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관일 대표, 맛깔스런 강의로 박수갈채
모든 문제의 근원은 자신에게서 찾아라
아무도 알 수 없는 인생 항상 준비해야

본지 부설 안산시CEO아카데미 58번째 강사로 경제학 박사이며 자신의 이름을 걸고 창의경영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조관일 대표를 초청했다. 교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조 대표는 농협중앙회 상무와 강원도 정무부지사를 거쳐 대한석탄공사 사장까지 역임하는 등 치열한 자기계발을 통해 지방대 출신의 한계를 뛰어넘었다.

조 대표는 특히 독특한 발상과 창의력, 그리고 강력한 실천력으로 만년적자 꼴찌 공기업인 대한석탄공사를 부임 5개월만에 꼴찌에서 탈출시켰고 1년 4개월 후에는 25억원의 흑자를 내는 경영혁명을 이뤄냈다. ‘생각을 바꾸면 길이 보인다’는 신념으로 인생 여정 속에서 터득한 지혜와 노하우를 맛깔스럽게 전달하며 회원에게 감동을 선물한 조 대표의 강연을 요약, 게재한다. <편집자주>

심리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강의는 70분 정도가 가장 좋다고 한다. 오늘의 70분이 헛되지 않도록 멋진 강의로 보답하겠다. 오늘 못 온 분들은 천추의 한이 될 것이다. 우스갯소리로 공무원 아내들은 죽기 전까지 나오는 연금 때문에 남편이 오래 살기를 바란다고 한다.

어느 날 동창회를 다녀온 아내가 화를 내면서 들어왔다. 이유인즉 다른 친구들 남편들은 모두 죽었기 때문이란다. 물론 농담이다. 부부는 최대한 오랫동안 함께 살아야 한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노부부가 자살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런데 작년에 아내가 암에 걸린 후 혼자가 된다는 사실이 너무도 불안했다. 왜 그렇게 치열하게 사느냐고 묻는다면 자랑하고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아내가 있기 때문이다.

목표를 세우고 노후를 디자인하라

현재 우리나라 최고의 문제는 저출산이다. 앞으로 경로석이 일반석이 될 날이 멀지 않았다. 예전에는 쉽게 임신을 했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다.  프랑스는 둘째를 낳으면 매월 170만원씩 줄 정도로 저출산은 세계적으로도 심각한 문제다. 아이들이 없으면 나라가 무너진다. 교편을 잡고 있는 사람들의 미래가 그리 밝지 많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강의를 다니면서 이어령 장관 만큼만 강의를 해야겠다고 목표를 세웠다. 그런데 두 달 전 올해 85세인 송해 선생으로 목표를 상향 조정했다. 요즘은 ‘나이 들수록 입조심 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나이가 들수록 그렇소, 옳소, 맞소, 삼소만 해라. 본론으로 돌아가서 최근 내 강의목표는 올해 95세를 맞은 배뱅이굿 무형문화제 이은관 선생으로 다시 수정됐다.

여러분도 지금부터 노후를 잘 디자인해야 한다. 결코 돈의 문제가 아니다. 인천에 100억대 건물을 가진 지인은 내가 제일 부럽다고 한다. 세만 받아먹고 살면 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수많은 세입자들을 관리하며 30년 동안 살아야 한다면 분명히 암울한 일일 것이다. 지금 당신이 사업을 하고 있다면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지 고민하며 모든 역량을 기울여야한다.

보신탕집을 운영하던 친구가 어느 날 매운탕집으로, 그리고 다시 오리탕집으로 여러 차례 업종을 변경했다. 무엇을 파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제대로 만드느냐가 중요한데 친구는 그것을 인지하지 못했다. 한반에 보통 공부 잘하는 우등생 5명 정도는 있다. 그 친구들은 다른 반에 가더라도 우등생이다. 이것이 바로 우등생법칙이다.

현대 사회는 철저한 자기관리가 필수

지방 농협 본부장으로 근무하던 시절 농민들이 도로를 점거하고 쌀값 인상에 대한 데모를 하는 상황이 생겼다. 금방 자리를 옮길 것 같던 농민들은 술을 마시기 시작하면서 통제 불능의 상태가 됐다.

그러더니 본부장 나오라고 외치기 시작했다. 두려웠지만 리더의 역할이었기 때문에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600여명의 농민 앞에 서서 한명씩 똑바로 쳐다보며 대적했다.

의지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배짱이 있어야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성공한 사람들이 배짱 있어 보이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CEO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머리를 쓰고 노력해야 한다. 고령화가 되면서 남자는 여자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 여자는 남편이 있어도 집에서 친구를 만나지만 남자는 보통 밖에서 만나기 때문에 돈이 많이 든다. 그래서 항상 외치는 말이 있다.

