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순 인성교육개발원장, 아카데미 강연 펼쳐
창조보다는 기본 틀을 갖추는 것이 더욱 중요
올바른 인성 갖춘 멀티플레이어가 제대로 된 인재

대한항공 서비스아카데미 원장을 역임하며 수많은 화제를 불러 일으킨 박완순 인성교육개발원장이 안산시CEO아카데미 42번째 초청강사로 나서 열강을 펼쳤다.

‘CEO의 글로벌리더십’이라는 주제로 2시간동안 진행된 강연에서 박 원장은 내가 속해 있는 조직과 내가 가지고 있는 자부심을 버리지 말 것을 끝없이 주문했다. 곧 나를 찾고 나 스스로 자부심을 갖는 것이야 말로 글로벌리더십을 실천하는 것이라는 박 원장의 강연 요지를 기재한다.

<편집자주>

박완순 원장은 가장 먼저 Blockhead론을 설명한다. 같은 일을 끝없이 반복하면서 내일은 또 다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하는 사람, 우리는 그들을 ‘바보’ 또는 ‘돌대가리’라고 부릅니다.

영어로는 ‘Blockhead’다. 돌대가리의 의미는 인간이 가지는 본래의 귀한 능력을 사회와 주변 환경이 만들어내는 잘못된 고정관념이 가림으로써, 본연의 실력 발휘가 불가한 상태가 되는 것을 말한다.

영어의 Block(가리다, 벽을 쌓다)과 정확히 일치하는 의미다. 우리가 ‘바보’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모든 인간은 동일하다’는 마약과 같은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는 게 우선이다.

새의 알이 다 비슷해 보여도 어느 알에서는 병아리가, 어느 알에서는 독수리가 나온다. 자성(自省)을 통하여 당신의 능력과 ‘되어가는 꼴(性)’을 알아야 한다. 모든 답은 자신을 들여다 보려는 노력, 자기성찰 속에서 시작된다는 논리다.

어른은 얼르다에서 파생된 단어고 어른은 곧 정신체계를 갖춘 사람을 일컬는다. 어린이는 또 무슨 말인가? 어리석은 이의 준말이다. 소파 방정환 선생이 어리석은 이를 줄여서 어린이라고 통상 칭한다.

여기서 자성(自省)은 성(性)을 일컬으며 통상적인 남녀의 성이 아니라 성장과 성숙을 말한다. 남녀의 공통점은 사람이다. 요즘 대기업에서는 인성을 가진 신입직원을 뽑으려고 애를 쓴다.

그런데 사람을 뽑는데 똑 같은 일을 반복하면서 새로운 사람을 찾기를 끝없이 반복하는 모습이 안타깝다.

기본 틀이 있어야 창조도 할 수 있어

학교를 졸업하는 학생들이 선배들이나 선생에게 묻는 말이 있다. 어떻게 하면 사회생활을 잘해야 하나? 그런데 답은 잘, 아니면 그냥 잘, 더 말하면 열심히 잘해야 한다고 한다.

그런데 이런 말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잘한다는 기준이 없다는 것이다. 틀을 깨려면 망치가 있어야 하는데 깰 틀이 없고, 호두가 없다.

흔히들 우리는 창조적인 사고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말한다. 창조의 창은 방패와 다른 칼로 상처내는 무기다. 창을 만들려면 기본 틀이 있어야 하는데 우리는 지금 틀없이 창을 만들고 있는 상태다.

여러분 글로벌, 글로벌 그러는데 글로벌이 무슨 뜻이라고 생각하는가? 글로벌은 우리가 생각하는 세계화는 아니다. 글로벌은 보편적인 상황을 일컬는다.

2001년 9월 11일, 미국의 국제무역센터는 이슬람 유격전사 19명이 여객기를 납치해 그야말로 충격적인 뉴스거리였다.

4대의 여객기가 오사마 빈 라덴이 이끄는 알 카에다 테러리스트에 의해 납치되었다. 그 중 두 대는 뉴욕의 세계무역센터를 들이받고 건물을 붕괴시켰다. 한 대는 국방성 건물인 펜타곤을 들이받았고, 한 대는 도중에 실패했지만 목표물은 워싱턴의 국회의사당이나 백악관이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망자는 테러범 19명을 포함해서 모두 2천976명의 희생자가 발생했다.

19명의 테러범은 그러나 미국내에서 10~20년 동안 거주하면서 수많은 교통위반 등을 겪으며 생존능력을 키웠다.

소위 군대는 유격훈련이 있다. 유격이라는 한자를 풀이하면 평상시에는 놀면서 쉬는 훈련이다. 그러나 전쟁시에는 군인들에게 눈부신 원동력이 된다. 19명의 테러범도 장기간 미국내 체류하면서 평범한 일상을 보내다 어느 날 빈라덴의 명령을 하달받고 순식간에 납치범으로 둔갑한 것이다.

