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스타 김준호ㆍ손심심 부부, 구수한 입담으로 흥돋워
수천가지 아리랑 구절에서 민족의 에너지 엿볼 수 있어
독특한 비빔밥 문화로 세계 시장 석권하는 핸드폰 출시

우리춤 우리소리를 알리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을 넘어 세계 곳곳까지 넘나드는 국악인 김준호.손심심 부부가 이번 35회 안산시 CEO아카데미 초청 강사로 나와, 구성진 입담과 걸쭉한 우리 소리를 들려줘 모처럼 신명난 우리가락을 듣는 시간이 됐다.

김준호 선생이 명창을 맡고 손심심 선생이 고수를 맡아 해학을 곁들여 풀어 헤친 우리 문화 우리가락은 독특한 지역문화에 어우려져 그 다양성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이 결론이다.

이는 곧 획일화된 서양의 음악과 달리 음악을 좋아하고 항상 가까이 하는 민족은 우리 민족 밖에 없다는 강조와 함께 그러한 민족성을 글로벌화에 잘 접목시킨다면 세계 어느 곳에 내놔도 가장 훌륭하고 창의적인 제품을 CEO들은 만들 수 있을 것임을 역설했다.

강의에 나선 김준호 선생은 가장 먼저 한국인이 이 세상에 가장 좋아하는 방향이 ‘동서남북(東西南北)’ 중 어딘지를 회원들에게 되물었다.

우리 민족은 방향은 동쪽과 남쪽 선호

다름 아닌 동쪽과 남쪽이라는 것을 말한다. 이는 곧 태양을 숭배하는 것에 기인됨을 알리면서 인천의 남동공단, 골목가에 동남슈퍼 등 그리고 이름을 지을 때도 동숙이, 기남이 등 동과 남이 항상 들어가야 안심이 되고 또 그렇게 지어야만 문안한 이름이라고 여겼을 때가 있었다고 말하는 김 선생이다.

그러나 서양의 경우 우리와 반대로 서쪽과 북쪽을 좋아한다면서 가장 유명한 노스웨스트항공 등을 예를 들어 나름대로 서양과 동양의 인식의 차이를 설명했다. 또한 숫자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숫자는 서양은 7이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3을 좋아한다고 말한다.

가위 바위 보를 해도 삼세판을 하고, 이름도 세글자, 산이름도 삼각산, 시장도 3일장, 고스톱을 쳐도 3명이고 쓰리고, 보약을 달여도 최소한 3개 이상 넣어야 하며, 이야기속에서도 3이라는 숫자가 반복적으로 나온다며 3을 무조건적으로 좋아하는 우리 민족성을 설명한다.

그런데 이 3이라는 숫자에는 천.지.인(天地人) 사상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나라 가락에도 3분 박자가 기본이 된다며 굿거리장단을 펼쳐 보였다. 모든 우리 박자의 기본인 3분 박자는 어떠한 노래도 소화할 수 있으며 그러한 박자의 응용이 음식 등에서도 볼 수 있다.

천.지.인의 3박자는 모든 노래 소화

1식 3찬이라는 기본적인 밥상차림 속에 비빔밥을 떠오를 수 있다. 세계 어디를 가도 비빔의 문화가 존재하지 않으며 유일하게 우리에게 비빔 문화가 존재하다 보니 이를 응용한 각종 첨단 제품이 세계적으로 히트를 치고 있다고 말한다.

가장 대표적인 제품이 핸드폰이다. 우리의 핸드폰은 일단 편지도 쓸 수 있고, 음악도 들을 수 있고, 영화 등의 동영상 감상 등 다양한 기능을 첨가시켜놔 다른 나라의 제품과 경쟁했을 때 뛰어난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핸드폰의 점유율을 봤을 때 우리나라의 핸드폰 경쟁은 다른 나라에서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앞서 있다는 것이다.

이는 곧 비빔의 문화를 응용한 회사의 독특한 발상에서 나온 것이라며 나름대로 촌평을 내리는 김 선생이다.

지역마다 다른 아리랑 음율 ‘매료’

한 예를 더 든다면 외국의 ‘매기의 추억’이라는 민요는 세월이 변해도 그 음절은 같으나 우리나라의 아리랑은 지역마다 다르고 내용은 수백, 수천가지가 된다며 그 다양성에 외국인들이 놀란단다.

12세기 때의 ‘성주풀이’ 우리소리는 징과 꽹과리를 이용해 소위 풍물놀이라고 한다. 이들 풍물놀이는 우리나라 농경문화에서 발생한 소리임을 강조하며 나아가 방충악기임을 설명한다.

정초에 징을 치며 복을 비는 것은 징과 꽹과리 소리가 벌레들이 싫어하는 주파수가 이에 익숙치 않을 경우 굉장한 스트레스를 동반하는 소리인지라 각종 벌레들이 이 소리에 스트레스를 받아 죽거나 사라진다는 설명이다.

가을 걷이를 끝내면서 풍물놀이를 질펀하게 불러 제끼고 굿을 할 때도 징 등을 치는 행위는 각종 벌레 등에서 벗어나 깨끗한 상태에서 시작하기를 원하는 심오한 뜻이 내포돼 있음을 김 선생은 말한다.