남녀평등. 남자는 여자에 비해 평균적으로 등신이다. 은퇴를 대비해 요리를 배워라. 스테이크와 국수류 하나만 제대로 배워놔도 그 맛을 잊지 못해 아이들이 전화하고 찾아온다. 딸은 오복중 하나다. 아들은 장가가면 끝이다. 아들이 좋았던 시절은 같이 살 때 얘기다. 분가를 시키면 아들집에 갈 때 꼭 전화를 하고 가야 한다. 하지만 딸집은 아무 때나 찾아간다. 그래서 아들은 오복에 들지 못한다.

요즘은 SNS 시대다. SNS는 정말 무서운 것이다. 한 학생이 페이스북에 숙제를 도와달라고 글을 올렸는데 무려 24만명이 답변을 했다고 한다. SNS를 컴퓨터 자판에서 치면 한글로 눈이란 글자가 된다.

이는 감시망 사회를 뜻한다. 언제 어떠한 상황이 올지 모르기 때문에 철저히 자기 관리를 해야 한다. 생각지 않게 부지사직을 맡았던 적이 있다. 그 자리는 너무도 외로운 자리더라. 한 번은 술이 잔뜩 취해 직원들과 함께 노래방에 가서 신나게 논 적이 있다. 흐트러진 모습을 직원들이 핸드폰으로 찍었는데 그 사진이 나에게 어떤 비수로 되돌아올지 모르는 일이다.

막대한 영향력의 SNS 제대로 활용해야

오늘날의 시대는 행동을 조심해야 한다. 선출직에 출마할 것도 아닌데 개판으로 살겠다는 생각은 버려라. 농협에 입사했을 당시 상무까지 올라갈 줄은 몰랐다. 동기 중 최초로 상무 자리에 올랐지만 일찍 승진한 만큼 퇴직도 빨랐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하루 종일 와이프 옆에 있는 하와이대학을 다니게 됐다.

퇴직 후 닷새 만에 당시 김진선 강원도지사가 전화를 걸어 정무부지사 자리를 제안했다. 절대 생각해보지 못했던 일이다. 그렇게 부지사가 된지 1년이 지나자 이번엔 춘천 시장 출마 제의를 받았다. 수차례 거절을 했지만 결국 승낙하고 선거 준비를 시작했는데 생각지도 못한 경선이라는 암초에 걸려 중도하차했다. 2년 후 국회의원에도 출마하려 했지만 공천에서 떨어졌다. 인생은 살아봐야지 아무도 그 미래를 알 수 없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

서울의 유명 호텔에서 한복을 입은 사람을 문전박대했다. 하지만 그 사람은 유명한 한복디지이너였고 이 사실이 트위터에 뜨면서 해외토픽으로도 보도됐다. 일이 일파만파 됐다.

SNS는 정말 무서운 것이다. 이를 잘 활용할 수 있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걸려들면 헤쳐 나오기 힘들다. 잠시도 관심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

춘천시장에 출마하려다가 선거운동 중에 경선에서 떨어져 집 밖을 나가기가 어려운 적이 있었다. 어쩔 수 없이 외출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 집 밖에 나와 제일 먼저 구두를 닦으러 갔다. 구두를 닦고 나서 돈을 냈지만 받지 않았다.  그 날밤 독일월드컵 한국의 16강 결정전이 열린다는 이유로 오늘은 공짜라고 했다. 경선에서 떨어져 의기소침해 있던 자신에게 다시 한 번 큰 자책감을 느끼게 했다.

내일 아침에 숨을 쉰다는 보장이 없다. 중요한 것은 공직자가 어디까지 올라가느냐가 아니다. 내 자리에서 뭘 제대로 했느냐, 뭘 베풀었느냐가 중요하다. 이 자리 아카데미 회원들에게 고한다. 생각을 바꿔라.

생각을 바꾸고 알 수 없는 미래 준비

식당을 하면서 제대로 음식을 만들어 주는 것이 사회에 봉사하는 일이다. 공직자의 부정부패는 대부분 돈이 문제다. 그런 공직자들은 사업을 했어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노력도 하지 않고 실력도 없으면서 똑같이 잘 살기를 바란다. 나라를 위해 봉사할 마음이 있다면 공직자가 되라, 하지만 돈은 포기해야 한다.

똑같은 자장면집을 해도 맛이 좋아서 가는 집은 5곳 내외다. 맛이 없어 장사가 안되는 것을 외부 요인으로 돌리는 집은 성공할 수 없다. 문제를 인정하고 원인을 나에게서 찾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해결책을 찾을 수 없다.  이왕 할 바엔 제대로 하자. 세계적 글로벌 기업들의 경영모토가 바로 와우(WOW)다. 서비스, 근무태도, 제품이 ‘와 대단하다’라고 감탄할 수 있어야 한다.

