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태 소장, 거침없는 언변으로 아카데미 특강 펼쳐
준비된 미래로 성장한 핀란드가 한국의 롤 모델제시
북한 도발도 의연하게, 손벌릴 때 도와야 미래 열려

본지 부설 안산시 CEO아카데미 62번째 강사로 황인태 국제평화연구소장이 초청돼 '변화시대 지도자의 패러다임‘이란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연세대학교 행정대학원 외교안보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캘리포니아 Yuin University에서 정치학 박사를 받고 현재 선문대학교 겸임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황인태 소장은 특유의 걸쭉하고 거침없는 입담으로 사회 곳곳에 만연해 있는 다양한 문제점들을 냉철하게 꼬집으며 회원들로부터 큰 환호와 호응을 얻었다.

한국의 멘토 국가는 북유럽의 핀란드이며 앞으로 다가오는 미래사회는 한국이 이끌어 갈 것이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 황 소장의 강의를 요약, 게재한다. <편집자주>

제 강의가 전국구라 전국에 안다녀본 곳이 없다. 안산에 이렇게 많은 CEO들이 배움에 배고파하는 것을 보면서 가능성과 잠재력을 확인했다. 이 자리에 계신 모든 분들이 존경스럽다.

어제 내가 알고 있는 정보와 지식은 이미 낡은 것이다. 어제의 정보를 잡고 있는 것은 미래를 대비하지 못하는 어리석은 짓이다. 미국의 포춘지에서 95년도에 500대 기업을 선정했는데 그 중 60%를 미국과 일본이 차지했으며 한국도 9개 기업이 포함돼 있었다. 20대 기업 역시 미국과 일본이 80%를 차지했고, 5대 기업에는 1~4위가 일본, 5위를 미국이 차지했다.

그로부터 5년이 흐른 후 한국은 IMF를 만나 500대 기업에 5개만 남았다. 5대 기업은 미국이 1~4위, 일본이 5위를 하는 등 판도가 바뀌었다. 2010년 다시 조사한 5대 기업에는 그 동안 포함돼 있던 기업은 하나도 남지 않았다. 세계 경제 흐름이 제조업에서 정보통신업으로, 다시 유통과 자동차 관련 산업으로 이동한 것이다.

예전에 잘 되던 내 기업이 이제는 왜 안되냐고 푸념하는 것은 어제에 붙들려 미래를 준비하지 못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과거에서 틀에서 벗어나 미래를 대처하라

한국사회에도 얘기치 못했던 일이 발생해 옛날 정치인들이 사라지고 있다. 최고의원, 당대표라도 국민들이 요구하지 않는 정치인들은 사라지고 만다. 이것이 현실이며 국가도, 기업도 다 마찬가지다. 오늘의 나를 붙들지 말고 내일의 나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미래에 대해 얘기하는데 그 중에서도 미래쇼크, 제3의 물결, 부의미래 등을 펴낸 엘빈 토플러가 가장 인정받는다. 그의 책들은 나올 때 마다 베스트셀러가 되며 각광을 받았다. 역사학도들은 크게 과거와 미래 2개로 나눈다. 현재는 찰나에 불과한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과거와 미래만이 존재한다는 것. 하지만 대부분이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미래 또한 대처하지 못한다. 미래를 인식하는 각도에 따라 미래는 달라진다. 미래를 준비하라.

그리스, 포르투갈, 이태리 등이 경제 위기에 시달리고 있고 일본의 신용등급이 2단계나 하락했다. 어제는 잘 나갔지만 미래를 준비하지 못해서 나온 결과들이다. 어느 강의에서 CEO들에게 한국의 벤치마킹 모델이 어디냐고 물었더니 독일, 일본, 싱가폴 등 다양했다. 하지만 우리는 핀란드를 연구해야 한다.

핀란드는 대한민국의 3.3배 넓은 국토에 인구는 530만명으로 우리의 10분의 1 수준이며, 겨울이 6개월이고 국민소득은 5만달러다. 560년 동안 스웨덴, 108년 동안 러시아의 지배를 받으며 수난의 역사를 지닌 핀란드지만 세계 모든 학자들이 핀란드로 모이고 있다. 핀란드가 갑자기 주목받는 이유는 바로 미래를 준비했기 때문이다.

러시아 속국이었던 핀란드는 러시아 혁명이 일어나 레닌이 공산정부를 세운 1917년 독립했다. 레닌이 공산혁명 운동을 하다 핀란드 산속으로 도망갔는데 핀란드 사람들이 그를 도왔고 그 일이 독립에 영향을 미쳤다.

미래를 준비한 핀란드, 세계가 주목

독립 후 핀란드도 민족적 수난을 겪었다. 러시아와 손을 잡겠다는 홍군과 독일과 손을 잡겠다는 백군 사이 내전이 벌어진 것. 백군의 지도자는 우리나라 이순신과도 같은 러시아 장군 출신인 마네하임 장군이었다. 핀란드의 내전으로 3만여명이 죽었으며 이중 2만5천여명이 처형당했다. 민족적 갈등이 심한 가운데 결국 전쟁에서는 백군이 승리했지만 총선에서는 홍군이 이겼다.