자존감에 가까운 자부심이 성공 원동력

다시말해 이들은 유격훈련 같은 놀고 먹으며 모든 것을 섭렵하는 것이 멀티플레이어로 만들어 졌다. 현대 경영자들도 그런 멀티플레이어를 찾고 있다.

요즘 기업들은 CI(Corporate Identity) 즉 기업의 이미지 전략이 패밀리경영으로 가고 있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레몬을 생각하면 침이 고이는 것처럼 내가 어떻게 되어가는 꼴을 예측할 수 있는 힘을 자성예언, 남이 되어 가는 꼴을 내가 그의 입장에서 느껴보는 것을 감성, 나와 남이 모인 조직에서 내 주변의 것들이 나를 중심으로 일정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만드는 나의 프로그램같은 문화, 시스템을 덕성이라 말한다.

그 중 내가 어떤 조직에 속해 있을 때 그 조직에 불만이 있더라도 외부에 험담하지 말 것을 당부한다. 험담을 하는 행위는 흰개미만도 못하다. 흰개미는 가장 우수한 종족을 번식하기 위해 힘없는 형도 잡아 먹고 동생도 잡아 먹어 나중에는 가장 튼튼하고 왕성한 번식력을 가진 종족을 보존시킨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지금도 이스라엘은 나치 전범을 지구 끝까지 가서 다늙고 죽기 일보 직전인 자들을 재판에 데려와 죄를 묻는다. 그러나 우리는 어떠한가? 우리나라 항일의사의 후손들은 여전히 사회의 그늘에서 빛을 보지 못하고 사는 경우가 많다.

21세기에 이념전쟁은 끝나고 글로벌이라는 말로 지역을 중심으로 한 국가라는 개념은 자꾸 흐릿해 가지만 주관없는 객관은 있을 수 없듯 외형적이든 정신적으로 몸담고 있는 회사나 조직에서 자부심을 넘어 자존감을 갖는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한다.

그리고 조직원들이 그러한 자존감에 가까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중용에 바탕한 덕성을 중심으로 문화의 틀을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

조직이나 사회나 교육만이 살 길

시대와 환경이 급변함에 따라 조직 구성원 개개인의 능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경영요소가 되었음은 이미 다 알려진 사실이다. 따라서 기업 생존을 위한 인력확보경쟁이 날로 심화되어 그 방법도 변모를 거듭하여 왔다.

초기에는 타 조직의 우수인력만을 영입하는 단순 스카우트 방식을 사용하다가 일정분야 업무 전체를 맡기는 아웃소싱 형태와 회사 전체를 통합하는 M&A방식을 거쳐 상호 이익이 되는 업무를 공동 주관하는 전략적 제휴 형태로까지 발전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방법들은 공통적으로 두 가지 한계가 있다. 첫째, 외적인 요인으로는 안정적인 공급이 불가하다는 것이다. 공급의 주도권이 외부에 있고 기업이 요구하는 능력 보유자 선정의 어려움이 그 이유이다. 둘째, 내적인 요인으로는 기업의 생리상 부조화에 따른 부작용이다. 기업을 법인이라 하는 이유는 기업 자체를 인간처럼 생명을 가진 인격체로 간주하여 법으로써 인정하였다는 의미다.

사람의 신체는 외부의 장기가 이식되어 들어오면 침입자로 간주하여 공격을 하게 된다. 이를 막기 위해 항생제를 사용하면 다른 장기에 막심한 피해를 주게 되어 결국 몸 전체를 망치게 된다.

기업의 생리도 인간과 같아 내부 여건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이 행한 외부인력 충원은 많은 위험을 동반한다. 흔히 낙하산 인사나 타 조직에서 특출한 능력을 보여 영입한 직원이 제대로 적응치 못하고 중도 하차하는 이유가 이것이다.

따라서 급변하는 환경에 적응하여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할 안정적인 인력확보의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교육이라는 것을 알게 됨으로써 리더에게는 외로움이라는 것 외에 또 다른 고통이 임무로 주어지게 된 것이다. 그것이 희생이다.

자기 조직에 대한 긍정마인드를 가져야

위대한 조직에는 어느 곳에나 위대한 조직문화가 있다. 문화란 어느 집단의 전 구성원이 동일하게 가지는 정신 프로그램을 의미한다. 경영자와 구성원이 일정 사안에 대하여 동일한 목표의식을 가질 수 있다면 그 방법상의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는 있으나 큰 흐름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예를 들어 담배가 몸에 해롭다는 것은 일반 상식이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훌륭한 조직문화를 가진 담배회사 직원에게 이 질문을 던지면 어떤 대답이 나오리라 예상하는가? 그 조직의 말단 사원부터 최고 경영층까지 담배가 정신건강에 좋은 수많은 이유를 대며 당신을 설득하려 할 것이다.