일본 갔을 때 일이다. 관광버스를 타려고 하는데 운전기사가 보조 계단을 놓고 탑승하는 관광객을 일일이 부축하며 인원을 셌다.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광경이었다. 아주 작고 정교한 배려지만 그것이 제품에도 영향을 미친다. 간단한 차이에서 프로와 아마추어가 나뉜다.  산수유로 유명한 천호식품 김영식 대표의 성공 비결을 소개한다. 김 대표는 아침마다 배를 때리며 나는 성공한다를 외쳤다. 사업 초기 여직원과 단 둘이었지만 항상 마주보고 파이팅을 외쳤다.

핸드폰 초기 화면에 자신의 꿈을 표기했다. 마늘진액을 개발하고 홍보비가 없어 지인 2천명에게 자전거로 서울까지 간다고 선언하고 실행에 옮겼다. 비행기를 타면 승객이 내리기 전 맨 앞쪽에서 전단을 돌렸다. 공공장소의 컴퓨터 바탕화면에 천호식품을 배경으로 바꿔 놓았다. 그리고 부시 대통령에게 제품 선물을 했다. 물론 먹었는지 확인할 수는 없지만 답장은 받았다. 그리고 그걸로 홍보를 했다. 그만큼 독하게 했기 때문에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간단한 차이가 프로를 만든다

건성으로 일하지 마라. 아무도 관심 갖지 않던 치악산 휴게소 내 꿩 사육장 영문 안내문의 오타를 발견하고 이를 바꿨다. KTX 특실을 타면 유리가 시원하게 뻥 뚫려 있어 가운데 앉은 사람은 옷을 걸 수가 없었다. KTX 직원 강의 중 이 얘기를 전달했더니 옷을 걸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다. 와우라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다.

홍천에 가면 팔봉산 관광지가 있고 그 앞에 야외 음악당이 있다. 하지만 무대 위 봉우리는 7개 밖에 없다. 어떤 업종을 하던지 건성으로 보지 말고 깐깐하게 하라. 우등생이 돼야 한다.

우리나라 재래시장 살리기가 안되는 이유는 건성으로 하기 때문이다. 재래시장 근처에 대형마트가 들어서지 못하게 하는 한국과 달리 일본은 재래시장과 대형마트를 근거리에 공존시켜 상생을 모색한다.

반면 한국의 재래시장 박람회는 특산물 전시회로 끝난다. 박람회가 제대로 성공하려면 재래시장으로 가서 열어야 한다. 그래야 교육이 되고 변화가 일어난다. 얼마전 타계한 탤런트 김인문씨는 늘 어눌한 말투였는데, 틀니 연기를 위해 생니 8개를 뺄 정도로 프로근성을 보였다. 사업이 잘 안된다고, 승진이 안된다고 생각될 때 나 자신부터 돌아봐야 한다. 안재훈 애니매이션 감독은 메모광으로 유명하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들을 항상 기록하는 안 감독은 서재가 메모지로 가득하다. 여러분도 실행해보길 권유한다.

매사를 긍정하고 행동으로 옮겨라

한국석탄공사는 만년 적가 기업이었다. 사장으로 취임했을 때 본사가 의정부에 있어 막장에 들어가 일하는 직원들과 소통이 거의 불가능했다. 그래서 매주 직원들에게 편지를 썼다. 그렇게 4주가 지나자 직원들에게 답장이 오기 시작했고, 8주가 지나서는 내부 비리 신고가 들어왔다. 악풀을 무서워해서는 안된다. 정당한 길을 가고 있다면 두려워하지 말아라.

석탄공사 근무 당시 항상 검은색 바지에 빨간색 넥타이를 매고 다니며 연탄불을 표현했다. 그러던 중 여름이 되자 직원들이 더워 보인다며 무늬가 없는 파란색 넥타이를 선물해 줬다. 파란색은 연탄불이 제대로 붙은 후의 색깔이다.  석탄공사에 간지 4개월만에 3명이 죽었다. 막장을 들어가지 않고 석탄을 캘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 끝에 석탄 캐는 로봇을 개발해 일대 혁신을 일으켰다.

사업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고마운 일이다. 불만은 문제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직장인이 자리를 옮겼을 때 좌천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농협에서 남성 최초로 부녀과장을 맡은 적이 있다. 왜 나를 여기에 보냈느냐고 한탄하면 답이 없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여성관련 책을 독파하며 책까지 냈다. 2년 만에 농협중앙회 비서로 올라갔다. 꿈은 그냥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골드버거라는 사람은 복권 일등에 당첨되면 평생 하나님을 대신해 좋을 일만 하며 살겠다고 3년을 기도했지만 당첨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는 복권을 사지 않았기 때문이다.

감사하고 긍정적으로 살아라. 독하지 않고는 이뤄지지 않는다. 경영이든 직장생활이든 그 분야 최고에게서 배워라. 그리고 마지막은 행동으로 옮겨라.

<정리:유돈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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