2002년 월드컵 때 징과 꽹과리 북 등 소위 풍물악기가 진가를 발휘한 이유도 이같은 소리를 듣지 못한 외국인들에게는 큰 스트레스가 아닐 수 없었음을 부연 설명하는 그다.

꽹과리는 벌레 잡는 방충악기의 역할

그래서 빼이징 올림픽때는 징과 꽹과리 등을 들고 경기장에 입장할 수 없었다는 우스갯소리를 한다.

18세기에는 성주풀이가 굉장히 화려함을 이야기한다. 소위 우리 소리꾼들이 목이 터진다고 말을 하는데 김 선생 자신도 18세기 성주풀이를 열창하며 25년전 실제 일어났던 헤프닝을 이야기했다.

당시 유명한 해금 연주 선생이 해금을 연주하려는데 활대가 부러지면서 난감해 있었던 차에 자신이 어두운 조명속에서 선생은 연주하는 척 하면 자신의 목소리로 해금소리를 냈더니 실제로 해금으로 연주했던 때보다 더 많은 박수를 받은 적이 있다는 것이다.

해금은 가장 높은 소리를 내는 우리나라 악기로 이를 소화하려면 목이 터지지 않으면 안됨을 설명한다.

그래서 18세기 성주풀이를 소화하려면 목이 터져야 하며 좀 아는 체를 해야 된다고 설명한다. 이는 당시 한자로 가사를 적기 시작하면서 한자를 모르는 경우 노래도 못 부르는 상황이었다고 한다.

고수의 기능은 프롬프트, 가장 중요한 역할

요즘 말하면 우리 말에 영어 단어 몇자 넣어서 유식함을 과시하는 그런 경우라고 생각하면 된다는 것이다.

우리 노래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은 명창보다 고수의 역할임을 강조한다. 고수는 곧 유식한 말로 프롬프트 기능을 한다.

공연할 때 관객이 볼 수 없는 곳에서 배우에게 동작이나 대사를 알려주는 일인데 즉 다시말해 아무런 무리없이 공연을 진행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보완재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고수는 한마디로 반주기능은 물론 상대자 기능, 연출자 기능 등 다양한 역할을 소화해 내기 때문이다.

사극에서도 가장 좋은 역할이 임금도 아니고 왕비도 아니고 바로 내시의 역할이라면서 내시는 몇마디 하지 않고 주인공의 대사도 알려주고 동작을 소리없이 알려주면서 출연료는 다 받는 하늘이 내려준 역할이라 칭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고수가 기분이 좋으면 그 날의 가락은 최고로 평가될 수 있고, 악보대로 연주하지 않고 흥을 돋구는 추임새를 하면 평범한 가락이 최고의 가락으로 변모시키는 중요한 역할임을 강조한다. 출연료에도 명창보다 고수가 더 많이 가져간다며 좌중을 웃겼다.

우리 가락의 음율 속에 과학이 숨어 있어

김 선생은 그러면서 우리 안산의 경우 전국에 산이 들어가는 도시의 주민들은 정말 웃지 않는다며 그 중에 안산도 포함된다고 말을 이었다.

지방공연시 2시간을 준비하고 우리 가락 강연을 시작했는데 도대체가 웃지를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고수인 아내가 흥도 안나서 한시간만에 내려왔는데 강연을 주최한 담당자가 대성공이라면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단다.

이유는 그 지방이 1시간 이상 강연을 이어 나간 적이 별로 없었다면서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 선생은 이처럼 우리 주위에는 노래가 끊이질 않고 노래가 있음으로 음율이 발전해 나갔다는 설명이다.

우리 어머니들이 정한수를 떠놓고 집떠난 아들을 위해 밤새 기도할 때 보면 분명 거기에 운율이 있고 과학이 들어있다.

음율의 다양성은 우리만의 ‘상아지타령’

외국의 경우 기도를 하면 깍지를 끼거나 합장 하거나, 손뼉을 치거나 그러는데 우리의 기도방식은 손을 비비며 돌리는 형태를 취한다.

이는 곧 운율을 지키며 나름대로 오랫동안 할 수 있는 기력을 조절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할머니의 자장가 소리, 할머니의 옛날이야기 소리, 그리고 초상집의 곡소리 이 모든 운율을 보면 우리나라 특유의 운율이 숨어 있는 데 이를 상아지 타령이라 부른다.

반복과 들숨 날숨을 한꺼번에 이어가는 소리는 우리 민족만이 낼 수 있는 유일한 운율이었음을 강조한다.

그리고 이 좁은 땅덩어리지만 문화적으로 지역색이 독특해 경상도 밀양 아리랑과 전라도 진도아리랑, 강원도 아리랑 등 다양한 구절과 해학으로 시대에 맞는 구절이 수천가지가 됨을 알려준다.

바로 이러한 다양성이 우리 민족의 에너지임을 강조하며 지금의 기업인들도 우리 소리의 다양함처럼 창의적인 발상을 우리의 음악에서 발견, 최고의 기업으로 만들어 나가기를 진심을 당부하며 강의를 마쳤다. <박현석기자 phs@ansa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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