정권을 잡은 마네하임 장군은 구속돼 있는 홍군을 석방하는 국가적 결단을 내렸다. 견해가 다를 뿐이지 목적은 같은 한 민족이기에 상대방의 의견을 수용해야 한다는 것이 마네하임 장군의 생각이었다. 그래서 여.야 상관없이 다양한 인재를 기용하고자 무지개 내각을 구성하고 알록달록한 정부를 만들었다. 위대한 핀란드를 만들고자 하는 민족적 선언이었다.

핀란드는 아이가 미래라는 생각으로 가장 먼저 인구 늘리기에 주력했다. 여성들이 아이를 갖고 싶은 출산 장려책을 만들어 국가가 아이를 책임졌다. 결혼을 장려하기 위해 임신한 여성들에게 1년간 봉급을 주고 남편에게도 육아 휴직을 제공했다. 한 가정에서 아이 넷을 돌봐 나머지 세 가정의 부모들은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었다. 우리나라도 여.야 할 것 없이 보육정책을 내 놓고 있는데 이것은 절대 표플리즘이 아니다.

이와 함께 핀란드는 차등 없는 교육을 실현했다. 핀란드에서는 단 1원도 사교육비가 들지 않는다. 초등학교에서 대학원까지 등록금, 교육비, 교재, 급식비 등 전부 무료다. 하지만 30% 미만만 대학을 간다. 고등학교만 나와도 인정받고 대접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어떤가. 대학을 못 보내 안달이다.

평균 20~30명이 한 반을 구성하고 있는데 낙오되는 학생이 한 명도 없다. 뒤처지는 학생들은 별도의 교육을 통해 전체적인 균형을 맞춘다. 핀란드의 학교는 스포츠 활동을 장려해 그 시간은 교실 문을 잠그고 모두 운동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건강한 신체 활동을 통해 건강한 정신을 심어준다. 왕따가 있을 수 없다.

글로벌 시대의 새로운 물결을 잘 타야

핀란드의 평균 세율은 50%다. 부자는 최대 60%까지 세금을 내며 평균 이하의 사람들은 오히려 돈을 받으며 산다. 능력 있으니까 세금은 내는 거고 그 세금으로 2세들을 훌륭하게 성장시키는 것이다. 막대한 예산으로 복지 정책을 구현하기 때문에 어디 하나 손댈 곳이 없다. 세금 내는 것을 두려워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세금을 내도 누가 어디에 어떻게 쓰는지 모르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1999년부터 10년 동안 단 한명도 공직자 비리가 없었다. 내가 내는 세금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사용되기 때문에 세금 내는 것에 대한 부담이 없다. 국회의원들도 지하철을 타고 다닌다. 대통령이 야시장에 나와서 주민들과 차 마시고 대화를 나눈다. 누구 하나 화염병이나 계란을 던지는 사람이 없다. 정치인들이 국민들을 기만하지 않기 때문에 존경받는다.

무지개 내각을 구성한 마네하임 장군은 정말 훌륭한 지도자다. 1차 세계대전 전후로 대부분의 동유럽 국가들이 사회주의를 택했지만 핀란드는 자본주의를 선택했다. 엘빈 토플러는 새로운 물결이 일고 있는데 이를 잘 타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구상에는 세 번의 물결이 있는데 첫 번째가 농수산업물결이다. 우리나라는 그 물결을 타지 못했다. 좁은 국토에 농업 인구도 적었다. 러시아, 중국, 미국, 인도, 브라질, 캐나다 등 대한민국보다 수십 배 넓은 국토를 가지고 있는 나라들과 결코 땅으로는 어깨를 겨룰 수가 없었다.

나라가 힘을 얻기 위해선 벤치마킹 필요

미국, 영국, 일본,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등에 비해 국민소득이 현저하게 적음에도 러시아가 G8에 들어갈 수 있었던 이유가 뭘까. 러시아는 6가지 힘을 가지고 있다. 우선 1만500개의 핵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다. 러시아 군인들을 극동지역에 배치해 미국과 일본을 견제하고 있다. 세계적 수준인 우주항공기술과 넓은 땅, 풍부한 자원 역시 러시아의 힘이다. 여기에 우수한 인력과 다양한 문화 또한 러시아가 지닌 힘의 원천이다.

러시아처럼 우리도 힘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러시아의 6가지 힘 중 한 가지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힘 있는 나라가 되려면 좋은 나라를 벤치마킹해야 한다. 두 번째 물결이 제조업이다. 1905부터 미국 다음의 국가로 2010년까지 일본이 2위 자리를 고수했다. 일본은 서양 문물을 받아 들여 항공, 철강 등을 산업화하며 성장했다. 우리나라도 프랑스, 미국 등이 손잡자고 왔을 때 수용했으면 지금과는 또 다른 나라가 되었을 것이다.

