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아름다운 여성들의 모임

- 안산여성문학회 -

사람마다 물건을 고를 때 자기만의 식별방법이 있다. 나는 믿을만한 세 명 이상의 입에 침이 마르는 칭찬을 들은 후 이곳저곳 뒤져서 정보를 수집한다. 그리고 직접 써본 후 고르는 버릇이 있다. 그것은 속고 속이는 세상에 대한 나만의 대처방법이다. 물건 뿐 아니라 사람을 사귈 때나 어떤 단체에 가입할 때도 마찬가지다.

그런 내가 3년 전 서울에서 안산으로 처음 이사 왔을 때 얼마나 난감했겠는가! 낯선 도시는 사람을 무기력하게 하기에 충분했고 누굴 만나는 것조차 두려웠다. 이정도 되면 우울증은 당연히 따라오게 마련이어서 혼자 세상 짐을 다 짊어진 것처럼 나이를 늙어가기 시작했다. 아직 서른셋의 꽃다운 나이에 말이다.

하루하루 무기력한 내게 어느 날 희망이 보였다. 한 대형 할인매장 문화센터에서 우연히 보게 된 한 권의 책, 그것은 유명한 시인의 시집도 아니었고 저명한 수필가의 수필집도 아니었다. 단지 한 여성문학단체가 엮어낸 동인지였다. 그것이 바로 <안산여성문학> 이다.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출판사에서 근무한 내게 그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이었다. 다시 글이 쓰고 싶어졌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이었다. 어떻게 가입해야 하는지를 몰랐고 용기도 부족했다. 그렇게 꼭 1년을 흘려보낸 후 다시 우연히 한 백일장 포스터를 보게 되었다. ‘제1회 안산시 여성백일장’ 다시 가슴이 요동쳤다. 1년 전 그 여성단체가 주관하는 행사였다.

백일장은 생각보다 컸다. 주관하는 회원들의 행동도 노련했다. ‘이 곳이라면…’. 작품은 대충 써내고 회원 몇 분과 대화 나누기에 열중했다. 흡족한 마음으로 집에 돌아와 알려준 홈페이지를 찾았다. 그리고 밤을 새워 그곳에 올려진 글을 읽었다. 그리고 결심했다.

그렇게 찾아가게 된 안산여성문학회에서 나는 활기를 얻었다. 꽃보다 아름다운 문학회 회원들과의 교류는 겉늙어가던 외모를 조금씩 제 나이로 돌려놓았고 미소를 끊이지 않게 했다. 그즈음 나를 본 사람들은 제가 왜 저러나 할 정도로 웃고 다녔으니까.

지난 18일 제3회 안산시여성백일장이 있었다. 이제 주관자의 입장에서 참가자들을 맞으니 감회가 새로웠다. 그들 속에서 나를 찾았다. 내가 그들이고 그들 역시 나였다. 또한 소나기가 퍼붓는 궂은 날씨에도 ‘삶이 문학을 부른다’는 주제로 열강하는 신달자 시인과 강연를 듣기 위해 엉덩이에 빗물이 스며드는지도 모르고 열청하는 참가자들의 모습은 그대로가 문학이었다. 어떤 모임이 이토록 아름다울 수 있을까!

안산 여성들에게 전하고 싶다. www.sanwolim.net(안산여성문학회)를 클릭하는 순간 삶이 달라질 거라고. 결코 후회 없는 선택일 것이니 한번 들어와 보시라고. 꽃보다 아름다운 여성들이 꿈을 이루어가는 곳, 삶이 문학을 부르는 곳, 나이를 잊고 열정을 불태울 수 있는 곳이라고.

<신현미 리포터, 안산여성문학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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