이러한 정신자세가 그 조직의 건강함을 상징적으로 나타내 주는 조직문화의 위대성이며, 다른 어떠한 경영 요인보다도 중요한 조직 성공의 열쇠이다. 문제는 이를 성취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시간과 장애 극복을 위한 인내심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리더십이란 경영자가 구성원들의 생각의 폭을 넓히고 다양한 시각에서 목표를 바라볼 수 있도록 유도하여 결국 그들을 조직이 의도하는 방향으로 스스로 움직이도록 안내하는 영향력을 의미한다. 이처럼 조직원의 정신체계를 의도하는 방향으로 유도하는 일련의 작업, 그것이 교육이며 그 과정은 외로움만큼이나 고된 자기희생을 대가로 치루어야만 하는 것이다.

백조의 평온하고 우아한 자세는 물 속에서 바삐 움직이는 두 발의 끊임없는 노력 때문이다. 훌륭한 리더십 역시 이와 다를 바 없다. 외로움과 희생만이 리더의 우아한 모습을 지켜주는 백조의 두 발과 같은 것이다.

리더는 조직의 습(習)모델이 돼야 성공

리더가 조직을 살리기 위해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속을 태우는 원리가 이와 동일하다. 다른 것이 있다면 중성자와 양성자 대신에 모든 결정과 책임을 져야 하는 외로움과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을 태우는 희생으로 조직원에게 생명의 빛이 되어 주는 것이다.

조직원과 같은 위장망을 입고 조직의 습(習)모델이 되라. 그렇다면 리더는 훌륭한 리더십 발휘를 위해 자신의 무엇을 태워야 하는가?

첫 번째가 권위다. 소위 전선(Front-line)이라는 것이 형성되어 아군과 적군의 상황을 비교적 쉽게 파악학수 있었던 예전의 전투에서, 후방에 위치한 지휘관의 임무는 올바른 판단과 명령 전달이었다. 조직원들은 그 명령을 수행하는 역할만을 담당하였다. 즉, 모든 일이 상의하달(Top down) 형태였다.

그러나 게릴라전 형태의 현대전에서는 전선은 물론 전방과 후방의 구분이 없으며, 지휘관 역시 언제라도 적에게 노출될 위험을 안고 있다. 적군에 대한 정보 수집도 구성원들의 도움 없이는 불가할 정도로 복잡다단한 양상을 띄는 것이다. 구성원들의 도움 없이는 정보 수집은 물론 생존 자체마저도 위협을 받는 상황이다.

이러한 때에 리더의 권위를 돋보이게 하려는 욕심으로 조직원들과는 전혀 다른 색깔의 위장망을 쓰고 전투에 임해 적군의 눈에 쉽게 발각된다면 그 결과는 불을 보듯이 뻔한 것이다.

현대의 경영 또한 이와 다르지 않다. 모든 정보수집과 해결책이 구성원의 개인적 판단과 능력을 통해 리더에게 전해지는 하의상달(Bubble-up) 형태가 되어야 하며, 리더는 이를 재가공하여 최종 판단을 내리는 것이다

생각없는 같은 일의 반복은 '바보짓'

권위는 스스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들에 의해서 만들어 지는 것이다. "제일 낮은 수준의 리더는 부하들이 그를 두려워하게 만들고, 제일 훌륭한 리더는 부하들이 리더가 누구인지도 모르도록 행동한다"라는 어느 학자의 리더십 정의가 의미있게 다가온다. 그들과 같은 위장망을 입어라. 그리고 그들과 함께 생활하되 조금 다른 생각을 하라.

두 번째로 태워야 할 것은 성급함이다. 교육을 통하여 조직원의 사고 체계와 행동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환상이다. 특히 기업교육은 학교 교육과 달리 그 대상이 이미 나름대로의 정신 체계가 굳어진 성인인 바 그러한 효과 기대는 더더욱 어렵다.

리더가 조직원의 생각과 행동을 바꿀 수는 없다. 다만 자신이 그들과 어우러져 생활함으로써 자연스럽게 리더 자신의 사고체계와 행동을 본받을 수 있는 습(習)의 모델이 되어 주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 스스로 우아한 리더의 자태는 외로움과 희생을 대가로 이루어진 전리품임을 알게 하여 그 가치에 도전하려는 의욕을 심어 주는 것이다.

자연의 이치가 그러하여 겨울 뒤에 여름이 바로 올 수 없듯이 훌륭한 리더십 발휘의 열매는 시간의 흐름이라는 절차를 먹고 산다. 아무리 바빠도 바늘허리 꿰어 쓰려는 조급함은 무의미하다는 것이며 리더의 속이 새카맣게 타는 이유이다.

리더십이라는 단어가 세상의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 정의되고 언급되는 현상은 집단을 이루어 살 수 밖에 없는 인간의 속성이 변하지 않는 한 계속될 것이며, 그 현상 역시 자연의 법칙이다. <정리:박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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