한국 시장의 자본력은 미국과 일본이 잠식하고 있다. IMF 당시 서울의 유명 건물은 외국에서 모두 매입했으며 증권시장의 40%가 외국 자본이다. 우리나라는 돈이 없다. 그럼에도 재벌, 국회의원, 공무원들이 돈 쓰는 것을 보면 한심하다.

제가 고개를 숙이는 사람이 바로 기업인들이다. 몇 안 되는 자기 가족 챙기기도 어려운데 많은 사람들을 고용해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기업인들을 보면 존경스럽다. 기업과 회사의 운영자가 존경받아야 한다.

미래 사회를 위한 인재양성이 중요하다

세 번째 물결은 서비스다. 우리나라 서비스업은 57%로 선진국에 비해 저조한 수준이다. 하지만 그 중 하나인 IT만큼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새로운 물결을 타야 한다. 우리나라는 빨리빨리 정신의 부지런함으로 30~40년 만에 경제 성장을 이룩했다. 정만 대단한 민족이다. 공간 싸움에 대해서도 대단하다. 많은 인재들이 더 넓은 세계를 향해 뛰어들고 있다.

1995년부터 시작된 삼성의 반도체 사업은 10년 만에 세계 최고의 반열에 올려놨다. 그에 따른 일본의 견제도 만만치 않은 터라 삼성 임원들에게 물어봤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 있게 말한다. 걱정할 것 없다고. 삼성은 2006년도에 최고 수준의 반도체를 만들었고 이는 일본보다 11개월 앞선 것이다. 인재 양성을 통한 기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

울산에서 CEO들을 강의하면서 물어봤다. 왜 우리나라 젊은 대표들은 골프에 목을 매는지. 아무리 좋은 임원들이 있어도 사장이 상주하는 것과는 분명 차이가 있다. 인재 양성을 위해 골프 나갈 돈으로 직원들에게 프로젝트를 제시하면 분명 가슴에 뭔가 뜨거운 것을 심어주게 된다.

이순신이 나라를, 세종대왕이 국민을 사랑했기 때문에 무수한 업적을 남길 수 있었던 것이다. 자신의 회사를 위해 나를 던지겠다는 각오를 심어주기 위해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던져 줘야 한다. 그래야 회사가 발전한다.

공무원들은 채용 전까지 열심히 공부하지만 그 후는 그러질 않는다. 의사도 검사도 마찬가지다. 의사들과 검사들은 폭탄주를 좋아하는데 결국 그로 인해 자신들의 소임을 충실히 수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재판이 1심에서 끝나지 않고 3심까지 가는 경우가 제일 많은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미래사회 주도하기 위해선 북한 도와야

2천5백명의 연구원이 상주하는 세계에서 제일 유명한 연구기관인 스위스의 아이엠디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50년이 되면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는 대한민국이라고 했다. 또한 골드만삭스는 2020년이 되면 국민소득 9만불을 넘는 나라는 미국과 한국 뿐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프랑스의 유명한 미래학자인 자크아탈리는 미래의 물결이란 책에서 지구가 생긴 이후 육로를 통해 세계를 정복한 징기스칸, 바다를 제패한 바이킹이 있다면 태평양 시대에는 아시아에서 나오는 상품이 세계를 정복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육로와 항로를 모두 갖고 있는 한국은 세계 경제의 중심지이며 한국 사람들이 세계를 호령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북한을 도와야 한다고 했다.

북한 동포들을 도와주지 않으면 결국 북한은 중국으로 넘어갈 것이다. 북한 정권이 손을 벌리고 있을 때 도와 줘라. 북한의 도발에 신경 쓰지 말고 의연하게 대처해야 한다. 북한은 절대 전쟁을 일으킬 수 없다. 한국의 군사력은 1950년대 수준이 아니며 한반도가 전쟁으로 사라지는 것을 그 누구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 이 시대는 파워프로가 필요하다.

직원들을 써 보면 안다. 명문대 나온 사람이 결코 일 잘하지 않는다. 엘리트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실전에 강한 사람이 필요한 것이다. 삼성반도체 공학박사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했는데 그 중에는 이름 없는 대학 출신들도 많았다.

이들이 앞으로 대한민국을 짊어지고 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예전에는 인력 채용에 있어 인터넷으로 서류를 접수하고 명문대 순으로 서류전형 후 면접을 봤지만 지금은 면접을 먼저 본다. 서류상 스팩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람이 중요하다는 것으로 바뀌었다. 한국이 세계무대로 도약할 수 있도록 여러분의 역할이 중요하다.

<정리:유돈명 기자 / 사진:이태호 기자>

저작권자 © 안산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