 지켜 주는 마음의 평화 또는 평안을 의미한다고 한다. 또한 happiness는 “우연히 일어나다”라는 뜻을 가진 중세 영어happ의 어원이라고도 한다.

평안과 평화가 마음에 있을 때 우리는 가슴으로 또는 머리로 그 것을 생각하고 보거나 느끼고 행복 하다는 것을 말로 표현 한다. 행복한 봄을 맞는 것은 참 행복한 것이다. 해가 짧았고 눈도 내렸으며 추운 바람도 겨울 내내 왔다 갔다 하며 우리를 움추리게 했었다. 추위라는 것에 사로 잡혀 활발한 활동이 제한을 받고 있었다. 헌데 해가 길어지고 따뜻한 바람이 불어오면 모든 것에 활동이 활발해 진다.

여린 새싹들이 땅속에서 올라와 얼굴을 내밀고 마른 가지엔 물이 올라 아름다운 꽃잎을 피우고 나무 가지엔 나뭇잎을 내밀어 연다.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푸르다. 그리고 알맞은 기온에 새싹과 꽃이 피는 그 찰나의 시간은 참 평화롭다. 그 시간 언제 어디에 머물러 있어도 짧은 여유를 갖고 그 것을 느끼면 행복 하다. 주변에 널려 있는 행복(세 잎 크로버)을 보지 못하고 행운(네 잎 크로버)만 쫓으려는 생각을 우리는 하고 있다고 한다. 하루가 다르게 다가오는 이 봄의 속삭임을 듣고 날마다 행복한 시간 속에 빠져 보는 것을 시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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