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조합 특혜 의혹 제기하며 강하게 반발
90블럭 사업은 관내 미분양의 기폭제 예상돼
사업 철회될 때까지 강력한 대응으로 맞설 것

90블럭 복합개발사업에 대한 관내 재건축조합의 반발 기류가 점차 거세지는 분위기다. 재건축조합측은 사업 자체를 철회하지 않으면 전면전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향후 커다란 마찰음과 함께 사업 추진에 난항이 예고되고 있다.

사동 90블럭 복합개발사업은 6천600여 세대의 공동주택을 포함한 호텔, 컨벤션 등이 어우러진 사업으로 2007년부터 추진돼 왔지만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공유재산관리계획변경안이 시의회를 통화하며 사업은 탄력을 받기 시작했고 지난달 사업 시행을 위한 시와 우선협상대상자간의 실시 협약이 체결되면서 가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와 관련 관내 재건축조합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서면서 향후 사업 추진이 안개속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재건축조합은 분양 시기 등을 조절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으며 전체적인 도시 발전을 위해서는 사업 자체를 철회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시와의 마찰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재건축조합은 지난주 90블럭 사업과 관련된 시의 행정을 비난하는 현수막을 관내 곳곳에 부착하며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다. 이날 부착된 현수막은 ‘공청회 한번 없는 90블럭 밀실협약 안산시민 다죽인다’, ‘특혜와 비리로 얼룩진 90블럭 개발사업 누구를 위한 개발이냐’, ‘땅을 치며 우는 시민 먹고 튀며 웃는 재벌기업 무슨 시가 이따위냐’ 등 90블럭 사업에 대한 의혹과 우려를 드러냈다.

또한 1일 시민단체 주도로 진행될 예정이었던 관련 토론회에 재건축조합 관계자와 조합원들이 대거 참여해 ‘재건축조합 의견이 반영되지 않는 토론회는 결국 집행부에 명분만 제공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강력하게 항의했다. 실제 이날 토론회에 재건축조합 관계자는 토론자에서 제외됐으며 결국 토론회는 무산됐다. 이와 함께 이날 토론회에서 제시된 내용에 대한 설명회 성격의 자리로 2일 예정됐던 집행부의 브리핑도 취소됐다.

이날 토론회는 무산됐지만 재건축조합은 사전 준비해온 자료를 공개하며 90블럭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피력했다. 재건축조합은 외국인 투자자의 실체가 없는 상태에서 외국인투자촉진법에 의한 공유재산 토지 매각을 위한 실시협약은 분명한 특혜라 강조했다.

또한 2007년 기본협약시 발전기금 2천억원과 700억원 상당의 기부채납은 GS측의 자발적인 공모조건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변경 완화 해준 것 역시 명백한 특혜라 덧붙였다. 여기에 90블럭 감정평가액이 주변 시세 등을 고려했을 때 예상보다 대폭 축소 된 것 같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이와 관련된 명확한 감정평가 자료 공개를 요구했다.

재건축조합은 "시가 수십년동안 납세의무를 성실히 수행한 시민을 철저히 외면하고 재벌기업의 이익창출에 협조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특히 90블럭 사업은 재건축단지에 한정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 재건축조합측의 주장이다.

재건축조합은 실제 안산시 인구정체가 수년간 지속되고 감소추세로 돌아선 상황에서 관내 아파트 분양시 내수가 절대적이지만 특별한 인구 유입정책이 반영되지 않은 상화에서 90블럭에 6천600세대의 아파트를 건설하는 것은 관내 미분양의 기폭제가 될 것이며 향후 부동산 하락의 주된 요인이 된다고 강조했다.

재건축조합은 중앙정부의 LTV(Loan To Value ratio. 주택가격 대비 대출 비율) 대출규제 및 부동산 시장의 악화로 주택 시장이 급속도로 냉각되고 있으며 최근 화성의 동탄2 신도시의 한 아파트는 980가구 모집에 단 2명만 계약이 이뤄진 점을 강조하며 관내 미분양이라는 시한폭탄이 될 수 있는 90블럭 개발사업은 전면 중단돼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재건축조합은 조합원들의 생존권은 물론 도시 전체에 부정적으로 작용될 90블럭 사업이 전면 재검토 또는 완전 철회될 때까지 강경한 대응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정보공개청구 등의 각종 행정 절차를 밟아나갈 예정이며 이와 함께 현재 집회 신고를 해 놓은 시청앞에서 1인 시위, 천막 시위 등을 설 연휴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한 재건축조합 관계자는 “90블럭 사업은 재건축 조합과 직결된 사안이지만 좀 더 크게 보면 도시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재건축 등을 통해 충분한 주택 공급이 이뤄지는 만큼 90블럭은 도시가 좀 더 발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새로운 그림을 그려야 한다.”며 사업의 재검토를 요구했다.

실시협약 이후 90블럭 사업에 대한 재건축조합측의 반발이 점차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시가 앞으로 예고되는 마찰과 갈등을 어떻게 봉합해 나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유돈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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